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천만배우' 박지훈이 오랜만에 본업 모드로 돌아왔다. 단종의 처연한 눈빛 대신, 설탕 과다 눈빛을 장착했다.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하루를 선사했다.
박지훈이 지난 25~26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2026 박지훈 팬미팅 같은 자리'를 열었다. 공연 러닝타임은 2시간. 그러나 박지훈은 하이바이회를 포함해 약 3시간 가량을 메이(팬덤명)와 함께 했다.
팬미팅 시작 3시간 전부터 이미 공연장은 수많은 팬들로 붐볐다. 팬들은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눴다. 뽑봉(응원봉)의 라이트를 켜고 인증샷을 찍고, 서로 굿즈를 교환했다.
박지훈의 변함없는 팬사랑도 인상적이었다. 팬들이 요청하면, 즉석에서 애교가 튀어나왔다. 챌린지도 즉석에서 배웠다. 팬이 브로콜리를 건네자, 울상을 지으면서도 깜찍한 포즈를 취했다.
"팬 분들을 보니 너무 행복해요. 원래 긴장을 잘 안 하는데, (오늘은) 긴장이 되더라고요. 무대에서 여러분을 보니 너무 좋아요. 서로 다른 자리에 있어도, 늘 같은 자리에 있는 것처럼 활동한다는 마음으로 팬미팅을 준비했습니다." (박지훈)
그는 마지막까지도 메이 사랑을 멈추지 않았다. 하이바이회를 통해 1,000여 명의 메이 전체와 일일이 눈맞춤했다. 스케치북에 적힌 요청도 빠짐없이 소화했다. 퇴근길마저 차 창문을 열고 메이들에게 인사를 했다.
'디스패치'가 지난 25일, 그 뜨거웠던 팬미팅 현장을 찾았다.

◆ "지훈관에 초대합니다"
이번 팬미팅은 영화관 콘셉트로 진행했다. 주인공은 박지훈, 관객은 메이였다. '비욘드 더 무비'에서는 25일 기준 1,665만 관객을 모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비하인드 신 대본 및 사진을 공개했다.
이홍위의 악몽 신이 바로 그것. 온몸에 화살이 꽂힌 분장 사진이 스크린에 송출됐다. 영화에선 편집된 장면이다. 박지훈은 "정말 몰입이 많이 됐었다. 한참 찍고 있던 때라, 충분히 악몽에 시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곤룡포를 입고 이홍위로 변신했다. 이홍위가 가마에 탄 채 파란 천을 만지작대는 장면을 설명했다. "불안하고, 백성들의 눈을 못 마주치겠고, 내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심정으로 만졌다"고 전했다.
엄홍도(유해진 분)가 뱀이 득실득실한 곳에서 따온 산딸기를 맛보는 신 비하인드도 들을 수 있었다. 영화 속 이홍위는 엄홍도의 과장된 설명에 미간을 찡그린다. 뱀이 징그러워서였을까? 아니면 백성들이 불쌍해서? 정답은 후자였다.
"높은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차려주는 밥상으로 고귀하게 컸잖아요. 그런데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위험한 곳에서 산딸기를 따는 것이 일상이구나. 물리면 약초도 없을 텐데…,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 "취사병 강성재도, 옵니다"
박지훈의 차기작은 tvN '취사병 : 전설이 되다'(이하 '취사병')다. 이날 박지훈은 '취사병'의 미공개 스틸도 여러 장 오픈했다. 강성재의 학창 시절, 군대 스틸 등을 볼 수 있었다.
박지훈은 강성재에 대해 "저와 5% 싱크로율이 있다.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포기하지 않고 뭔가 끝을 봐야 하는 면모"라며 "비주얼을 빼고는 다 다른 것 같다. 저는 그렇게 요리를 잘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실제 성격도 거리가 먼 캐릭터다. 예를 들어, 열심히 요리했지만 맛없다는 평을 들을 때. 박지훈은 "성재라면 '죄송하다. 다시 해 보겠다'고 할 것 같다"며 "저는 '아이, 성의가 있는데 조금만 드시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임이 불공정한 대우를 한다면 어떨까. 박지훈은 "성재라면 말을 안 하고, 혼자 삭히다 자리를 이동할 것"이라며 "저는 군대에서는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사병'은 누구나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믹한 드라마다. 박지훈은 "티저 영상 속 코믹한 장면도 대본에 없던 애드리브"라며 "보시면서 힐링하고,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 "천만배우인데, 천년돌"
박지훈은 이날 3곡의 무대를 선보였다. 오프닝 곡으로는 지난 2019년 발표한 '360'을 골랐다. 성숙하고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노래. 박지훈의 절도 있는 퍼포먼스와 나른한 보이스가 매력적이었다.
두 번째 곡은 '우 쥬..'(Would You...)였다. 박지훈 표 사랑 고백 송이다. 박지훈은 스탠드 마이크를 잡고 메이들을 향한 세레나데를 불렀다. 곡 중반부, 분위기를 바꾸는 극저음 랩도 달콤했다.
팬들이 가장 기대했던 곡은, 이날 엔딩을 장식한 '보디엘스'(Bodyelse). '보디엘스'는 오는 29일 발표 예정인 첫 싱글 앨범 '리플렉트'의 타이틀 곡이다. 박지훈은 신곡 발표 전, 메이에게 가장 먼저 무대를 바쳤다.
그는 "제가 움직일 수 있는 이유는, 메이 여러분이다. 저도 (여러분의) 그 마음 잊지 않고, 늘 같은 자리에서 변함없이, 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며 "이 말을 지키기 위해 '보디엘스' 무대를 준비했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보디엘스'는 청량한 포카리스웨트 같은 감성의 노래였다. "보디엘스"라는 반복되는 훅이 귀에 맴돌았다. 복싱을 하는 듯한 깜찍 발랄한 안무도 포인트였다. 팬들은 응원봉을 흔들고,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 "팬서비스의 제왕"
박지훈은 팬서비스의 제왕이었다. 곤룡포를 입었을 때, '네 이놈' 요청이 이어졌다. 박지훈은 "행복해서 그 감정이 나오지 않는다"면서도,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우렁차게 "네 이놈!"을 외쳤다. 팬들이 원했던 곤룡포 버전 '오 리틀 걸'도 2차례 선보였다.
'2026 리마스터링 재개봉' 코너에서는 2026년 버전 '보여'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섹시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안무였다. 그가 바닥에 드러눕고 웨이브를 출 때, 객석에서는 함성을 넘어 비명이 터졌다.
아역배우 시절의 대사도 다시 보여줬다. "왕갈비는 훨씬 더 크고 맛있어"를 깜찍하게 말했다. '미워' 챌린지도 즉석에서 배워 소화했다. '폭싹 속았수다'의 김선호 스마일 챌린지에도 도전했다.
포토타임도 천년돌다웠다. 동물 귀와 꼬리를 붙이고 포즈를 취했다. 팬들이 즉흥으로 건넨 브로콜리, 머리띠, 인형 등의 소품을 활용해 대포 카메라 타임을 만들었다.
박지훈은 "너무 재밌었다. 뭔가 해소되는 느낌이다"며 "그동안 (팬들과) 너무 교류가 없었어서, 저도 이 시간을 바랐던 것 같다. 일하면서 행복하다는 감정을 이럴 때 많이 느낀다.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아래는 지난 25일 팬미팅 현장에서 만난 메이들의 사랑 고백이다.

