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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festival] "터졌다! 튀르키레날린"…에이티즈, 6만명의 흥분 (종합)

[Dispatch | 이스탄불(튀르키예)=구민지기자] "ATEEZ is finally here in Türkiye!"

마침내, 튀르키예에 닻을 내렸다. 그곳에서 6만 명의 '에이티니'(팬덤명)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텅 빈 무대를 향해 "에이티즈"를 연호했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튀르키예 에이티니는 이미 호흡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한국어를 외웠고, 응원법도 숙지했다. 언제 어디서 뛰어야 하는지도 알았다. 한국과 튀르키예의 물리적 거리는 이미 음악으로 좁혀 있었다.

그리고, 에이티즈가 등장했다. 함성이 비명으로 바뀐 순간. 에이티즈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냈다. 무대 끝까지 달려가 팬들과 직접 눈도 맞췄다. 팬들은 모든 움직임에 반응하며 환호를, 노래를, 춤을 내질렀다.

"저희 노래를 한국어로 부르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제 눈에 담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성화)

에이티즈가 지난 15일(한국시간) 이스탄불 예니카피에서 열린 '이스탄불 페스티벌' 무대에 섰다. 2018년 데뷔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찾은 무대. ‘디스패치'가 에이티즈의 새 항로를 따라갔다.

◆ "독기, K-도파민 주입"

"Make some noise! Thank you for coming here ! Let's go (민기)

첫 곡부터 전속력이었다. '이게 에이티즈다'라고 선언하듯, 가속 페달을 밟았다. '아드레날린'(Adrenaline)의 비트가 심장 박동처럼 울렸다. 에이티즈가 등장하다 6만 관객도 동시에 뛰기 시작했다. 초반부터 동선을 바꾸며 넓은 무대를 휘저었다.

보컬도 거침없었다.  핸드마이크를 쥔 채 격한 안무를 소화하면서도 목소리는 또렷하게 살아 있었다. 성화와 여상의 보컬, 민기의 거친 랩이 차례로 몰아쳤고, 종호의 단단한 고음이 그 위를 뚫고 올라왔다. 첫 곡부터 체력을 아낄 생각은 없어 보였다.

객석도 똑같았다. 자리에서 뛰고, 박자에 맞춰 응원봉을 내리쳤다. 제목 그대로였다. 첫 곡부터 공연장 전체에 '아드레날린'을 주입했다.

숨 돌릴 틈도 없었다. 익숙한 플루트 소리가 들리는 순간, 객석이 먼저 알아챘다. 

"ATEEZ PRESENT!"

숨 돌릴 틈도 없었다. 플루트 소리가 들리는 순간, 객석이 들썩였다. '세이 마이 네임'(Say My Name)은 에이티즈의 이름을 세계에 각인시킨 곡이다. 어깨춤이 등장할 때마다 비명이 터졌다. "Say my name, say my name"은 6만 명의 합창으로 돌아왔다.

더 놀라운 장면이 이어졌다. 영어 한마디 없는 한국어 가사 부분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멤버들이 랩을 주고받으면 객석도 한 소절씩 그대로 따라붙었다. 마이크를 넘길 필요조차 없었다. 팬들의 입에서 다음 가사가 먼저 터져 나왔다.

'배드'(BAD)에선 눈빛부터 달라졌다. 힘으로만 밀어붙이지 않고, 여유로운 무대 매너와 날 선 눈빛, 칼같이 맞아떨어지는 군무가 대비를 이뤘다. 특히, 그 파트, 체스트 팝이 터지는 순간에는 객석 데시벨이 한 단계 더 치솟았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오히려 힘을 뺐다. 몰아붙이다가 멈추고, 시선 하나로 다시 끌어당겼다. 목소리와 표정, 몸짓은 달랐지만 여덟 명이 모이는 순간 하나의 그림이 됐다. 에이티즈가 왜 '무대 잘하는 팀'으로 불리는지 짧고 굵게 증명했다.

◆ "힘 빼면, 더 세다"

한 방향으로만 가는 배가 아니었다. 에이티즈는 지난 8년 동안 자신들의 방식으로 항로를 계속 넓혀왔다. 독기와 파워만 있는 팀이 아니었다. 힘을 빼면 위트가 됐고, 웃으면 청량해졌다.

'워크'(WORK)가 시작되자 그 차이가 확실하게 드러났다. 방금 전까지 무대를 집어삼킬 듯 몰아붙였던 멤버들이 이번에는 리듬 위에서 놀기 시작했다.

"Gotta work, gotta make that money."

무대는 여유가 넘쳤다. 몸을 리듬에 맡긴 채 능청스러운 표정과 제스처를 더했다. 카메라를 발견하면 시선을 던지고, 객석을 향해 장난을 걸었다. 정해진 안무 사이사이에도 각자의 개성이 살아 있었다.

8년 차의 무대 매너도 빛났다. 무대를 빈틈없이 채우려고 애쓰기보다, 순간을 즐기며 관객까지 그 안으로 끌어들였다. 잘하는 무대를 넘어즐기는 무대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이날 홍중은 부상으로 퍼포먼스는 함께 하지 못했다. 무대 한편에 앉아 목소리로 함께했다. 그는 "(쉬어야 한다는) 의사의 권유에도 튀르키예 팬들이 보고 싶어서 함께 왔다"고 미소 지었다.

