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나지연기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지난 4월, 그룹 'JYJ'는 '제주 7대경관 선정' 홍보대사 요청을 받았다. 당시 JYJ는 해외 투어로 바쁜 상황. JYJ는 세계에 한국을 알릴 수 있겠다는 판단 하에 홍보대사직을 수락했다. 그리고 스케줄을 쪼개 홍보활동에 매진했다.
여기까지는 달콤했다. 제주도청은 그들의 국내외 인지도를 고려해 JYJ를 덥석 삼켰다.
그러나 3개월 뒤, JYJ는 토끼를 쫓던 사냥개 신세가 됐다. 토사구팽, 한마디로 팽 당했다. JYJ는 오는 20일 'KBS 제주' 추최의 7대 경관 관련 행사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방송 4일을 앞둔 지난 16일, 일방적인 출연 취소 통보를 받았다. 공식적인 해명도, 사과도 듣지 못한 채 무대 밖으로 밀려났다.
현재 제주도청과 KBS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다.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은 강경 대응을 밝힌 상태다. 그간의 홍보 활동과 일방적인 출연 취소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제주도청과 제주 KBS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예정이다.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JYJ와 제주도청, 제주 KBS가 생방송 출연을 놓고 엇박을 내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이해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사건의 전말을 재구성했다.
☞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운동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제주 세계7대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가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국내외 홍보 캠페인을 전개를 선언하면서부터다. JYJ가 이 행사와 관련해 처음 인연을 맺은 건 언제였을까.
씨제스 측 : 4월 26일 제주도청 산하 세계자연관리단으로부터 처음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JYJ는 해외 공연 및 국내 공연으로 스케줄이 빠듯해 위촉식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한차례 고사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제주도청 측이 활동과 별개로 위촉식은 7월에 진행하자고 말했다. 행사 자체의 취지가 좋았고, 도청의 배려도 있어 홍보대사직을 수락했고, 곧 홍보활동도 시작했다.
제주도청 측 :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홍보대사와 관련해 많은 유명 인사들에게 홍보대사직을 제안했다. 탤런트 고두심, 채림, 가수 윤도현 밴드 등이 그렇게 해서 홍보대사 직을 맡게 된 경우다. JYJ도 그 중 하나였다. 먼저 소속사 측에 제주 7대경관 선정과 관련 내용을 전하고, 홍보를 부탁했다.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첫 인연을 맺게 됐다.
☞ 홍보대사직 수락 후. JYJ는 어떤 활동을 해왔을까. JYJ 측에 따르면 제주 7대경관 선정과 관련해 열심히 홍보 활동을 펼쳤다. 방송 출연 무산이 억울하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입장. 제주도청의 평가도 크게 엇갈리지 않았다.
씨제스 측 :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홍보대사 활동에 충실했다. 지난 5월 4일, 처음 홍보대사 위촉 관련한 보도자료를 도청과 함께 국내 언론에 배포했다. 물론 제주도를 홍보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6월 부산에서 열린 콘서트에서는 멤버들이 직접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기원하는 로고송을 부르며 팬들의 문자투표를 독려했다. 당시 제주도청 측에서 홍보 관련 동영상도 찍어갔다. 이 영상은 7월 초 공개됐다. 뿐 아니다. 제주도청이 홍보자료로 필요하다며 요청한 사진자료를 촬영해 제공했고, 보도자료는 지속적으로 제주도청과 함께 배포해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
제주도청 측 : 방송 영상자료나 팬들에 홍보 등을 잘 해준 걸로 알고있다. 홍보대사 직을 맡고 제주도 발전을 위해 JYJ 측에서 굉장히 열심히 도와줬다. 우리도 그 점에 대해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홍보대사직이란 건 무보수 활동이다. 때문에 이런 저런 활동을 부탁하는 게 미안하다. 직접적인 요구는 못했지만, 많은 활동을 펼친 건 사실이다.
☞ 씨제스와 제주도청 양 측의 말에 따르면 JYJ는 홍보대사로 그 역할에 충실했다. JYJ 활동으로 인해 얻은 효과는 어느 정도였을까. 행사 홍보는 물론 국내 나아가 해외까지 그 영향을 미쳤다는 게 JYJ 측의 이야기. 제주도청 역시 정확한 계산상의 홍보 효과에 대해서는 짚어주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의 홍보 효과를 누렸다는 의견에는 동의했다.
