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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세는 유행, 연기는 평생"…염혜란, 어쩔 수 없는 '배우'

[Dispatch=유하늘기자] "아라는, 옷장에서 처음 꺼내 입은 옷 같아요." (염혜란)

'도깨비', '동백꽃 필 무렵', '더 글로리', '마스크걸', '폭싹 속았수다'까지. 배우 염혜란은 신스틸러와 심(心)스틸러를 오가며 매 작품 새로운 얼굴을 꺼냈다.

그런 염혜란에게도 '아라' 같은 역할은 처음이었다. 아라는 흔히 말하는 '불륜녀'라는 단어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여자였다. 모순적이고 다층적인 캐릭터였다.

그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왜 내게 제안하셨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며 "막상 아라를 연기하다 보니, 그간 내게 이런 캐릭터에 대한 욕망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연기를 하면서 가장 두려운 건, 이미지가 굳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늘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어요. 남은 실타래가 많지 않으니, 끝까지 열심히 감아가야죠."

'디스패치'가 최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염혜란을 만났다.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에 쏟은 열정과 연기에 대한 진심을 들었다.

※ 이 인터뷰에는 '어쩔수가없다'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박찬욱의 디테일, '어쩔수가없다'

'어쩔수가없다'는 범죄 스릴러 장르의 영화다. 해고된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자신만의 재취업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다.

염혜란은 제지 전문가 범모(이성민 분)의 아내 '아라' 역을 맡았다. 남편의 실직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불륜에 빠지는 인물이다.

그는 영화를 무려 5번 봤다. "볼 때마다 새로운 게 보였다. 놓친 디테일들이 점점 눈에 들어왔다"며 "보고 나면 뒷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수다가 고픈 작품이다"고 말했다.

"만수 모자에 미어캣 뱃지가 붙어 있어요. (감독님께서) 미어캣은 항상 자기 가정을 지키는 존재라고 하시더군요. 만수의 의지와도 닮아있죠. 이런 디테일 때문에 한 번 보고 끝낼 수 없었어요."

박찬욱 감독은 단어 하나에도 집요하게 디테일을 추구했다. 일례로, 아라가 권총을 보며 "요고?"라고 묻는 장면. 대본에는 '이거', '요거', '요고' 등 여러 후보가 있었다. 미묘한 뉘앙스를 살린 선택이었다.

염혜란은 "감독님과의 작업은 감각을 미세하게 확장시키는 과정이었다"며 "오감을 예리하게 만들다 보니, 다음 장면이 훨씬 선명하게 보였다"고 떠올렸다.

◆ "아라, 섹시하게 표현했다"

영화에는 각각 이병헌과 손예진(미리 역), 이성민과 염혜란 부부가 등장한다. 상반되면서도 닮아 있는 두 부부의 관계가 서사의 축을 이룬다.

"아라와 미리는 거울 같은 존재였어요. 제가 빨간 브이넥을 입으면, 미리는 파란 브이넥을 입었죠. '그때가 제일 예뻤는데'라고 말하는 대사도 똑같고요."

아라가 산에서 만수(이병헌 분)를 마주하는 장면도 흥미롭다. 뱀에 물린 만수를 돕기 위해 다리를 입으로 무는 순간, 묘한 긴장과 낯섦이 동시에 교차한다.

"아라가 만수의 독을 빼는 장면은 대본보다 더 섹시하게 표현하려 했어요. 낯선 여자에게 당하는 듯한 내밀한 느낌을 주고 싶었죠. 이후 만수가 오히려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는 장치가 되니까요."

명장면은 단연 '고추잠자리' 신이다. 조용필의 노래에 맞춰 아라, 만수, 범모가 뒤엉키는 짧은 액션. 긴장감과 블랙코미디가 동시에 터지는 장면이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장면이 추가됐다. "몸싸움 끝에 총을 잡는 장면, 장롱 밑으로 들어가는 장면, 발을 파닥거리는 장면 등은 즉석에서 제안한 아이디어였다"고 전했다.

◆ 박찬욱의 메시지

아라는 실직한 남편 범모에게 단호하게 말한다. 문제는 실직이 아니라, 그것에 대처하는 태도라는 것.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대사는 박찬욱 감독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복수는 나의 것'(2002) 이후 좌절을 겪던 시기, 그의 아내가 남긴 말로 영감을 받았다.

"실패가 문제가 아니라, 실패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문제다."

박 감독은 여자 주인공들을 성숙하고, 유연하고, 현명한 존재로 그려냈다. 아라 역시 헌신했지만 벽에 부딪힌 여인, 결국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아내로 표현했다.

염혜란도 같은 해석을 내놨다. "범모에게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며 여러 시도를 했을 것"이라며 "결국 아라는 부부관계의 어려움 속에서 바람을 피우게 된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아라는 젊은 남자와 불륜에 빠지고, 살인까지 저지릅니다. 그러나 그 불륜은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관계의 균열 끝에서 나온 선택이었을 겁니다. 처음부터 바람만 좇던 여자는 아니라는 거죠."

◆ "연기, 내 평생의 길"

염혜란은 지난 2000년 연극 '최선생'으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신스틸러로 주목받았다. 단역부터 주연까지,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왔다.

이미 올해만 5작품을 내놨다. '폭싹 속았수다'부터 '어쩔수가없다'까지 계속해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염혜란은 신중하다. 대세 혹은 전성기라는 수식어에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전성기요? 이젠 내리막길뿐일지도 몰라요. 대세라는 건 유행이고, 유행은 결국 사라지니까요. 하지만 입지가 좁아지더라도 연기는 평생 하고 싶습니다."

극중 만수의 서사에도 깊이 공감했다. "만수의 일이 한 순간에 끊길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그의 상실감을 보며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행복한데 행복한 줄 모르는 게 행복한 시간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제게 지금이 딱 그 시기인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난 후에야 지금의 소중함을 더 알게 되겠죠."

그는 끝으로 한국 영화계에 바람을 전했다. "베니스영화제 당시, 관객들이 예매 전쟁을 벌이고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크게 다가왔다. 한국 극장에도 그런 붐이 다시 일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사진제공=에이스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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