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아진기자] "한국에서 지금껏 만나볼 수 없었던 스케일의 영화입니다!" (안효섭)
올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날릴 만한 판타지 액션 대작이 나왔다. 소설에서 튀어나온 괴물들이 서울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평범했던 시민들이 소설 속 주인공과 함께 괴물들에 맞서 싸운다.
싸움도 절대 평범하지는 않다. 소설 속 스킬을 획득, 무기를 장착한다. 총, 칼, 명주실, 맨몸, 방패 등을 동원한다. 화려한 액션으로 약 117분 동안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킬 예정이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 이하 '전독시') 측이 1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김병우 감독 등이 참석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판타지 액션 영화다. 소설 속 던전 세계가 현실이 된다.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분) 및 동료들과 함께 퀘스트를 헤쳐나간다.
현실과 판타지 세계가 뒤섞였다. 김 감독은 "그 부분이 원작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며 "이야기의 출발선이 지하철역이다. 일상적이라 관객들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두 세계의 비율을 섬세하게 설정했다. 너무 판타지에 치우쳐 극이 무거워지지 않길 바랐다. 관객들이 계속해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며 몰입할 수 있는, 참여형 영화를 완성했다.
원작 웹소설은 약 551화 분량이다. 김 감독은 방대한 스토리를 압축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원작 내에서 가장 매력 있고, 영화적으로 묘사할 만한 부분들을 적극 활용했다"고 짚었다.
각색도 적극 진행했다. 주요 '배후성'(주인공들이 스킬을 얻을 수 있게 후원해주는 존재)들도 등장 시기가 맞지 않으면 배제했다. 시각적으로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일부 무기도 바꿨다. 김 감독은 "영화를 보시면 (각색을) 납득하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효섭이 '김독자'를 연기했다. "영화의 철학에 관심이 갔다. '결국 인간은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메시지가 인상 깊었다"고 작품 선택 계기를 털어놨다.
김독자는 유중혁만이 살아남는 소설의 결말에 실망한다. 현실에서는 이를 바꾸고, 모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안효섭은 김독자 캐릭터가 가진 인간미를 살렸다.
그는 "김독자는 결말을 바꾸는데 열정을 쏟는다. 다만, 생존의 상황에서는 이상적인 결말만을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며 "내면의 갈등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민호는 소설 속 1인자 '유중혁' 역을 맡았다. 유중혁은 회귀 스킬을 가졌다. 소설에서는 멸망한 세상에 남은 최후의 인간이기도 하다. 수없이 많은 경험과 감정들을 홀로 안고 살아간다.
이민호는 유중혁의 외적인 강인함보다는 긴 시간 동안 쌓인 사연에 집중했다. "각자 인생에 중요한 가치관과 짐이 있듯이, 유중혁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독자·유중혁과 함께하는 팀원들도 있다. 유상아(채수빈 분), 이현성(신승호 분), 정희원(나나 분) 등이다. 이들은 서로를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끈끈한 우정을 보여준다.
채수빈이 유상아를 소화했다. 유상아는 김독자의 회사 동료다. 김독자와 출근길이 겹치며 얼떨결에 세상을 구해야 하는 임무를 떠맡게 된다. 다른 캐릭터들보다 현실적인 성격을 지녔다.
채수빈은 "소설보다 영화 속 상아가 현실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인다"며 "모두 같이 나아갈 때 혼자 브레이크를 건다. 그런 부분들이 혹시 미워 보이지 않을지 걱정됐다. 감독님과 열심히 중간 지점을 찾아갔다"고 했다.
신승호는 군인 이현성으로 분했다. "방어 스킬을 가지고 팀원들의 방패막이 되어준다"며 "제가 바위같이 강하게 생겼다. 그런 저의 외모적 장점을 최대한 캐릭터에 녹였다"고 덧붙였다.
나나는 정희원 역이다. 김독자 덕분에 목숨을 건지고 나서, 팀원이 된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캐릭터다. 이번 작품으로 액션 연기에 대한 갈증을 제대로 해소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CG도 자랑했다. "이미 (다른 영화에서) 했던 수법들이 아닌 관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후반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마지막까지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채수빈은 "장면마다 모두가 치열하게 힘을 합쳐서 찍었다. 시간 아깝지 않게,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나는 "CG 작업 전에 작품을 미리 봤다. 너무 재밌어서 '역시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 싶을 정도였다"며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왔으니 많이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안효섭은 "워낙 대작이라 부담감을 마주하지 않으려고 해도 계속해서 느껴졌다. 하지만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열심히 만든 만큼 재밌을 것이다.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겠다"고 외쳤다.
한편 '전지적 독자 시점'은 다음 달 23일 개봉한다.
<사진=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