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살인사건. 여러분도 범인을 잡을 수 있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가 14년 전 미제사건을 조명했다.
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던 2002년. 부산에서 발생한 '괘법동 태양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이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지난해 9월, 미제사건 26건을 전담하는 '미제사건전담수사팀'을 발족했다.
살인죄의 공소 시효가 사라진 지 2개월 만이다. 이중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범인을 잡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건이기 때문이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용의자의 얼굴이 CC(폐쇄회로)TV 영상에 남았다.
사건은 2002년 5월 21일, 발생했다. 다방 여종업원 A씨(당시 22세)가 밤 10시에 퇴근길에 오른 후 사라진 것.
A씨는 실종 당일 밤 11시까지, 친한 동생과 전화통화를 했다. 당시 "서면에 있다"고 말한 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실종 열흘 만인 2002년 5월 31일, A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부산 강서경찰서 뒷편 바닷가에 떠밀려온 마대자루 안에 있었다.
A씨의 시신은 청테이프에 묶였고, 하의가 벗겨진 상태였다. 가슴과 배에는 찔린 상처가 많았다.
수십 여개의 상처가 있었는데, 두 곳만 치명상이었다. 나머지 상처들은 범인이 피해자에게 계좌 비밀번호를 추궁하는 용도(고문)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사건의 유일한 단서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3명의 모습이 담긴 은행 CCTV 화면이다.
빨간 모자를 쓴 20대 남성 1명(현재 30대 중반)과 20대 후반(현재 40대 초반)의 마른 체형의 여성, 30대 초반(현재 40대 중반)의 통통한 체형의 여성이다.
이들은 모두, A양이 실종된 후 A양의 계좌에서 돈을 빼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빨간 모자를 쓴 남성. A씨가 실종된 다음 날, 태양다방 인근 은행을 찾아 통장에서 돈을 빼냈다.
그는 현금인출기(ATM)에서 인출을 시도했으나, 비밀번호 오류로 실패했다. 이후 밖에 나갔다가, 다시 은행으로 돌아왔다.
남성은 ATM이 아닌, 창구로 향했다. 직원에게 정확한 비밀번호를 대고, 돈을 찾았다.
A씨의 시신이 발견되고 12일이 지난 후, 은행에 여성 2명이 나타났다. 두 여성은 A씨의 적금을 해약한 후, 500만 원을 빼갔다.
은행 직원에 따르면, 당시 여성들은 계좌의 비밀번호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A씨의 신분증을 갖고 있었고, 비밀번호 변경에 성공했다.
또 다른 은행 직원은 "여성들이 돈을 찾으러 왔을 때 한 남성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남성은 CCTV에 찍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경찰과 은행의 공조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수사가 시작된 지 12일이나 됐는데, 경찰이 A씨의 통장에 대한 지급 정지를 신청하지 않았던 것.
한편 경찰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공개 수배를 했다.
사건 제보는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이나 112, 부산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 051-899-2570, 3182)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