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남자, 초긴장 모드입니다. 물만 연신 마시고 있습니다. 게다가 어깨는 초경직. 딱딱하게 굳어 있습니다.
반면 이 남자는요? 여유만만입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콧노래를 부릅니다. 청청패션에 스냅백을 쓴 걸 보니, 이 분 최소 아이돌?
극과 극이라고요?
그래서 더 역대급
콜.라.보.레.이.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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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규현”
그리고?
“이문세”
"역대보레이션"
"광화문♡브라더"
지난 3일 합정동, '광화문 브라더스'가 뭉쳤습니다. 원조 광화문 가수 이문세와 新 광화문 가수 규현입니다.
둘은 이문세의 새 앨범 ‘뉴디렉션’ 쇼케이스 연습을 위해 모였습니다. 그들이 함께 부르는 곡은 ‘그녀가 온다’입니다. 이문세의 새 앨범 타이틀곡으로, 이문세는 16년 만에 후배 가수와 입을 맞췄습니다.
이날 이문세와 규현은 총 3곡을 연습했습니다. 규현의 ‘광화문에서’, 이문세의 ‘광화문연가’, 그리고 ‘그녀가 온다’를 맞춰봤습니다. 긴장과 떨림 속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합쳐졌습니다.
"규현이 달라졌어요"
"초롱초롱 눈망울"
"목이 탑니다"
“스트레칭은 필수”
▶ 광화문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곡은 '광화문에서'입니다. 규현의 솔로 데뷔 곡이죠. ‘SM’ 대표 작곡가 켄지가 작곡한 발라드인데요. 각종 음악방송 1위를 휩쓴 히트곡입니다.
규현이 먼저 리드했습니다. 능숙하게 선창을 했습니다. 대선배 앞에서 부르는 만큼, 그 어떤 무대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죠.
“오늘 바보처럼 그자리에
서 있는거야~♬”
“비가 내리면, 흠뻑 젖으며,
오지 않는 너를 기다려↗↗”
이문세 차례입니다. 이문세도 긴장을 한건가요? 엄살(?)을 부립니다. “내가 오늘 편도선이 좀 부었어. 오늘 노래 망치더라도 슬퍼하지마”라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과격한 몸풀기” (이문세)
“마이크 앞에 서면 진지”
하지만 역시 이문세였습니다. 생소할 법한 후배 노래도 완벽하게 불렀습니다. 규현이 노래를 부를 때면 지휘도 하고, 화음도 넣었습니다.
"우아한 몸풀기"
"핫~촤!"
"규현아, 굿"
이문세는 규현을 마주보며 아이컨택도 시도했습니다. 규현은 선배의 뜨거운 눈빛에 홍조 장전. 결국 몸 둘 바를 몰라 하며 시선을 피했습니다.
"날 봐~"
▶ 광화문연가
2번째로 호흡을 맞춘 노래는 이문세의 '광화문연가'였습니다. 이문세의 대표곡 중 하나죠. 수없이 리메이크되면서 아직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노래입니다.
사실 이 노래는 규현과 동갑입니다. 지난 1988년에 발표됐죠. 올해로 27해를 맞은 연륜있는 노래입니다. 규현은 그 시절 그 감성을 어떻게 소화했을까요?
"나만 믿고 따라와"
"선배님만 믿어요"
"덕수궁 돌담길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 이 경우에도 적용되네요. 규현은 '광화문연가'의 아련하면서도 쓸쓸한 감성을 제대로 소화해냈습니다.
이문세도 흡족한 눈치입니다. 다시 한 번 규현과 아이컨택을 시도했는데요. 이번에는 규현도 용기를 냈습니다. 조심스레 눈을 맞췄습니다.
"그래도 동공지진"
떨리는 규현의 눈빛에 이문세가 한 마디 했습니다. "나는 너랑 감정잡고 싶어. 외면하지 말아줘" 흔한 1959년생과 1988년생의 브로맨스입니다.
"지금 고백하신거에요?"
▶ 그녀가 온다
마지막으로 함께 부른 노래는 신곡 '그녀가 온다'입니다. 이문세가 직접 가사 작업에 참여했는데요. '이문세'라는 이름에 걸맞는 아름다운 노랫말이 특징입니다.
'그녀가 온다'는 인생 처음으로 사랑이 찾아온 남자의 설레는 마음을 표현한 곡입니다. 포근한 4월에 잘 어울리는 봄캐롤로 손색 없겠죠?
