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들이 체포됐다
이것 때문에
비공식 굿즈 판매, 이대로 괜찮은가요
지난달,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인들이 경찰에 체포, 구금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영국 메트로 등 외신이 보도하고 외교부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사건 진행 상황을 알릴 정도로 큰일이었죠.
구금된 사람들은 그룹 워너원의 팬들이었습니다. 붙잡힌 7명 중 3명은 ‘굿즈’를 판매하다가 이민법 위반 혐의를 받았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관광비자 소지자의 영리활동은 불법입니다.
“나라 망신이다”
다행히 이들은 모두 풀려나 귀국했다고 최근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그러나 여론은 곱지 않습니다. 워너원 팬들마저 ‘이런 사람들을 팬이라고 부르지 말라’며 등을 돌렸습니다.
연예인 팬덤에서 ‘홈마’가 굿즈를 판매하는 것은 상당히 흔한 일입니다. ‘홈마스터’의 줄임말인 ‘홈마’는 연예인을 쫓아다니며 찍은 사진 등을 홈페이지에 올려 공유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팬들은 ‘홈마’들이 직접 찍은 스타의 일상 모습이나 공연 현장 사진에 열광합니다. 그러면서 직접 찍은 스타의 사진이나 그 사진을 이용해 만든 상품(굿즈)을 판매하는 ‘홈마’가 생겨났죠.
‘홈마’나 팬들이 자체 제작한 굿즈의 퀄리티가 좋을 경우 팬들끼리 제품을 재판매하기도 할 정도로, 연예인 팬덤에서 비공식 굿즈 시장의 규모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렇다보니 일종의 비즈니스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굿즈 제작자가 비용을 부담하고 연예인의 해외 스케줄에 ‘홈마’를 보내 사진을 찍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개인 소장 목적의 사진 촬영과 달리, 연예인의 사진으로 제작한 굿즈 판매 등 영리행위가 초상권이나 저작권,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 불법행위라는 겁니다.
게다가 비공식 굿즈가 온라인이나 SNS를 통해 현금으로 거래되면서 탈세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팬들의 비공식 굿즈 대량 제작과 판매는 편법과 불법의 성격이 농후한 행위입니다.
연예기획사들도 상황을 알지만, 팬들끼리의 일을 기획사에서 모두 통제할 수는 없어 넘어가곤 하죠. 이런 식으로 어느새 비공식 굿즈를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불법 행위에 무감각해집니다.
이번 말레이시아 구금 사태가 아니라도, 비공식 굿즈 판매는 불법입니다. 스타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마음과, 스타를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려는 마음은 다르다는 것, 기억해야겠죠? (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김지원 작가·장미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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