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의 동의 없이 노출 장면을 배포한 감독 이수성(41)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 중앙지검 형사16단독 김주완 판사는 이같이 판결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앞서 이 씨는 무고 및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코미디언 곽현화 주연의 영화 ‘전망좋은 집’을 연출했는데요. 곽 씨와 계약할 당시, 구두로 상반신 노출을 하지 않기로 약정했습니다.
그런데 촬영 중 상반신 노출을 요구했습니다. 흐름상 꼭 필요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씨는 “일단 촬영하고 난 후 편집 과정에서 제외할 지를 정하겠다”고 곽 씨를 설득했습니다. 이후 동의 하에 노출 장면을 찍었습니다.

극장에서는 문제의 장면을 볼 수 없었는데요. 편집본을 본 곽현화가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얼마 후 이 씨는 삭제한 장면을 추가해 IPTV와 파일공유사이트 등에 영화를 넘겼습니다. 해당 편집본은 ‘감독판’, ‘무삭제 노출판’ 등의 타이틀로 소개됐습니다.
곽 씨는 사실을 알고 격분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4월,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 씨도 맞고소로 대응했습니다. 노출판 배포가 적법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1심은 이 씨의 손을 들었습니다. 김 판사는 "여배우에게 노출 유무는 매우 민감한 사항이다. 촬영하지 않기로 했다면 갑자기 요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곽씨는 최초 약정대로 이를 거부하거나 추가 출연료 등을 요구하지 않은 채 촬영에 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판사는 "약정이 있었다기보다 상반신 노출 장면을 삭제해달라고 부탁하자 감독이 마지못해 요구에 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계약서의 '영화와 관련한 2차 저작물의 직접적·간접적인 모든 지적 재산권의 유일하고 독점적인 권리는 갑(감독)에게 있다'는 내용도 무죄의 근거가 됐습니다.
김 판사는 "극장판에서 삭제해줬더라도 감독판이나 무삭제판까지 노출 장면의 배포 권한을 포기했다고 인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전망좋은집 포스터,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