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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침내, 믹스토피아에 당도했다"…엔믹스, 벅참의 피날레

[Dispatch=이아진기자] '블루 발렌타인'은 사랑의 상처를 애틋하게 그렸다. '헤비 세레나데'는 사랑에 대한 확신을 극적으로 터뜨렸다. '긴 소원'은 서정적인 환희로 가득하다.

엔믹스가 '벅참'의 3부작을 완성했다. 세 곡 모두 서정적인 멜로디로 감정을 쌓아 올린 뒤, 후렴에서 폭발시킨다. 이상향 '믹스토피아'를 향한 여정을 아름답게 장식한 것.

그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한층 정교해졌다. 서로 다른 장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믹스팝을 발전시켰다. 대중적인 멜로디를 살리면서도 엔믹스만의 음악적 개성은 지켰다.

변화는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엔믹스는 데뷔 후 처음으로 유닛곡을 선보였다.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했고, 규진은 작곡에도 도전했다. 뛰어난 가창력을 넘어 창작자로서 가능성까지 넓혔다.

'디스패치'가 엔믹스의 미니 6집 '스트레인지 뮤즈'(Strange Muse)를 들어봤다.

◆ 치밀한 믹스팝

엔믹스는 앨범마다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해 왔다. 현실 세계 '필드'(FIELD)와 상상의 세계 '믹스'(MIXX)를 거쳐 이상향 '믹스토피아'(MIXXTOPIA)로 향하는 모험을 그렸다.

마침내 도착한 믹스토피아에서 꺼낸 주제는 '뮤즈'다. 낯설고 다른 존재도 누군가에게 영감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세계관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소설반' 실물 음반도 발매했다.

타이틀곡 '긴 소원'은 이러한 메시지를 생일에 빗댔다. 가사에 서사를 세심하게 녹였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차원의 틈'에서 상대를 마주한다. 마지막에는 '차원의 끝'에서 다시 만나 상대를 기억하겠다고 다짐한다.

뭄바톤과 아프로비트, 퓨처 하우스를 결합한 믹스팝이다. 벌스에서는 뭄바톤 리듬이 흐른다. 레게톤 특유의 엇박 리듬이 경쾌하다. 후렴에서는 하우스 비트와 시원한 고음으로 벅찬 감정을 끌어올린다.

장르를 이전보다 한층 정교하게 섞었다. 브릿지 부분이 대표적이다. 인트로에 등장한 멜로디를 최소한의 반주 위에 다시 펼친다. 앞서 심어둔 복선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이질감을 줄였다.

내레이션 역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도입부에서는 해원이, 브리지에서는 규진이 소화한다. 과거에는 '엔믹스 체인지 업'(NMIXX CHANGE UP)이라는 구호 후 급격한 변화를 알렸다. 하지만 이제는 감정의 완급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전환을 유도한 것.

A&R팀은 '디스패치'에 "전작들과 음악적 결은 이어가되, 멤버들의 가창력을 대중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팝 기반 사운드에 중점을 뒀다"며 "초기 믹스팝의 급격한 장르 전환과 전작들의 부드러운 연결감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 서로가 서로의 뮤즈

타이틀곡에서 기존의 색을 보완했다면, 수록곡에서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데뷔 후 처음으로 유닛곡을 수록했다. 릴리·해원, 설윤·배이, 지우·규진이 각각 호흡을 맞췄다.

팬들에게는 익숙한 조합이다. 데뷔 전 '퀄리파잉'(QUALIFYING) 시리즈와 지난 7월 팬미팅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음색과 음역대의 조화를 고려한 구성으로, 여러 무대를 통해 호흡을 입증했다.

A&R팀은 "데뷔 5년 차를 맞아 멤버 개개인의 색을 보여줄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엔믹스는 각자의 고유한 음색이 뚜렷한 팀이다. 이러한 장점이 유닛곡에서 더욱 잘 드러날 것으로 기대했다"고 밝혔다.

