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음악은 '종합선물세트'다. 골라 듣는 재미가 있다. 발라드, 댄스, 어쿠스틱, 스윙, 보사노바, 포크, 재즈, 그리고 라틴팝까지. 단 3장의 정규앨범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그녀의 나이는 이제 겨우 21살.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향해 한 발씩 내딪고 있다.
데뷔곡은 지난 2008년 발매한 '미아'다. 당시에는 나이와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만큼 음악, 무대, 비주얼이 성숙했다. 그러다 2009년 '부', '마시멜로우'를 통해 본연의 색을 찾았다. 깜찍한 댄스곡으로 승부수를 걸었고, 대중에 통했다.
포텐은 2010년 '좋은날'로 터졌다. 3단 고음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나만 몰랐던 이야기', '너랑 나'로 트리플를 기록했다. 러블리 코드에 판타지를 접목시킨 점이 주효했다. 2013년에는 '모던 타임즈'로 또 한 번 변신을 꾀했다. 이후 자작곡으로 싱어송라이터 컴백을 알렸다.
음악적 성장만 있는 건 아니다. 나이, 음악에 맞춰 비주얼도 진화했다. 무대, 안무, 의상에 공을 들였다. 깜찍 콘셉트 땐 하의실종룩을 입고 인형과 춤췄다. 러블리 콘셉트 땐 원피스를 입고 뮤지컬 형식의 댄스를 췄다. 최근엔 시스루 의상에 스윙 댄스를 선보였다.
☞ 아이유의 3단(큐티→러블리→성숙) 변신을 살펴봤다.
① 큐티 U : 데뷔 앨범 '미아'가 조숙하다는 평가를 듣자, 노선을 바꿨다. 전략은 17세 아이유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 2009년 4월 발매한 정규 1집 '그로잉 업'(Growing Up), 같은 해 11월 발매한 미니 2집 '아이유…아임'(IU…IM) 등을 통해 10대 본연의 풋풋함을 발산했다.
노래 : '부'(BOO), '마시멜로우'가 대표 곡이다. 두 곡 모두 아이유의 사랑스런 보이스 톤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쉬운 멜로디와 가벼운 댄스 비트, '마이 부'·'마쉬멜로우'를 반복하는 가사 배치로 소녀의 순수한 감성을 담았다.
안무 : 포인트를 살려 귀여운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부'에서 아이유는 손으로 하트를 그리고, 손키스를 날렸다. '마시멜로우'에서는 손가락을 동그랗게 모으고, 앞뒤좌우로 찍으며 마시멜로우 모양을 형상화했다. 상큼하고, 발랄한 표정 연기가 돋보인 무대였다.
스타일 : 상큼했다. '부'에서는 하의실종룩에 도전했다. 숏팬츠와 파스텔톤 상의로 통통 튀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하이 부츠로 경쾌한 느낌도 살렸다. 헤어 스타일이 깜찍 스타일의 절정이다. 일명 만두머리, 양갈래 머리 등 여고생 헤어 스타일을 선보였다.
PLAY 1. 부(BOO) : 가능성을 보여준 시기다. 당시 아이유는 발랄한 여고생 가수로 대중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10대 콘셉트 전환이 주효했다. 경쾌한 멜로디, 살랑살랑거리는 댄스, 깜찍한 외모가 주목을 받았다.
PLAY 2. 마시멜로우 : 존재감을 드러냈다. '마시멜로우'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음악프로그램 10위권에 진입했다. 이 때부터 삼촌 팬이 급격히 늘었다. 자신감이 붙자 무대에서 팬들과 교감을 하기 시작했다. '조련유'라는 애칭도 이 때 탄생했다.
② 러블리 U : 아이유의 2단 변신은 러블리다. 2010년 3번째 미니앨범 '리얼'(REAL)과 1년 뒤 발표한 정규 2집 '라스트 판타지'(Last Fantasy)를 통해 사랑스런 매력을 발산했다. 각 앨범의 타이틀곡인 '좋은 날', '너랑 나'의 2연속 히트로 '국민 여동생' 반열에 올랐다.
