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송수민기자]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영화 ‘살인의 추억’과 관련한 비화를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7일(현지시간) 제7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열린 ‘랑데부 아베크’ 행사에 참석했다. 사회자 카롤린 비에와 함께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작품 세계와 신작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살인의 추억’에 대해 언급하며 최근 잡힌 범인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먼저 ‘살인의 추억’에 대해 “실제 사건은 1980년대 말에 한국 군사독재가 끝나지 않았을 시점에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원히 범인을 모르는 상태로 끝나버린 사건으로 남았다”며 “그런 상태에 2002년도에 범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지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에서 10명의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건이다. ‘살인의 추억’의 모티브가 됐다.
그는 “1986년 첫 사건이 나왔고 2003년 영화가 개봉해서 17년 정도의 텀이 있었다. 영화가 개봉하고 2019년 범인이 잡혔는데 또 16년 정도의 텀이 있었다. 기묘하다”고 곱씹었다.
진범의 얼굴을 본 심경도 전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 그 사람의 실제 얼굴을 보고 싶었다”며 “그 얼굴을 마침내 2019년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해에 보게 된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용의자가 특정됐다는) 그 기사가 나온 날 마음이 심적으로 복잡했다”며 “그 자가 지금 한국 감옥에 있는데 만나보고 싶은 생각도 잠깐 했는데, 만나보고 싶진 않더라”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쓸 당시도 떠올렸다. “(진범을) 계속 생각했다. 꿈에도 나오고 그랬다”며 “만일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묻고 싶은 질문 리스트를 가지고 다니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춘재가 ‘살인의 추억’을 봤다는 말도 언급했다. “여러 가지 루머들이 있었다. 최근 경찰에서 말한 걸 보면 영화를 봤는데 별 관심 없고 재미없었다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형사 박두만(송강호 분)이 카메라를 응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범인이 본다면 한 맺힌 형사와 범인이 눈이 마주치게끔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봉 감독은 지난 6일 제74회 칸 국제 영화제 개막을 선언했다.
<사진출처=칸 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