[Dispatch=서종열기자] YG엔터테인먼트 양민석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합 프로젝트를 제대로 실천중이다. 우선 그는 2013년 7월,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1기로 활동했다.

양민석 대표는 그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총 71명의 경제인이 동행했다. 양 대표는 국내 엔터사 관계자 중 유일한 사절단원이었다.

YG는 2014년 3월 비영리 재단법인 ‘무주YG’를 출범시켰다. 불우 청소년을 돕기 위한 자선재단이다. ‘무주YG’는 2015년 문체부(김종덕 장관), 이화여대(최경희 총장) 등과 협약을 맺었다.

2016년 1월에는 문체부, 한류기획단, MBC나눔 등과 함께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이른바 ‘글로벌 Y제너레이션 무브먼트’ 프로젝트다. 현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했다.

YG는 KT와 손잡고 홀로그램 콘텐츠 기업 'NIK' (Next Interactive K)도 설립했다. 제주도에 홀로그램 공연장인 '플레이 K팝'을 만들었다. 문체부를 넘어 미래창조부와도 협업했다.

‘빅뱅’은 지난 8월, 새 국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 홍보대사로 참여했다. 2016 리우올림픽부터 2018 평창올림픽까지 ‘크리에이티브 아이콘’으로 활동한다.

YG는 연예 기획사 중 최고로 '열일'했다. 더 정확히 말해, 문화융성과 문화융합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물론 YG는 의심할 여지없는 한류 기업이다. 문화 콘텐츠를 다루는 법을 잘 안다.

그래서일까. 문체부가 YG를 지지한 게 아니라, YG가 문체부를 지원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청와대가 ’의정부 복합문화단지 조성’ 지원안을 발표하기 전까지….

YG는 2015년 1월16일, 경기도 및 의정부시와 함께 'K팝 클러스터' 개발계획 업무협약을 맺었다. 의정부 산곡동 일대에 거대한 K팝 단지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YG는 K팝 클러스터를 위해 1,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산곡동 일대 4만9600㎡(1만 5,000평) 부지에 대중음악 창작, 공연, 체험, 휴양 등 복합 단지를 세우겠다는 목표다.

문제는, K팝 클러스터 사업자 선정 과정이다. 그 흔한 공개입찰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반대로, 의정부시에 문의한 결과 '인연'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4일 '디스패치'와의 통화에서 "K팝 클러스터의 경우 (YG와) 인연이 되어 사업참여를 권유하게 됐다. 다른 기획사와의 접촉은 없었다"고 밝혔다.

지방계약법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지자체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일반 입찰에 부쳐야 함을 원칙으로 규정한다.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합사업이 논란이 된 이유는, 투명성 부족이다. 다수의 민간 위탁 계약이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진 것. 그 뒤에는, 이른바 '순택' 라인이 숨어 있다는 의혹이다.

다시, K팝 클러스터. 의정부시는 '디스패치'에 "문화단지 부지가 조성되면, (업무협약에 따라) YG에 해당 필지를 매각한다. 단, 토지는 최초 사용 목적에 맞게 제한될 것"이라 알렸다.

YG가 매입할 부지는 4만9600㎡다. 1만 5,000평이다. YG가 언론에 밝힌 개발계획에 따르면, YG는 토지 구입 비용으로 375억 원을 준비했다. 평당(3.3㎡) 250만 원 수준이다.

현재 해당 지역의 시세는 평당 800~900만 원선으로 폭등했다. 구리~포천간 고속도로가 완공된다. 사업의 걸림돌이던 그린벨트 해제 역시 정부가 나서서 해결중이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7월 7일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의정부 복합 문화단지 조성, △강원도 산악관광 시설 조성, △경남 로봇랜드 조성 등 5개 사업을 선결하라고 말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다음 날인 8일, "박 대통령의 지시에 국토부 장관과 문체부 장관은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행정절차에 대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의 한 마디에 개발 난제는 일사천리로 풀렸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디스패치'에 "현재 국토부 심의가 완료됐다. 서류작업 이후 그린벨트 해제 고시를 할 계획"이라 밝혔다.

YG는 의정부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부동산 구입비로 330억 원을 책정했다. 만약 토지매각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면, YG는 적어도 3배 이상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의정부시는 "토지 조성이 끝나면 해당 필지를 YG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토지 구매 비용은 그 때 지급하면 된다"고 말했다. 단, "본계약은 아직 진행전"이라는 단서조항을 빼놓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YG와의 업무협약 과정에 의문부호를 찍고 있다. '인연이 닿았다'는 이유로 사업자를 선정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 일례로, SM 코엑스 아티움은 2012년 공개입찰 과정을 거쳤다.

안민석 의원은 지난 3일 “최순실과 장시호가 연예계에도 침투해 특정 가수와 대형 기획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지목한 대형 기획사는 YG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앞서 정리했듯, YG만큼 문체부·미래부 등 정부부처와 긴밀하게 협업하는 기획사는 없다.

일각에서는 최순실과 장시호, 그리고 YG를 잇는 연결선으로 차은택을 꼽고 있다. 차은택은 YG와 오랫동안 협업했다. 빅뱅의 ‘거짓말’, 싸이의 ‘행오버’ 뮤비는 차은택의 손에서 탄생했다.

물론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 몇 가지 연결고리로 '특혜'를 논할 수 없다. 다만, YG가 쏟은 만큼 얻은 것도 많다. 의정부 복합문화 단지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특혜가 아니라 인연?”...YG, 수상한 복합문화단지에 대한 반론보도문 >

[‘특혜가 아니라 인연?...YG, 수상한 복합문화단지’에 대한 반론보도문]

본지는 지난 11월5일자 TODAY면에 “[단독] 특혜가 아니라 인연?...YG, 수상한 복합문화단지”라는 제목으로 의정부시가 추진 중인 K팝 클러스터 사업자로 입찰과정도 없이 YG엔터테인먼트를 선정하였고, 박 대통령의 한 마디에 그린벨트 해제가 이루어졌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는 민간부문 출자자 공모절차를 통해 YG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였고, 그린벨트 해제는 4차례에 걸친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결과 조건부 의결된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