"왕사남을 보고 박지훈에게 푹 빠졌어요. 계속 영상을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박지훈은 배려심이 있고, 예의바르고, 진정성이 있어요. 얼굴도 얼굴이지만, 그보다 인성이 더 좋은 스타입니다.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정진이·44/경기도 광주)
"왕사남을 보고 영화에 관한 뒷이야기를 찾아보게 됐어요. 지훈이가 인터뷰, 무대인사 영상 등에서 팬들을 대하는 태도에 감동했죠. 배우고, 아이돌이고, 능력도 좋지만, 인성은 더 좋다고 생각해요. 또래보다 착하고 진지하다고 느끼는데, 그런 면도 좋아요." (조미선·41/경기도)

"왕사남에서 보여준 박지훈의 눈빛 때문에 입덕했어요. 카리스마가 있달까요. 얼굴도 너무 너무 잘생겼잖아요. 오늘 표가 없어 못 가는데, 출근길과 퇴근길 보려고 왔어요!" (닉네임 '응애지훈'·23/경상남도 마산)
"지훈이는 너무 귀엽고, 섹시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굉장히 커요. 예의 바른 모습에도 반한 것 같습니다. 전 '같은 자리' 아니고, '없는 자리'지만 같은 공간에서 응원하고 싶어서 왔어요." (닉네임 '529훈지야'·34)

"프로듀스101 시절에 입덕했어요. 지훈이가 너무 귀여워서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지훈이의 작품은 '환상연가'입니다. 지훈이에게 남성미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봤어요. 지훈아! (형이) 항상 응원하고, 사랑한다!" (닉네임 '나비'/서울)
"저희는 모두 홍콩에서 왔고요. 지훈이를 사랑하는 친구들이에요. 지훈이는 너무 귀엽고, 잘생겼고, 사랑스러워요. 지훈이는 저희에게, 저희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아티스트입니다. " (카남·포니·애니타/홍콩)

<사진=디스패치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