노래 : 두 곡의 공통점은 판타지 코드다. 하프, 호른 등 생소한 악기를 사용해 리얼한 사운드를 구축했다. 마이너와 메이저를 오가는 코드 진행도 신비했다. 포인트는 고음이다. 특히 '좋은 날'의 3단 고음은 아이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안무 : 짜임새 있는 안무가 돋보였다. '좋은 날'에서 처음으로 남성 댄서와 호흡을 맞췄다. 후렴구 손으로 밀고 당기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너랑 나'에서는 '시계를 더 보채고 싶지만' 가사에서 손으로 태엽을 돌리는 등의 동작으로 여성미를 가미했다.
스타일 : 러블리, 그 자체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표방한 '앨리스룩'으로 남심을 사로잡았다. '좋은날'에서는 H라인 원피스, 풍성한 플레어 스커트를 주로 입었다. '너랑 나' 때는 네크라인에 포인트를 준 원피스를 착용했다. 긴 생머리가 더해져 여성미가 부각됐다.
PLAY 3. 좋은날 : 3단 고음으로 포텐이 터졌다. 아이유가 "암 인 마이 드림"(I'm in my dream)이라고 입을 떼는 순간 모든 삼촌팬들이 숨을 죽였다. 데뷔 후 처음으로 음원 사이트, 음악 프로그램 1위를 기록했다. 전에 없던 대중성까지 확보했다.
PLAY 4. 너랑 나 : 아이유표 음악 색깔을 정립한 시기다. '너랑 나'를 통해 판타지 코드에 도전했다. 동화같은 멜로디와 가사가 큰 인기를 얻었다. 실제 음원을 발표 후 전 음원 사이트를 올킬 시켰다. 판타지 코드는 아이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③ 성숙 U : 20살 아이유는 안주하지 않았다. 그 변화는 지난 10월 발표한 정규 3집 '모던 타임즈'와 리패키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분홍신'에서 '금요일에 만나요'까지. 다양한 장르를 시도했고, 싱어송 라이터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노래 : '분홍신'을 통해 데뷔 후 처음 스윙 장르를 시도했다. 또래 가수들이 선보이지 않은 장르다. 강렬한 고음을 자유자재로 소화했다. '금요일에 만나요'에서는 어쿠스틱 팝 장르에 도전했다. 잔잔한 기타 반주와 아이유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잘 조화를 이뤘다.
안무 : '분홍신' 무대는 한 편의 뮤지컬을 연상케 했다. 단조로운 안무에서 탈피해 갈고 닦은 스윙 댄스를 선보였다. 빨간색 구두를 신고 현란한 스텝을 선보였다. 마지막 부분엔 아이유가 사라지고 구두만 남는 '마술' 형식의 안무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스타일 : 처음으로 진한 염색 헤어에 도전했다. 강렬한 금발, 핑크, 레드 헤어를 시도했다. 의상도 완연한 여인의 모습이었다. 섹시 코드가 가미된 시스루나 레이스 소재 원피스를 입었다.
'금요일에 만나요'에서는 내추럴한 스웨터룩으로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뽐냈다.
PLAY 5. 분홍신 : 음악적 역량을 마음껏 드러냈다. 올드한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윙 댄스 역시 성숙해진 아이유의 면모를 보여주는데 한 몫했다. 소녀에서 완연한 여인이 됐다는 평이다.
PLAY 6. 금요일에 만나요 : 싱어송라이터 탄생을 알렸다. 자작곡으로 주요 음원 사이트를 올킬했다. 스윙에 이어 어쿠스틱까지, 아이유에게 장르의 한계가 없다는 점도 명확히 보여줬다. 어느덧 아이유는 믿고 듣는 가수가 됐다.
글=김수지기자(Dispatch)
그래픽=김효은기자(Dispatch)
사진=로엔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