'웨이브'(WAVE)는 이스탄불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멤버들은 무대 가장자리로 흩어져 애정을 표현했다. 팬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무대를 즐겼다. 민기는 휴대전화로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직접 담기도 했다.

"하쿠나 마타타"  멤버들이 부르면, 6만 명이 그대로 받아쳤다.  한 박자도 늦는 법이 없었다. 멤버들은 감동 가득한 눈으로 객석을 바라봤다. 멤버들은 손끝을 물결치듯 움직였고, 함께 리듬을 탔다. 팬들도 같은 박자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종호는 만족한 듯 엄지를 치켜세웠다. 무대에서 바라본 객석은 거대한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닮아 있었다. 항해를 이야기해 온 에이티즈 앞에 진짜 '웨이브'가 펼쳐졌다.

◆ "청양 고추 바이브"

에이티즈는 K팝의 매운맛까지 놓치지 않았다. '바운시'(BOUNCY)의 첫 비트와 함께 다시 매운맛이 시작됐다. 중독성 강한 후렴구에 객석이 들썩였다. 기차 안무가 등장하자 팬들은 기다렸다는 듯 팔을 더 세게 흔들었다. 

공연은 중반을 넘어섰지만 체력은 줄어들 기미가 없었다. '이너프'(Enough)는 분위기 결을 바꿨다. 감각적인 비트 위에 묵직한 그루브를 얹었다. 강렬한 퍼포먼스 사이에 호흡을 만들며 무대 깊이를 더했다.

현지 팬들의 깜짝 선물도 있었다. 객석 곳곳에서 휴대폰 플래시가 하나둘 켜졌다. 어느새 공연장 전체가 수만 개의 빛으로 일렁였다. 객석이 거대한 밤하늘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멤버들은 눈앞에 펼쳐진 장관을 한참 바라봤다. 홍중은 "에이티니가 저희에게 별을 띄워주셨다"고 감격했다. 그리고 "이제 별로 떠나볼 시간"이라는 말과 함께 다음 무대를 소개했다.

'나사'(NASA)는 성화가 도입부부터 무대의 중심을 잡았다. 홍중과 민기는 전혀 다른 질감의 랩으로 곡을 끌고 갔다. 홍중이 가볍게 중력을 벗어나듯 리듬을 타면, 민기는 바닥을 찍어 누르듯 묵직하게 랩을 쏟아냈다.

'아이스 온 마이 티스'(Ice On My Teeth)에선 다시 온도를 낮췄다. 차갑게 반짝이는 다크 힙합 사운드. 고혹적인 눈빛과 절제된 움직임이 긴장감을 만들었다. 앞선 무대에서 폭발시켰던 힘을 이번에는 눌러 담았다.

"홍중, 성화, 윤호, 여상, 산이, 민기, 우영, 종호 Ice On My Teath 골든아워 에이티즈!"

팬들의 응원법은 더욱 선명하게 들렸다. 멤버들의 파트 사이사이를 정확하게 채웠다. 에이티즈가 만들어 놓은 무대 위에 에이티니의 목소리가 또 하나의 트랙처럼 얹혔다. 강하게 몰아치고, 유쾌하게 풀고, 청량하게 흔들고, 차갑게 눌렀다.

◆ "6만 명, 끝까지 질주"

앙코르를 외치는 목소리가 이스탄불의 밤을 뒤덮었다. 에이티즈는 다시 무대 위로 질주했다. '게릴라'(Guerrilla)가 터졌다. 몸이 부서질 듯 춤을 췄고, 목소리를 쏟아부었다. 객석도 마지막 힘까지 끌어냈다. 떼창은 공연 초반보다 더 커졌다.

6만 명의 함성이 함께 폭발했다. 이스탄불의 밤을 통째로 흔드는 듯한 엔딩이었다. 첫 만남의 마지막 곡. 그러나 작별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데뷔하고 8년 만에 튀르키예에 와서 처음 만나게 됐습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홍중)

성화는 튀르키예 에이티니에게 '프로미스'(Promise)를 추천했다. 다시 이곳에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싶어서였다. 윤호도 "튀르키예 에이티니, 또 만나러 오겠다"고 새끼손가락을 세웠다.

홍중에게 이스탄불은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도시였다. "(호텔 옆 항구를 바라보며) 뭔가 차오르는 게 있는 도시(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튀르키예 에이티니 덕분에 에너지를 많이 받아간다"고 강조했다.

"그냥 가는 거야 앞이 있잖아. 우리 배는 편도로만 가. We are gonna win"('WIN' 가사 중)

이들은 지난 2018년 '해적왕'으로 출항했다. 캡틴 홍중은 이날도 완장을 차고 무대를 지켰다. 에이티즈는 음악 안에서 끊임없이 바다를 건너고 새로운 곳을 향했다. 에이티니는 멤버들이 방향을 틀 때마다 함께 움직였다.

성화는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오늘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함성과 눈빛 잊지 않겠다"면서 "저희도 앞으로도 좋은 음악 들려드릴 수 있는 가수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튀르키예 에이티니, 우리 꼭 다시 만나요."

"에이티즈, 튀르키예에 와줘서 고마워요. 기다릴게요."

<사진=정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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