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기자] 1년만의 컴백, 쉽지는 않았다. 대성과 지드래곤의 구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너무 빠른 복귀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빅뱅'은 성적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컴백 2주 만에 25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팔아 치웠다. 성공적인 컴백이라 평할 만하다.
단, 체감온도는 아쉽다. 독보적인 성적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거짓말', '하루하루'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음에도 불구, 열기는 그 때만 못하다. 그도 그럴 것이 빅뱅은 지난 3주 동안 단 3번, 공중파 음악무대에 섰다. 컴백 무대를 아직 못 본 사람도 많다.
물론 소속사 YG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활동량보다 퀄리티가 중요하다는 것. 그는 "팬들의 아쉬움을 이해한다. 하지만 무대 차별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향후 해외 프로모션 계획을 고려하면, 아직 체감온도를 논하긴 이르다는 말도 덧붙였다.
빅뱅 컴백 3주, 차트 및 체감 인기 분석을 통해 성공 여부를 짚어봤다.
◆ "컴백 2주째 25만장…압도적 1위, 대박"
빅뱅은 지난달 22일 신곡 '블루' 음원을 선공개했다. 1주일 뒤인 29일, 새 앨범 '얼라이브'를 내놓았다. 음원 사이트 3주차, 음반 판매 2주차가 지난 지금, 빅뱅의 컴백 성적은 어떨까. 차트로 본다면 대성공이다. 음원 다운로드 횟수, 앨범 판매량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우선 앨범 부분. 2주간 25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음악통합차트인 '가온차트'에 따르면 앨범 발매 첫 주 판매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총 21만 2,010장을 팔았다. 2주차에는 3만 8,232장이 팔렸다. 누계는 25만 242장. 이 정도면 연간 판매 1위도 노릴수 있는 수치다.
음원은 더 폭발적이다. 선공개된 '블루'는 공개 첫 주(기준기간 2월 19일~25일) 다운로드 92만 5,814건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컴백한 '미쓰에이'의 '터치'는 79만 9,797건으로 2위. 약 12만건 차이가 난다.
모든 음원이 공개된 2주차에는 차트를 도배했다. '배드보이'와 '블루'가 59만 6,846건으로 공동 1위, '사랑먼지'가 54만 3034건, '판타스틱 베이비'는 50만 23건, '재미없어'가 46만 3,721건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 각각 3~5위에 올랐다. 전체 1~5위까지를 '빅뱅'이 휩쓴 셈이다.
3주차(3월 4일~10일) 기록도 마찬가지다. '배드보이'가 42만 6,806건, '판타스틱 베이비'가 40만 2,553건, '블루'가 38만 7,261건, '사랑먼지'가 38만 4,797건으로 1~4위에 올랐다. 수록곡 모두 고른 사랑을 받았다.
◆ "체감 온도는 밋밋…이상저온현상"
폭발적인 차트 성적에 비해 체감온도는 다소 밋밋하다. 분명 '거짓말', '하루하루'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 당시와 같은 열풍은 없다. 이는 빅뱅의 공중파 노출량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접근성에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빅뱅'은 새 앨범 '얼라이브' 수록곡 무대를 3월 2일 처음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이는 빅뱅의 단독 콘서트인 '빅쇼'를 통해서였다. 유료 공연 특성상 관객 대부분이 기존 팬이었다. 엄밀히 말해 대중을 위한 컴백무대는 아니다.
가요 프로그램은 3번에 그치고 있다. 지난 11일 SBS-TV '인기가요'가 방송 첫 컴백. 이미 앨범 발매 후 10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15일에 케이블 채널 엠넷 '엠카운트다운'와 18일 다시 '인기가요'에 나온 게 전부다.
예능이 활발한 것도 아니었다. SBS-TV '힐링캠프', '런닝맨', '유앤아이'에 모습을 비췃다. 앨범 발매 동시에 지상파 3사 음악 프로그램 및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 하는 타 아이돌 그룹과 그 방식이 다르다.
인천에 거주하는 직장인 한초은(27) 씨는 "컴백이 실감나지는 않는다. 라이브, 안무, 스타일 등 전체적인 걸 보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면서 "노출이 부족하다보니 수동적인 대중까지 품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 "양현석의 선택과 집중…이것이 YG의 차별화"
차트 성적과 체감 인기의 엇박. 주위의 우려와 달리 YG는 '만만디'다. 이 모든 것은 전략이라는 설명. 여기에 선택과 집중에 따른 차별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자평이다. 더 많은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알고있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굽히지는 않겠다는 뜻도 전했다.
양현석 대표는 지난 18일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음원이나 음반 성적에는 만족한다. 물론 방송을 더 많이 했다면 더 많이 팔렸을지 모른다"면서도 "하지만 친근감보다 차별화 된 무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익숙하면 질린다'는 역발상적 사고도 펼쳤다. "방송을 쉴 새 없이 하다보면 대중적으로는 많이 노출된다. 하지만 이것은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도 있다"면서 "노출이 많으면 익숙해진다. 그러나 익숙해지면 또 쉽게 질리는 게 이치"라고 전했다.
즉, 선택과 집중은 차별화를 위한 최선이라는 주장. 양 대표는 "매번 의상과 무대를 다르게 꾸밀 수 없다. 결국 모든 공연이 비슷해질 것"이라며 "반복적으로 보면 감흥이 떨어진다. 무대의 퀄리티와 라이브 수준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야 빅뱅도, 팬들도 더 만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SBS-TV '유앤아이' 무대. 이날 빅뱅은 '얼라이브' 수록곡을 라이브 밴드와 풀어 나갔다. MR 대신 코러스와 화음을 조율했다. 비록, 자주 나올 순 없지만 매번 다른 무대를 꾸미겠다는 빅뱅. 체감온도는 낮지만 앨범판매는 뜨거운 원동력아닐까.
<사진=이호준기자, 사진제공=가온차트, YG엔터테인먼트,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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