노래는 이문세의 담백한 목소리와 규현의 감미로운 미성으로 완성됐습니다. 이문세는 규현의 목소리가 무척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저 '하트 뿅뿅' 눈빛.
"너 정말 최고다"
"내 눈을 바라 봐~"
이문세의 적극적인 구애는 멈출 줄을 모릅니다. 눈빛 발사로도 모자라, 규현 바로 앞까지 다가가서 세레나데를 불렀는데요.
드디어 규현도 응답했습니다. 아련한 눈빛으로 이문세를 바라보더군요. 마치 연인을 대하는 것처럼, 둘의 눈빛에서 꿀이 뚝뚝.
"보고 있어요"
"아.련.아.련"
"대만족"
세대를 초월한 환상적인 하모니를 보여준 이문세와 규현. 두 사람의 콜라보레이션 '그녀가 온다'는 오는 7일 0시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 '디스패치'가 준비한 작은 보너스~. 규현과 이문세의 솔직대담입니다.
Dispatch(이하 'D') : 역대급 듀엣입니다. 콜라보레이션의 계기는요?
☞ 이문세 : 처음부터 '그녀가 온다'를 듀엣 곡으로 만들 생각은 아니었어요. 한데 저처럼 나이 지긋한 가수가 “그녀가 온다”라고 말하는 게 간지럽더군요.
예쁜 멜로디와 잘 어울리는 (젊은) 가수를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규현이 제일 먼저 떠올랐고요. 그래서 먼저 듀엣을 제안했습니다.
D : 규현이 가장 먼저 떠오른 이유가 궁금한데요.
☞ 이문세 : 예전에 규현이가 '깊은 밤을 날아서'를 리메이크하고 싶다고 연락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눈여겨봤습니다.
또 규현이의 솔로곡 '광화문에서'도 들어봤는데 노래가 정말 좋은 거예요. 제 노래인 '광화문연가'와도 매치가 잘 됐고요. 규현이만 괜찮다면 '광화문 브라더스'로 활동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D : 규현 씨는 기분이 어땠어요?
☞ 규현 : 전 사실 '광화문에서’가 선배님 덕을 많이 봤다고 생각해요. 광화문하면 선배님의 명곡이 연상되니까요. 그래서 평소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듀엣 제안해주시니, 이건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정말 몸둘 바를 모를 제의였죠. 아직 얼떨떨하고요. 그저 영광 또 영광입니다.
D :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 이문세 : 우선 규현이 태도가 신기(?)했어요. 아이돌이니까 정말 바쁠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연습하자고 부르면 주저없이 달려 오더라고요. 그리고 한 번 오면 가라고 할 때까지 가질 않아요.
“규현아, 너 혹시… 스케줄이 없는 건 아니지?”
☞ 규현 : 하하. 선배님께서 부르시면 무조건 달려가야죠. 지금 와서 고백하는 건데, 사실 매니저가 “언제 끝나냐”고 닥달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선배님과의 연습이 최우선이라 생각했죠. 존경하는 선배님과 노래한다는 것 자체가 제게는 엄청 중요한 일이니까요.
D : 두 사람의 보컬 호흡도 궁금한데요.
☞ 규현 : 처음에는 제가 엉망진창이었어요. 그래서 선배님이 하나 하나 다시 디렉팅해주셨죠. 내심 저를 선택한 걸 후회하셨을까 걱정도 많았고요.
☞ 이문세 : 처음 우리가 호흡이 맞지 않았던 건, 규현이의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가 서로 노래하는 스타일이 달랐기 때문이죠.
게다가 선입견도 있었죠. 기계음이 많이 들어가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은 음감 혹은 리듬감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거든요. 그런 점을 우려하면서 디렉팅했는데….
D : 그럼 규현의 실력을 평가한다면요?
☞ 이문세 : 규현이는 한 마디로 천재죠, 천재. 제가 원하는 걸 100% 이해하고 소화해내더군요. 아주 디테일한 주문을 해도 척척 해내더라고요.
규현이 말로는 자기가 얼굴이 잘생겨서 '슈퍼주니어'가 됐다던데, 제가 보기엔 아닙니다. 규현이가 슈퍼주니어가 된 건 순전히 노래를 잘해서일 겁니다.
☞ 짜잔, 끝난 줄 아셨죠? 진짜 마지막 선물입니다. 이문세와 규현이 ‘스타캐스트’ 독자들을 위해 직접 준비한 영상입니다. 천천히 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