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오명주기자] "10년차요? 아직 갈 길이 멀죠."
송가인의 이름 앞에는, '트로트 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지난 2012년 '미스트롯' 수상 이후, 10년을 트로트 여왕으로 보냈다.
그럼에도, 그녀는 "아직 멀었다"며 손을 내젓는다. 트로트에 대한 갈증은 아직 여전하다는 것. 더 꾸준히, 더 열심히, 더 진하게(?)를 외친다.
"10년 가지고는 말도 못 꺼낼 일이에요. (웃음) 20년, 40년, 아니 50주년이 될 때까지 노래하고 달려가고 싶어요. 트로트로 감동을 드리고 싶습니다."
송가인이 엔데믹을 맞아 팬들을 위한 선물을 들고 왔다. 정통 트로트 '비내리는 금강산'으로 실향민의 아픔을 위로한다. '2022 송가인 전국투어 콘서트-연가'도 앞두고 있다.
‘디스패치’가 최근 송가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보, 전국투어,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송가인에게, 트로트는?
송가인은 주로 진한 정통 트로트를 부른다. ‘한 많은 대동강’, ‘이별의 영동선’, '엄마 아리랑’, …이번 신곡 ‘비 내리는 금강산’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묻는다. "젊은 층까지 아우르려면 정통보다는 세미 트로트가 더 맞지 않냐"고… 송가인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국악을 전공했어요. 우리 고유의 매력에 푹 빠졌죠. 그런 제게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정통 트로트인 것 같아요. 제 매력이 잘 보여지는 장점이기도 하고요."
그가 '정통'을 고집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이자, 강점이라는 것. 송가인은 "제가 잘 보여드릴 수 있는 걸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송가인의 힘은 강했다. 덕분에 2030까지 트로트에 관한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미스트롯1' 경연 도중, '한 많은 대동강'을 불렀을 때를 떠올렸다.
"의외로 젊은 친구들도 굉장히 좋아해 주더라고요. 그 곡으로 제 목소리가 정통 트로트와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게 송가인의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 연가(戀歌)
송가인은 지난 달 3번째 정규 앨범 '연가'로 컴백했다. 1년 4개월 만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그녀가 고른 장르 역시 정통 트로트였다. 팬들을 위한 마음을 담은 앨범이다.
그는 "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라는 뜻"이라며 "오랜 시간 기다려준 '어게인'을 향한 그리움과 고마움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타이틀 곡은 '비 내리는 금강산'이다.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실향민의 애환을 표현했다. 송가인 특유의 가슴이 미어질 듯 애절한 보이스를 선보였다.
"지금 살아계신 분들이 실향민 마지막 세대일 겁니다. 히트에 대한 욕심보다는, 그 분들을 위한 마음이 컸습니다. 제가 해야 할, 저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자 했죠."
송가인은 "듣자마자 '이건 딱 내 곡'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요즘 세대에, 아니 요즘 세대라서 이런 곡을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정통을 잇는 선택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어게인, 드디어 만납니다”
팬들을 위로할 또 다른 선물은 대면 콘서트다. 오는 28~29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6월 4일)와 전주(6월 11일), 인천(7월 9일) 등에서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무엇보다 설렘이 가장 크다. 그도 그럴 게, 코로나19 이후 첫 전국투어. 송가인은 "코로나 시기 내내, 팬들을 만나 공연할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고 행복해했다.
"지난 2년 동안 비대면으로 노래했어요. 그러다보니 저 혼자 감정을 추스리기 힘들더라고요. 공허함도 컸죠. 지금 기분이요? 정말 날아갈 것 같아요."
팬들도 기다린 만큼, 뜨거운 호응으로 화답했다. 티켓은 오픈 즉시 매진됐다. 부모님들을 위한 2030의 일명 '효켓팅'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연에는 오랫동안 해왔던 국악을 접목했다. 전공했던 판소리와 민요 위주로 세트 리스트를 꾸몄다. 친오빠 조성재 씨의 국악 팀도 힘을 보탠다.
중장년층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그는 "장시간 앉아 계시면 허리랑 엉덩이가 아프실 것 같더라"며 "의자 위에 방석을 준비해달라 요청드렸다"고 귀띔했다.
◆ “열심히, 변함없이”
송가인은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소회를 묻자, "선배님들과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전 '아기' 수준"이라며 "10년 가지고는 감히 말도 못 꺼낸다"고 웃음 지었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바쁜 스케줄에 그저 감사할 뿐이에요. 무대를 못 서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저는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죠. 넘치게 받은 사랑, 제대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욕심도 생겼다. 바로 발라드다.
송가인은 "발라드를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곡도 가사도 제가 써보고 싶다"며 "송가인 표 발라드는 또 다른 느낌이 나지 않을까.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습 중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가인의 목표를 물었다.
"국민 가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걷고 싶습니다. 앞으로 20, 30…50주년이 될 때까지 지치지 않을게요. 변함없이, 열심히 가수의 길을 가겠습니다."
<사진제공=J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