유닛곡은 믹스팝 대신 각각 하나의 장르에 집중했다. 릴리와 해원의 '너는 달'(Sing to the Moon)은 발라드 팝이다. 차분한 피아노 선율 위로 두 사람의 감미로운 음색과 탄탄한 가창력이 조화를 이룬다.

설윤과 배이는 '핫 앤 언바더드'(Hot 'n Unbothered)를 불렀다. 묵직한 킥과 엇박의 스네어가 맞물리는 뎀보 리듬을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 알앤비 풍 보컬을 얹었다. 두 멤버의 몽환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음색이 돋보인다.

지우와 규진의 '휙'(WHIP)은 힙합 기반의 업템포 곡이다. 신시사이저 사운드에 속도감 있는 랩과 중독적인 팝 멜로디를 결합했다. 그간 단체곡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던 두 사람의 리듬감 넘치는 랩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장르적 대비는 앨범의 서사와도 맞닿는다. 유닛으로 나뉘었을 때는 단일 장르이던 음악이 모든 멤버가 모이면 다시 믹스 팝이 되는 것. '서로가 서로의 뮤즈가 된다'는 메시지를 사운드로 구현한 결과다.

실제 작업 과정도 그랬다. A&R팀은 "배이가 설윤의 녹음본을 참고해 방향을 잡았고, 지우가 만든 가사에 규진이 탑라인을 작업했다"며 "서로가 서로의 뮤즈가 되어주며 곡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 실력파를 넘어, 창작자로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는 과정은 멤버들의 창작 참여로도 이어졌다. 멤버 모두 자신의 유닛곡 작사에 참여한 것. 규진은 작곡에도 도전했다.

먼저, 해원은 '너는 달'의 제목을 직접 제안했다. 가사 시안도 2가지로 준비했다. 덕분에 곡의 주제와 가사가 한층 구체화됐다.

특히 후렴에서 달의 특성을 문학적으로 푼 가사가 인상적이다. '손톱보다 작고 / 날 삼킬 만큼 크던 / 모든 날의 네게'라는 구절이 바로 그것. 초승달의 형태를 손톱에, 커지는 마음을 달라지는 달의 크기로 표현했다. 감각적인 비유로 곡의 감수성을 한층 살렸다.

배이도 창의력을 발휘했다. 전작 '헤비 세레나데'의 수록곡 '디프런트 걸'(Different Girl)에서도 독특한 표현으로 곡의 개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에는 단어 하나로 곡의 태도를 바꿨다. '핫 앤 언바더드'의 데모 제목은 원래 '핫 앤 바더드'(Hot and Bothered)였다. 배이는 '언바더드'(Unbothered)를 제안했다.

'뜨겁고 동요하는'이라는 뜻에서 '뜨겁지만 개의치 않는'이라는 의미로 전환했다. 한층 당당하고 여유로운 태도를 드러내고자 한 것.

지우와 규진은 공동 작업으로 시너지를 냈다. 시작은 지우의 메모였다. 일기장처럼 적어 내려간 감정이 가사가 됐다. 규진은 여기에 멜로디를 붙여 '휙'의 탑라인으로 발전시켰다.

◆ 실험의 끝은 확신

이번 앨범은 엔믹스가 쌓아온 음악적 경험을 보여준다. 믹스팝의 완성도를는 한층 높아졌다. 멤버들은 창작을 통 성장한 음악 역량을 입증했다.

이들의 믹스팝은 더 이상 낯선 실험에 머물지 않는다. 장르를 한층 정교하게 결합하고, 대중적인 멜로디를 더했다. 자신들만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성과도 뒤따르고 있다.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대상을 받았다. 설윤은 신보 일문일답에서 "저희의 여정이 때로는 헷갈리고 힘들기도 했다. 대상이 스스로를 더 믿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엔믹스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자신들만의 음악을 고집해 왔다. 이제는 그 음악에 확신을 얻었다. 대중에게도 '믿고 듣는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이번 앨범으로 믹스토피아를 향한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데뷔부터 이어온 서사는 끝났지만, 이미 자신들만의 음악적 공식을 찾아냈다. 앞으로 어떤 세계를 펼치고, 그 이야기를 어떤 음악으로 풀어낼지 기대된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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