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강내리기자] "벤츠 타는 무직?"
김성수 전처 살해범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의 브리핑이 두루뭉술해 갖가지 추측을 낳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제갈 씨는 현재 무직으로, 가족의 도움으로 벤츠를 샀다"고 밝혔다.
하지만 '디스패치'의 단독 취재 결과, 제갈 씨는 단순히 돈 많은 무직자가 아니었다. 그의 이력은 화려했다. 우선 폭력 조직에 가담한 적이 있었고, 행동대원으로 활동했었다. 서울에 올라와서는 신내림을 받아 무속인으로 생활하기도 했다.
그가 흉기를 들고 다닌 사연도 충격적이었다. 이혼한 전처를 위협하기 위한 목적. 2년 전 이혼한 제갈 씨는 자식을 보여주지 않는 전처에게 복수하기 위해 1달 전부터 등산용 칼을 차 트렁크에 넣고 다녔다.
제갈 씨의 최측근을 만났다.
◆ "유명 조폭 출신…결혼 후 무속인으로 활동"
제갈 씨는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교사로 재직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제갈 씨만 엇나갔다. 목포 지역 폭력 조직에 가담한 것. 제갈 씨는 전라남도 목포를 본거지로 한 A파의 행동대원 출신이다.
하지만 10년 전 손을 씻었다. 서울로 상경해 한 여자를 만나면서 조직 생활에서 빠져 나왔다. 제갈 씨의 한 측근은 "서울에서 한 여자를 만났다. 그녀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조직생활을 청산했다"고 밝혔다.
제갈 씨가 만난 여자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무속인 B씨였다. 그는 지역에서 유명한 무속인으로 소문나 꽤 많은 수입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게 제갈 씨는 무속인 B씨와 동거를 시작했고,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다.
더욱 놀라운 건 제갈 씨 역시 신내림을 받았다는 사실. 무속인 아내와 오래 살다보니 그 역시 '신기'를 얻었다. 게다가 제갈 씨는 무속인으로 활동하며 방송인 C씨에게 내림굿을 해주기도 했다. 한마디로 신아버지 역할을 한 것이다.
◆ "거액의 위자료로 생활…전처에 대한 분노 흉기 소지"
제갈 씨의 인생이 다시 반전된 건 2년 전이다. 전처인 무속인 B씨와 이혼한 것. 이 과정에서 제갈 씨는 친권 및 양육권을 포기한다는 조건으로 3억 원 이상의 돈을 위자료로 받았다. 제갈 씨가 돈 많은 무직으로 보인 것도 이 위자료때문이다.
벤츠를 뽑아 준 것도 전처였다. 제갈 씨의 측근은 "경찰이 가족의 도움으로 벤츠를 탔다고 했는데, 그 가족이 바로 전처"라면서 "아버지랑 전혀 상관없는 돈이다. 전처의 돈으로 벤츠를 샀고, 이혼 후에는 위자료로 생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처와의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측근에 따르면 전처가 딸과의 만남을 가로막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게다가 전처가 재혼한 뒤로 딸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등산용 칼을 구입해 트렁크에 싣고 다닌 것도 이 때문. 전처를 위협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진다.
◆ "스스로 감정 조절 못해…한 순간에 일어난 비극"
사건이 발생한 지난 17일. 제갈 씨는 이미 한 술집에서 1차를 하고 난 뒤였다. 제갈 씨의 측근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자 힘들어했다. 개인적인 문제가 복합돼 늘 흥분한 상태였다"면서 "그날도 술을 한 잔 더 하겠다며 혼자 가라오케로 간 것이다"고 말했다.
살인도 순식간에 저질렀다. 스스로 분을 삭히지 못한 것. 3명의 남자 일행에 밀리자 차로 달려가 소지하던 칼을 들고 온 것이다. 제갈 씨는 카라오케 안에서 3명의 남성에게 칼을 썼고, 뒤쫓아오는 강 씨의 옆구리 마저 찔렀다.
이 사고로 무고한 강 씨는 세상을 떠났다. 응급실로 후송됐지만 흉기가 폐를 관통해 사망할 수 밖에 없었다. 제갈 씨의 어긋난 분노가 결국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 버린 것이다. 현재 제갈 씨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사진=이승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