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 | 부산=유하늘기자] "가장 재밌는 장면이요? 너무 많아요." (이동욱)
층간소음을 소재로 한 영화는 대부분 스릴러 혹은 공포 장르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감독 겸 배우 하정우는, 시선을 달리했다. 코미디로 접근했다.
하정우 특유의 예리한 관찰력과 유쾌한 말맛을 담았다. 층간 소음으로 얽힌 두 부부가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윗집 사람들' 측이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오픈토크를 진행했다. 배우 하정우, 공효진, 김동욱 등이 자리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정식 개봉 전, 부산에서 첫선을 보인다.
'윗집 사람들'은 스페인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하정우는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이야기인데도 다채로웠다. 잘하면 정말 재밌는 작품이 나오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그의 4번째 연출작이다. 하정우는 지난 2013년 영화 '롤러코스터'로 감독 데뷔했다. 이후 '허삼관'(2015), '로비'(2025)로도 관객들을 만났다.
하정우는 "연기를 하지만, 연출자의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며 "또 다시 연출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공효진, 김동욱, 이하늬와 함께 4인극을 꾸민다. 공효진과는 영화 '러브 픽션' 이후 13년 만에 재회했다. 공효진은 "전보다 더 발전된 연기를 보여줘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정우는 윗집 남편 '김선생' 역을 맡았다. 남에게 민폐를 끼칠 정도로 자유분방한 인물. 이하늬는 그의 아내이자 정신과 전문의 '수경'으로 분한다.
김동욱(현수 역)과 공효진(정아 역)은 아랫집 부부로 등장한다. 신혼임에도 권태기를 겪고 있다. 결국 윗집 부부를 초대한 자리에서 다툼을 벌인다.
공효진은 "너무 다른 두 부부가 나온다. 윗집 부부를 보면서 실제로도 '결혼이란 이런 건가?' 싶은 충격을 받았다. 공감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임신 중에도 열연을 펼친 이하늬를 향해선 엄지를 치켜세웠다. 공효진은 "(이하늬가) 10시간 넘게 대사를 쏟아냈다. 지치지 않고 오히려 배우들의 멘탈을 잡아줬다"고 말했다.
하정우 역시 "(이하늬가) 중심을 잘 지켜줬다"며 "물 속에서 나머지 배우 3명을 받쳐주는 느낌이었다. 이하늬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인상 깊은 장면도 소개했다. 김동욱은 "가장 재미있는 장면은 너무 많다. 특히 김 선생의 첫 등장, 부부가 방 안에서 나누는 대화 등 흥미로운 장면이 많다. 하정우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공효진은 "극중 아크로 요가 씬이 있다. 땀방울이 떨어지면 극적일 것 같아 고속촬영을 제안했다"며 "현장에서 만들어낸 재밌는 장면이었다"고 떠올렸다.
하정우는 극중 대사를 빌려 메시지를 전했다. "'인생은 재밌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흔하지만, 나이 들수록 중요하다. 이 순간,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공효진은 "이 순간이 모두에게 올해 가장 큰 추억이 되길 바란다"며 "윗집과 아랫집의 충격적인 시간들을 함께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윗집 사람들'은 오는 12월 개봉한다.
<사진=정영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