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귀여운 먼작귀를 보러 갔다가 오싹한 미스터리를 만났다. 동글동글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모험은 힐링보다 서늘한 뒷맛을 남겼다.
'미드소마'부터 '살인의 추억'까지, 예상치 못한 작품들이 비교 대상으로 소환됐다. 반전의 입소문은 흥행으로 이어졌다.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은 3주 연속 주말 박스 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지난 주말(23~25일) 32만 309명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수는 224만 명이다.
국내에선 '먼작귀'(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로 알려져 있다. 1~2분 남짓한 짧은 에피소드와 앙증맞은 캐릭터로 사랑받으며 굿즈 인기도 끌었다.
극장판은 작가 나가노가 X에 연재한 만화 중 '세이렌 편'을 뼈대로 삼았다. 연재 당시 SNS에서 수많은 해석을 낳은 에피소드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보수 100배의 유혹에 빠진 치이카와 일행이 미지의 섬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비밀을 마주한다.
푸른 바다와 따뜻한 환대,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했던 섬. 그러나 거대한 세이렌이 주민들을 하나씩 데려간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분위기는 서늘해진다.
직접적인 잔혹 묘사 대신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 나오는 쿠키 영상은 불쾌한 뒷맛까지 남긴다.
일본에선 이미 신드롬이다. 지난 7월 개봉해 52일 만에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일본 박스오피스 1위다.
국내에선 2030 관객이 흥행을 이끌었다. 귀여운 캐릭터를 보러 갔다가 예상치 못한 반전에 놀랐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개봉 첫날 12만 명을 모으며 올해 개봉 애니메이션 최고 오프닝을 기록했다. 개봉 10일 만에 100만 명, 24일 만에 2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200만명 관객을 넘긴 영화 중 애니메이션은 '토이 스토리5'와 '극장판 치이카와' 뿐이다.
극장 밖에서도 화제였다. 엠넷 음악방송 '엠카운트다운'에서 스페셜 무대로 깜짝 등장하며 이색 프로모션을 펼쳤다.
엠카운트다운 측은 '디스패치'에 "치이카와가 엠카 주요 시청층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제작진도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방송에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넓히고 있는 와중에 색다른 재미를 더하고 싶어 함께 무대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무대뿐 아니라 '릴레이 댄스' 콘텐츠도 참여했다. 개봉 첫 주말엔 탈인형 무대인사로 관객들을 만나기도 했다.
인기에 힘입어 4DX 상영까지 확정했다. CGV 4DX 팀은 '디스패치'에 "20~30대 여성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사랑받는 IP인 만큼,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효과의 강약을 세심하게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귀여움과 오싹함의 대비다. 4DX 측은 "먼작귀 특유의 꼬물꼬물한 움직임과 작은 몸짓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며 "거대한 몸집의 세이렌이 등장하는 장면과 전투신에선 강렬한 모션으로 극적인 대비를 줬다"고 전했다.
이어 "우사기의 노래 장면에선 음악의 비트에 맞춰 좌석이 움직인다. 작품 특유의 유쾌한 리듬감을 한층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귀여운 얼굴로 시작해 오싹한 뒷맛을 남긴 '치이카와'. 일본에 이어 국내에서도 그 반전이 통했다. 작고 귀여운 녀석들의 극장가 습격은 계속된다.
<사진출처=QTORY inc., 엠넷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