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수지기자] 시작은, 아류(亞流)였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을 그대로 반영했다. 자연스럽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고, 짝퉁이라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다. 초반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KBS-2TV '안녕하세요'와 케이블 채널 tvN '더로맨틱' 이야기다. 그도 그럴것이 '안녕하세요'는 방송 초반 tvN '화성인 바이러스'의 지상파 버전으로 불렸다. '더 로맨틱'은 SBS-TV '짝'과 비슷하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안녕하세요'은 월요 예능 강자가 됐고, '더 로맨틱'은 호평 속에 방송 중이다. 아류 지적에서 벗어난 것은 이미 오래. 포맷은 같았지만 접근 방법에 차이를 둔 덕이었다.

 

'안녕하세요'와 '더로맨틱'은 어떻게 아류라는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그 이유와 효과에 대해 살펴봤다.

 

 

◆ 안녕하세요 | 대중화로 공감 지수 상승  

 

'안녕하세요'의 포인트는 대중화였다. '전국고민자랑'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사연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연의 문턱을 낮춘 덕에 에피소드가 다양해졌다. 독특한 사연과 인물에 집중하는 '화성인 바이러스'와는 180도 달랐다.

 

'안녕하세요' 이예지 PD는 "대중화를 위해 사소한 일상적인 사연도 환영했다. 소재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다양성이 확보된 것 같다"며 "동시에 시청자 사이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는 인식이 형성됐다. 실제로 방송 초기보다 프로그램 참여도가 높아졌다"고 자평했다.

 

사연의 다양성은 공감대 형성에 효과적이었다. 곱슬머리가 고민인 '라이온킹녀' 등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많아지면서 시청자와 교류할 수 있었던 것.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화성인 바이러스'과 달리 조작 논란에도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 PD는 "지상파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전연령대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 방송에서도 공감지수라는 단어를 쓰는 등 시청자 입장에서 생각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 한 몫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더 로맨틱 | 판타지로 20대 여성 공략

 

'더 로맨틱'은 역발상을 시도했다. '짝'이 100% 리얼을 강조할 때, '더 로맨틱'은 판타지를 가미했다. 일례로 '더 로맨틱'은 크로아티아같은 이국적인 장소를 촬영지로 택했다. 또 연예인급 외모의 참가자를 선발해 동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줬다.

 

'더 로맨틱' 이명한 PD는 "이색적인 풍경과 참가자들의 비주얼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방편"이라며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두되 판타지 요소를 섞어 현실과 이상을 구분지었다. 프로그램의 색도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략은 2030 여성 시청자 공략에 효과적이었다. 케이블 프로그램이 젊은층 시청자에 강하다는 점, 미팅 프로그램이 여성 시청자에게 인기있다는 점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고정층 확보로 '더 로맨틱'은 방송 3회 만에 프로그램 인지도를 쌓고 있는 중이다.

 

tvN 이덕재 국장은 "프로그램 색깔을 달리 해 매니아층이 형성된 경우다. 방송 초반에 이런 고청 시청자층을 형성한 것은 고무적인 결과"라며 "특정 타깃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로 인해 대리만족을 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 정답은 접근 방법, 개성 확보가 우선

 

사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방송 포맷 역시 돌고 도는 것이 현실이다. 익숙한 포맷은 지루함을 안기기 마련이다. 무작정 인기 프로그램의 포맷을 따라 한다면 전파 낭비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답은 하나. 접근 방법을 달리 하는 것이다. 이덕재 국장은 "예능에는 똑같은 소재가 많다. 리얼리티도 늘 존재해왔던 포맷이지 않나"면서 "중요한 것은 포맷이 아니다.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포맷을 누가 더 새롭고 신선하게 접근하느냐가 우선순위"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상파와 케이블은 채널별 특성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지상파는 다양성을 취하고 있고, 케이블은 특정 시청자층에 집중하고 있다. 채널과 콘텐츠의 특징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다.

 

한 방송 관계자는 "더이상 원조 논란은 의미가 없다"며 "지상파와 케이블이 서로의 포맷을 참고해가며 각자 발전시키고 있다. 지상파는 기존 포맷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케이블은 특징을 강조하는 식이다"라고 평했다.

 

<사진출처=KBS-2TV '안녕하세요', tvN '더로맨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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