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피곤하나 안하나 얼굴이 똑같아요."
가장 피곤한 얼굴을 부탁했다. 분명 피곤할 그이기에.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나 '도사' 스러웠다.

"제 얼굴은 늘 똑같아요."

"그게 참 좋아요."

"얼굴에 티가 안나니깐."
여기에 덧붙이는 말이 인상적이다.
"요즘 좀 바빠요. 피곤하죠. 그런데 전, 그 '피곤함' 마저 감사합니다. 정말 행복해요. 근데 저 피곤해 보이지 않죠? 그래서 제 얼굴이 좋아요. (우하하)"

그는 지금 기분을 '쌍브이'로 표현했다. 충분히 그럴만 했다. 그토록 바라던 대중의 응답을 받았으니. 바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이동휘다.

[Dispatch=김수지기자] 딱, ↑↑ 이런 느낌이랄까. 이동휘는 쉬지 않고 인사했고, 쉬지 않고 말을 했다. 그리고 쉬지 않고 웃었다.
"쉬지 않으니까 즐거운거죠.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행복입니다."
이동휘는 이날 한 남성 제품 CF를 찍었다. '응팔'이 끝난 이후, 밀린(?) 스케줄을 소화하는 모습. 류준열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현장에서 짧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촬영 중간 중간의 '틈'을 이용했다. 이동휘는 보던대로 유쾌했고, 놀랍게도 진지했다.

"동룡이 몇살이니?"
이동휘는 31살이다. 혜리보다 9살, 박보검보다 8살 많다. 그럼에도 불구, 둘의 옆에서 전혀 어색함이 없다.
흔히 말하는 동안 외모 때문일까? 오산이다. 이동휘는 2012년 영화 '남쪽으로 튀어'로 데뷔한 이후 수많은 영화에서 내공을 쌓았다.
영화 '감시자들', '집으로 가는길', '베테랑' 등을 거쳤고, 마침내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꽃피웠다.

'영화광'인 신원호 PD의 눈은 정확했다. 아마도 '이동룡=이동휘'를 낙점하고 불렀는지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캐스팅 오디션은 단 2회로 끝이었다.
"신원호 PD님이 처음부터 '동룡이' 대사만 읽어보라고 하셨어요. 2번 정도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을 했습니다. 정말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이동휘는 천의 얼굴이었다.

천진,

난만,

그리고 시크
상황에 따라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타.고.난.걸.까?
이동휘는 '응팔' 속 연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절대 쉽지 않은 캐릭터였어요. 어른같은 아이지만, 또 한없이 철이 없는 아이. 모든 걸 아는 것 같지만 모든 걸 알지 못하는 아이…."
이동휘는 그 감정 사이에서 줄을 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물었더니, 역시 그 2장면을 꼽았다.
#1. 선우(고경표 분)와 보라(류혜영 분)가 사귄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난, 친구도 아니냐!"

"넌, 친구도 아니야!"
"모두가 아는데 동룡이만 몰라요. 동룡이 입장에서 얼마나 충격이었을까요. 그 감정을 꽤 진지하게 표현했습니다. 근데 제 연기, 충격받은 동룡이처럼 보이나요?"
#2. 덕선(혜리 분)이와 함께한 골목길 계단신.

"도사님. 왜 아무도 저를 좋아하지 않는 겁니까?" (혜리)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거 말고. 니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냐고. 남이 널 좋아하는 거 말고, 니가 누굴 좋아할 수도 있는 거야." (동룡)
이동휘는 "이 장면 덕분에 동룡이가 더욱 가치있는 아이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동휘가 덧붙이는 부연설명이다.
"(동룡이는) 친구들이 고민에 빠졌을 때, 한 마디 툭 던지고 사라지는 친구이길 바랐습니다. 마침 작가님이 이 장면을 써주셨죠. 마치 제 마음처럼요."

이동휘의 대사 하나 하나는 유행어가 됐다. 특히 "덕선아, 어디니?", "내 목소리 들리니" 등은 수많은 패러디를 낳았다.
"입이 편한 게 중요해요. 대본을 제 말투대로 계속 읽는거죠. '어딨니'는 제 친구가 쓰는 말이에요. 작가님이 유행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성공한건가요?"

이동휘와 '디스패치'가 나눈 사이 인터뷰. '틈Say'의 마지막 질문은, 마지막 장면이다. 쌍문동 5인방이 과거로 돌아오는 그 장면.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찍었어요. 혜리가 '니들 왜 여기에 있어'라는데, 마음이 아리더라고요. 혜리도, 경표도 너무 울었죠. 다들 오래 기억날 것 같다고요."
다들의 이야기가 아닌, 이동휘 본인의 감정은?
"이상하게 전 눈물이 안났어요. 그런데 혼자만 안울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 구석에서 몰래 눈물을 짰어요. 그랬더니 경표가 가짜 눈물 티난다고…. 바로 닦았죠, 뭐."

끝으로, 이동휘는 류동룡의 미래에 만족했을까.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친구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그러나 동룡이의 서른은?
"저는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쌍문동에는 특별한 아이들이 많아요. 그럼 동룡이처럼 평범한 친구도 있을거에요. 그래서 더 좋아요. 리얼리티가 있잖아요."

이동휘는 2016년에 더욱 빛날 것이다. 벌써 차기작을 결정한 상태. 영화 '원라인'(감독 양경모)에서 대출 사기단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상반기는 스크린 활약에 예약돼 있다. 이전에 촬영한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와 '키오브라이프'(감독 이계벽)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전, 분량에 상관없이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많은 작품을 통해 저를 발견하고, 또 발전하고 싶습니다. 올해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글=김수지 기자, 사진=송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