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구 기자] "제 외모가 모성애를 받기엔 뭔가 좀 부족한가 봐요. 트로트는 모성애를 자극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가수 박현호가 크게 웃으며 말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19일 새 디지털 싱글 '좀 치네'를 발표했다. 트로트 가수 5년 차.
이른바 '존버'는 해냈지만 아직 '대박의 맛'은 보지 못했다. 분명한 사실은 계속 도전 중이라는 것.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트로트 세계. 박현호의 승부수는 어떤 것일까.

틱톡 라이브 시작...'댄스 트롯'을 전파하라
의외로 박현호가 선택한 공략지는 틱톡 이었다. "최근 라이브를 시작했는데요. 600명 정도가 들어와서 놀랐어요. 40대, 50대 팬들도 많았죠."
트로트 가수에게 온라인 메인 플랫폼은 보통 다음, 네이버 카페와 유튜브 다. 왜 틱톡 이었을까? "라이브와 숏폼 콘텐츠로 새로운 팬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제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댄스 트롯'은 박현호 전문 장르다. '돈돈돈' '웃자' 등 과거 발표한 곡들도 모두 '댄스 트롯'이다. 알려진 대로 그는 그룹 '탑독' 멤버였다. 한때 아이돌 이었으니 댄스는 주 종목이다.
휴대폰을 꺼내 들고 즉석에서 신곡 '좀 치네' 챌린지 영상을 뚝딱 찍기도 했다. 망설임이 없었다. 5년 차 트로트 가수의 적응력이었다.

히트곡은 전국 노래 교실에서 탄생한다?
트로트 가수라면 누구나 전국 곳곳에 있는 노래 교실에 공을 들인다. 2015년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래 교실은 약 5,000여 개, 연간 수강생 400만 명, 강사 수만 1만 명이라고 한다. 어쩌면 '트로트 전성 시대'를 연 밑 바탕 아니었을까.
"노래 교실 이라면 어디든 달려가죠. 그 분들이 제 노래를 불러주시는 게 최고거든요. 좀 큰 지역 에 가면 2500명 씩 계세요. 아 저 분들이 모두 내 팬이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상상해요. 그런 날을 꼭 만들어야죠."
이쯤에서 빠지면 서운한 이야기가 있다. 트로트 가수라면 누구나 전국을 누빈다. 박현호가 결코 잊을 수 없는 공연은 어디였을까?
"울릉도 였어요. 하필 가는 날 파도가 사나워서 배 멀미를 너무 했어요. 당시 영상을 보면 얼굴이 퉁퉁 부어 있어요. 좋은 공연을 못 보여 드린 것 같아 여전히 마음에 걸려요."

한 곡으로 3년은 옛말...신곡으로 승부 하라
"오디션 프로그램도 많고, 신인도 쏟아져 나오죠. 아이돌 시장이랑 다르지 않아요. 정말 생존, 살아남기, 버티기가 중요해요. 하루하루가 아이템 싸움이죠"
노래 한 곡을 3년은 불러야 한다는 건 옛말이라고 한다. 신곡이 나와야 방송 출연 기회를 얻기 유리하다. 트로트에서 방송 영향력은 막강하다. 신곡을 꾸준히 준비하는 이유다.
박현호는 작사, 작곡 능력을 갖췄다. '좀 치네'도 모두 직접 만들었다. "저만의 색깔이 많이 묻어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되게 쾌활하면서도 재밌는 곡, 가면 없이 솔직함을 느낄 수 있는 곡이죠."
'좀 치네'는 무슨 뜻일까? "권투에서 펀치를 잘 때리면 '좀 치네' 라고 하잖아요. 요즘에는 긍정의 의미에서 '좀 치네' 라는 표현을 많이 써요. 이런 기분 처음 느껴봤어, 오늘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약간 이런 기분 좋은 뜻 이예요."

아이돌, 뮤지컬 배우, 트로트 가수로 살아보니
"연습생 생활 3년, 아이돌로 데뷔했다가 솔로 가수도 잠깐 했죠. 운 좋게 뮤지컬 주연도 해봤고요. 군대를 갔다 와서 트로트를 하게 됐죠. 사실 지금까지 거의 하루도 쉰 적은 없어요. 미래를 위해서 항상 움직였죠."
결론부터 말하면 박현호는 트로트 가수가 딱 맞는 운명이다. 아이돌 활동 때는 너무 어렸고, 제약도 많았다. 특히 팬 문화 차이는 극과 극이다. 트로트는 팬들과 함께 숨 쉬며 어울린다. 박현호는 이 부분이 가장 적성에 맞다.
"후회는 있죠. 아이돌 때도 지금처럼 연습을 했다면, 좀 더 나은 가수가 됐을 것 같아요. 그땐 스스로 연습을 안 했어요. 이런 교훈 덕에 잘 버티면서 트로트 가수로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박현호는 2월이면 아빠가 된다. '내일은 미스트롯 2' 최종 7위에 올랐던 가수 은가은과 2025년 4월 결혼했다. "너무 소중한 존재고 가슴 벅차죠. 미리 세워둔 계획들이 많아요. 하나 씩 이제 세 명의 가족이 이뤄가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