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안나영기자] "제가 만들고 싶은 라디오 방송이요? 가슴을 열고 마음을 여는 그런 방송입니다. 영화 '라디오스타' 처럼요." (박중훈)
박중훈은 라디오와 인연이 깊다. 1987년 KBS 2라디오(106.1MHz) '박중훈의 인기가요', 1990년 KBS 쿨FM(89.1MHz) '밤을 잊은 그대에게'로 라디오 황금기를 이끌었다.
라디오 주제 영화에도 출연했다. '라디오스타'(감독 이준익)가 바로 그것. 관객 187만 9,501명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촬영지인 강원도에는 '라디오스타' 관광 코스도 생겼다.
이번에도 그 인연이 이어졌다. 박중훈은 KBS 해피FM(106.1MHz) 새 프로그램 '박중훈의 라디오스타' DJ를 맡았다. 퇴근길 4050 청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박중훈이 9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아트홀에서 열린 '박중훈의 라디오스타'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라디오와의 인연부터 새 프로그램 진행 소감까지 전했다.
그에게 '라디오스타'라는 단어는 아주 특별하다. 영화 '라디오스타'부터 '박중훈의 라디오스타'까지…. 과거와 현재, 박중훈을 존재하게 한 것이 바로 이 '라디오 스타'다.
박중훈은 "내 연기는 호불호가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11년이 지났는데도 좋은 평가를 해주시더라"며 "'박중훈의 라디오스타'도 맥락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를 함께한 선배 안성기와 감독 이준익도 박중훈의 라디오 DJ 발탁 소식에 기뻐했다. 박중훈은 "두 분이 저에게 오랜만에 맞는 일을 하는 것 같다고 칭찬해주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은 MBC FM4U(91.9MHz) '배철수의 음악캠프'다. 부담도 될 법. '박중훈의 라디오스타'가 보여줄 다른 매력은 무엇일까.
"타 방송과 달리 음악을 잘 모르는 점이 오히려 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음악과의 진입 장벽을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영화 속 라디오스타가 아닌 진짜 라디오스타가 될 박중훈의 각오는 어떨까. 동시간대 청취율 1위라는 욕심을 낼 법도 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라디오와 욕심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박중훈은 "아무리 인기있는 라디오 방송도 짧은 시간안에 청취율 성과를 내긴 어렵다"면서 "TV는 한 번의 방송으로 반향을 일으키지만, 라디오는 그렇지 않다"고 웃어보였다.
그가 생각한 라디오스타는 편안함이었다. 퇴근길 부담없이 찾는 아지트 같은 방송을 만들고 싶다는 것. 박중훈은 "욕심부리지 않고, 이야기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한편 '박중훈의 라디오스타'는 매일 오후 6시 5분부터 8시까지 방송된다.
<사진제공=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