씨제스 측 : JYJ의 경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팬들도 많다. 공연에서 직접 '제주 7대경관 선정' 온라인 투표를 독려했고, 많은 팬들이 참여한 걸로 안다. 팬들의 경우 어떤 행사던 JYJ가 홍보대사에 임명되면 가수의 영향력 때문에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온라인, 전화 투표에 JYJ 팬들이 힘이 됐을거다. 관광 효과도 있었다. JYJ가 제주도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국내 팬들은 휴가 계획을 제주도로 세운 걸로 안다.
제주도청 측 : 이 행사 자체가 투표가 중요하다. JYJ 측에도 온라인과 전화 투표 독려를 부탁드렸다. 팬들이 많은 부분 투표에 참여해 주셨을걸로 예상한다.
☞ 생방송 공연은 미리 계획된다. 출연진 섭외도 마찬가지. 제주 현지 언론인 '제주일보'는 지난 7월 5일 기사를 통해 JYJ의 생방송 출연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 외에도 JYJ는 생방송 출연에 참석에 대한 어떤 근거를 가지고 있었던걸까.
씨제스 측 : 7월 초 쯤 제주도청 측으로부터 생방송 큐시트를 미리 전달받았다. 진행자 명단과 패널이 적혀 있었다. 출연자 명단에는 JYJ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올라 있었다. 큐시트까지 보여줬는데 당연히 공연에 참석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JYJ는 공연을 위해 곡 선정도 했고, 제주도 일정을 소화를 위해 비행기 티켓도 끊어놨었다.
제주도청 측 : 생방송 섭외는 제주 KBS가 맡고, 우리는 권한이 없다. 큐시트에 관해서는 당시 담당자가 현재 해외 출장 중이라 확인할 수가 없다.
☞ 갈등이 촉발된 건 16일. 공연을 4일 앞둔 시점이었다. JYJ 측에 따르면 출연 취소를 통보한 곳은 제주도청이 아니라 KBS 제주 관계자였다. 생방송을 진행하는 제주 KBS 측으로부터 정확한 사유도 없이 일방적인 출연 취소를 통보받은 것. 현재 제주도청과 제주 KBS, KBS 홍보팀은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상태다.
제주도청 측 : 섭외와 관련한 모든 건 KBS의 소관이다. 제주도청은 책임이 없다. 우리 측에서는 JYJ가 홍보대사 활동을 열심히 해준 터라 공연 무산이 더욱 아쉽다는 입장이다. 방송사 측에서 그렇게 결정을 내린 부분이기에 안타까울 뿐이다.
KBS 측 : 홍보팀에서는 이 사안에 대해 알 수 없다. 제주 KBS 관할이고, 이 건에 대해 제주 방송국으로부터 아무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답변을 할 수 있는 내용도 없다. (제주 KBS 프로그램 담당자는 저녁까지 자리를 비웠고, 사실상 통화가 불가능했다)
☞ JYJ의 출연 취소 사실이 알려진 뒤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소녀시대'와 '에프엑스'가 출연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SM엔터테인먼트와의 특수한 관계 때문일까. JYJ의 출연 취소와 관련, 몇 가지 의혹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씨제스 측 : 제주 KBS 측은 우리에게 어떤 사과도 없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외부의 압력은 모르겠다. 생각하기도 싫고, 단정짓기도 어렵다. 다만 우리는 소녀시대, 에프엑스와 함께 무대를 설 용의가 있다. 초대가수와 홍보대사가 무대에 선다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KBS의 해명을 듣고 싶다.
KBS 측 : 통상적으로 생방송 가수 섭외는 1~2달 전에 진행된다. 소녀시대와 에프엑스 섭외도 미리 했고, 계속해서 논의를 했다. 다만 최근에 출연 확정돼 그 사실이 알려졌을 뿐이다. 무대를 기획한 담당자의 의도가 있을 것이다. 출연 압력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 생방송 출연 취소를 놓고 JYJ, 제주도청, KBS의 입장은 제각각이다. 이제 남은 건 JYJ 측의 대응 뿐이다. JYJ 측은 향후 어떻게 대응할 방침일까.
씨제스 측 : 우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주도청과 KBS 모두를 제소할 방침이다.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공연과 활동은 상호간에 서로 협의를 하고, 약속을 한 부분이다. 제주도까지 가서 공연을 한다는 게 쉬운 일도 아니다. 멤버 드라마 스케줄도 미리 조정하는 등 절차를 밟았다. 그만큼 멤버들의 실망이 컸다. 대표는 법적인 절차까지 고려하고 있다.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리고 그 판단은 공정거래위원회, 나아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제주 7대경관 생방송'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JYJ에겐 방송의 벽이 높았던 게 사실이다. 결국 이번 출연 취소 문제와 JYJ 측의 대응, 그 결과는 향후 활동을 가늠해 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 크다.
<글=나지연기자,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주도청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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