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구민지기자] "조폭 영화, 그러나 뻔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릅니다."(이하 라희찬 감독)
배우 조우진, 박지환, 정경호, 이성민, 오달수 등이 조폭 장르물로 뭉쳤다.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범죄도시' 등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유쾌하고, 감동 코드까지 녹였다.
두목이 되려고 하지 않는 특이한 조폭들이다. 서로에게 대장 자리를 떠민다. 대신, 자신의 꿈을 좇아간다. 가족과의 행복, 중국집 주방장, 대학 입학을 위해 직업(조폭)을 포기한다.
"(기존) 조폭물 속 의리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본연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조우진은 "추석에 딱 맞는 액션이다 동료들과 열심히 달렸다. 9회말 2아웃 3번 타자 같은 부담은 있다"면서도 "열심히 한 번 달려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영화 '보스'(감독 라희찬) 언론배급시사회가 24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렸다. 배우 조우진, 정경호, 박지환, 이규형, 황우슬혜, 라희찬 감독이 참석했다.
'보스'는 코믹 액션 영화다.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보스 자리를 서로 양보한다. 각자의 꿈을 위해 보스를 피하는 필사적인 대결을 그렸다.
조우진, 정경호, 박지환이 식구파 조직원 3인방으로 나선다. 기존 보스 대수(이성민 분)의 죽음으로 보스 자리는 공석이다. 조우진과 정경호는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보통 우두머리를 꿈꾸는데, '보스'는 정반대다. 라희찬 감독은 "조폭물이지만 의리를 강조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꿈을 향해가는 것을 강조했다"고 알렸다.
아이러니한 상황이 웃음을 자아낸다. 서로 손모가지(?)를 내놓을 정도로, 보스 자리를 피한다. 다른 사람을 보스 자리에 앉히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라 감독은 "보스를 안 하려고 하는 상황이 코미디로서 설득돼야 했다. 조폭이지만 꿈을 향해 가는 딜레마를 다루면서, 코미디도 깊게 다루기 위해 작업했다"고 소개했다.
조폭이 주인공이지만, 뻔한 조폭물은 아니다. 한 구역을 접수하는 대형 액션도 코믹하게 녹였다. 보스가 아니라 중국집 주방장, 탱고로 대학에 입학하는 꿈을 꾼다.
조우진이 '순태' 역을 맡았다. 식구파 2인자이자, 중식당의 주방장이다. "(본캐) 보스를 하기 싫어하는 마음가짐이 어디서 비롯됐나가 중요한 지점이었다"고 짚었다.
본캐(보스)와 부캐(주방장)를 나눠 접근했다. "순태는 요리를 잘하는 것을 넘어, 본캐를 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캐를 좇는 사람이다. 이를 표현하게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준비했다. "역할을 위해 여경래 셰프의 시범을 지켜봤다. 마음가짐이 어떤지 표정을 참고했다. 직업 정신이 아름다울 수 있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조우진은 고난도 요리도 선보인다. 소문난 맛집인 만큼, 자료 준비부터 세심하게 신경 쓴다. 조폭들과 구역 싸움을 할 때와는 사뭇 다르다. 식당에선 미소가 가득하다.
액션도 차별화를 뒀다. 조우진은 "추석에는 역시 성룡 액션이다. 타격감도 있지만 웃음도 유발한다. '보스'도 그를 좇았다. 귀엽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정경호(강표 역), 박지환(판호 역)과의 티키타카도 실소를 자아낸다. 언더커버 경찰 이규형(태규)의 허술함도 포인트다. 이성민, 오달수, 고창석 등도 보는 재미를 높였다.
현장 케미가 완성도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박지환은 "이상하고 재밌는 현장이었다"면서 "모든 촬영할 때 배우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많이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떻게 하면 빌드업하고, 패스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를 이야기했다. 촬영이 끝나도 집에 가지 않고, 남아서 작품 얘기를 나눴던 게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회상했다.
정경호도 거들었다. "선배들은 저와 달리 살아있는 인물들을 연기해왔다. (평소) 작품에서 듣고 싶었던 대사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신기하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극중 호흡에 만족했다. "평범하지 않은 건 배우라면 누구나 꿈꾼다. 평범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들이었다. 감히 '정상인이 아니'라고 표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보스'에는 조폭, 마약 등이 등장한다. 그러나 유쾌하게 버무렸다. 라 감독은 "명절에 봐온 클리셰적인 소재긴 하다"면서도 "차이가 있다. 소재의 (무거움과) 상쇄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온 가족이 명절에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것. 황우슬혜는 "코믹 액션이지만, 개인적으로 따뜻하고 정이 많은 영화다. 많은 분들이 보고 마음이 따뜻해지길 바란다"고 웃었다.
조우진은 8kg이 빠질 정도로 홍보에 진심이었다. "'보스'가 9번 타자일 줄 알았지만, 9회말 2아웃의 3번 타자였다. 어떻게든 쳐야하는 부담감이 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찬욱 감독, 이병헌·손예진 주연의 '어쩔수가 없다'와도 맞붙게 됐다. 조우진은 "대결은 언감생심이다. 대결보다는 두 영화로 영화관에 활기를 불어넣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지환은 "똘똘 뭉쳐서 열심히 달렸다. 부디 즐겁게 봐주시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경호도 "이번 추석 '보스'와 함께 가족, 친구들과 좋은 시간 보내시라"고 마무리했다.
<사진=정영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