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2020학년도 숙명여대 법학과에 최종 합격한 A씨(22)가 입학을 포기했습니다.
7일 '서울경제'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입학을 두고 숙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반대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는 매체를 통해 "합격 소식이 알려지고 입학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면서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날은 신입생 등록금 납부 마지막 날이었는데요.
A씨는 내년도 대학 입시를 다시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대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요.
그는 "대학을 가고자 하는 당연한 목표와 그 속의 꿈조차 누군가에게는 의심의 대상이고 조사의 대상에 불과하다고 느꼈다"면서 "내 삶은 다른 사람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무시되고 반대를 당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이 사회가 모든 사람의 일상을 보호해주고 다양한 가치를 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나는 비록 여기에서 멈추지만 앞으로 다른 분들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는데요.
이번 일이 공론화되고 성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A씨는 "연대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는데요.
앞서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의 숙명여대 합격 소식이 알려지자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입학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남성이었던 학생의 성 정체성이 여대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수용될 수 있는지를 두고 논쟁을 펼친 것.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숙명여대, 성신여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자대학 21개 단체는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는 혐오자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그저 여성들의 안전한 공간을 지키기를 원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A씨의 입학을 공개 지지한 이들도 있었는데요. 숙명여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는 "개인의 정체성은 제3자가 재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혐오"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