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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 괴담은, 현실이 된다"…'꿀알바', 아는 호러의 진땀

[Dispatch=유하늘기자] 인터넷을 떠돌던 기묘한 괴담이 현실이 됐다. 일상의 공간이 상상치 못한 공포 현장으로 돌변한다. 호러 마니아라면 반길 만한 쫄깃한 작품이 나왔다.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색다르다. 매회 새로운 공포를 꺼내들고, 쉴 틈 없이 몰아붙인다. 괴담의 매력을 비주얼로 극대화했다.

이재욱의 열연도 힘을 보탠다. 능청스러운 연기와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공포와 웃음을 오간다. 황당한 설정마저 현실로 끌어당기는 원맨쇼를 펼친다.

(※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꿀알바'는 미스터리 호러 시리즈다. 혁준(이재욱 분)은 돈이 절실하다. 결국 시급이 50배 높은 알바 자리에 뛰어든다. 단, 그곳에서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작품은 익숙한 괴담을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해외 호러물에서 접했을 법한 소재들이다. 이를 일상적인 노동 현장으로 옮겼다.

1회 편의점 야간 알바가 대표적이다. 혁준에게는 운영 원칙이 적힌 수첩이 주어진다. 겉보기엔 평범한 편의점이지만, 지켜야 할 규칙은 비상식적이다. '나폴리탄 괴담'을 떠올리게 한다.

공포는 규칙의 존재에서 시작된다. 왜 지켜야 하는지, 어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 일상적인 공간에 이해할 수 없는 금기가 더해지면서 불안감이 커진다.

제약회사 행사장에서는 또 다른 공포가 펼쳐진다. 장난스럽게 웃던 광대가 자신을 멸시하는 상대 앞에서 잔혹한 본색을 드러낸다. 코믹한 분장과 섬뜩한 행동이 대비된다. '광대 공포증'을 자극한다.

오피스텔 우유 배달은 공간 자체가 공포의 대상이다. 평범한 건물에 들어선 순간, 출구 없는 미로로 변한다. 뒤틀린 시공간은 인터넷 괴담 '백룸'을 연상시킨다. 보는 사람마저 탈출하고 싶게 만든다.

에피소드마다 공포의 형태가 달라진다. 특정 크리처나 설정에 기대지 않는다. 새로운 아르바이트가 시작되면, 시청자도 처음부터 위험을 다시 파악해야 한다.

회당 30~40분의 짧은 러닝타임에서 불필요한 설명을 덜어냈다. 혁준이 알바 현장에 도착하면, 곧바로 사건이 시작된다. 상황을 이해할 틈도 없이 위기가 밀려온다.

속도감이 작품의 강점이다. 하나의 괴담에 적응할 무렵, 다음 이야기로 넘어간다. 시청자가 공포에 무뎌질 틈을 주지 않는다.

시각적인 자극도 강렬하다. 곤충과 귀신,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예고 없이 등장한다. 기괴한 형상과 잔혹한 장면으로 호러 특유의 오싹함까지 살렸다.

사실, 소재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괴담에 빠삭한 시청자라면 전개를 예상할 여지도 있다. 대신 알려진 공포를 빠르게 변주하며 오락성을 극대화했다.

'꿀알바'의 중심에는 이재욱이 있다. 혁준은 매번 새로운 공포에 내던져진다. 기괴한 사건을 끌어내는 것도, 그 안에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것도 그의 몫이다.

이재욱은 혁준의 찌질함을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겁에 질려 굳어지는 표정, 흔들리는 눈빛, 허둥대는 몸짓으로 절박함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그의 진가가 드러나는 건 우유 배달 장면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물건을 배달해야 하지만, 정상적인 업무 수행은 불가능에 가깝다. 실패하면 목숨까지 위험해진다.

호수가 미세하게 잘못 적혀 있고, 시공간은 뒤틀린다. 설상가상으로 엘리베이터까지 고장난다. 이재욱은 그때마다 온몸을 던진다. 뛰고, 구르고, 발버둥치며 어떻게든 배달을 마치려 한다.

비현실적인 사건과 지극히 현실적인 반응이 충돌한다. 이재욱은 이 간극을 능숙하게 오간다. 비현실적인 설정에도 설득력을 불어넣는다.

'꿀알바'는 여러모로 '오징어 게임'을 떠올리게 한다.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주인공, 목숨을 담보로 내건 거액의 보상, 생존을 좌우하는 규칙까지. 이야기의 기본 구조가 비슷하다.

돈은 선택의 이유이자, 공포의 출발점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당장 도망쳐야 할 일터다. 그러나 혁준은 위험을 알면서도 다시 돈을 좇는다. 생계의 절박함이 비상식적인 선택을 납득하게 만든다.

다만 구현 방식이 다르다. '오징어 게임'이 인간의 욕망과 경쟁을 생존 게임으로 풀어냈다면, '꿀알바'는 초자연적인 존재와 괴담의 기괴함을 내세운다.

'꿀알바'의 무기는 익숙함의 재발견이다. 흔히 접했던 괴담을 일상적인 알바에 접목했다. 이재욱의 현실적인 연기로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다음 괴담을 기다리는 재미와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지켜보는 긴장감이 공존한다. 호러 마니아에게는 익숙한 소재를 새롭게 즐길 기회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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