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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th BIFF] "세계를 향한 첫걸음"…'BIFF', A-리스트의 시작

[Dispatch | 부산=유하늘기자] "이제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세계 무대로 한 걸음 내딛습니다." (김민하)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세계 주요 영화제로 한 단계 도약했다. 올해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의 'A-리스트'(A-list)로 공식 선정됐다.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적인 영화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경쟁 부문의 위상도 높아졌다. 지난해 신설된 '부산 어워드' 대상 수상작에는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이 주어진다. 아시아 영화가 세계 무대로 향할 새로운 길이 열린 셈이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막을 올렸다. 세계 영화제로 도약한 BIFF가 한층 풍성해진 작품들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배우 김민하가 단독 MC로 개막식을 이끌었다. 그는 "이병헌 선배님이 지난해 개막식에서 '모든 이야기에는 시작이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오늘, 그 또 다른 시작에서 이야기를 이어간다"고 힘찬 출발을 알렸다.

◆ 레드카펫 | 세계의 별, 부산으로

글로벌 영화인들이 부산에 집결했다.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들이 개막식을 빛냈다. 관객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이들을 맞았다.

이자벨 위페르, 판빙빙, 미치에다 슌스케, 데구치 나나, 카사마츠 쇼 등 글로벌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아이들' 슈화는 대만 영화 '오래오래 행복하게'로 배우로서 처음 영화제에 참석했다.

거장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룩백'으로 영화제를 찾았다. 알폰소 쿠아론과 호나스 쿠아론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영화제 기간 '그래비티' 아이맥스 상영과 스페셜 토크, 마스터 클래스 등에 참여한다.

'호프' 팀도 레드카펫에 섰다. 나홍진 감독을 비롯해 조인성, 황정민, 음문석이 함께했다. 이창동 감독과 전도연, 설경구, 조여정은 '가능한 사랑'으로 관객들과 인사했다.

피날레는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 팀이 장식했다. 김민하, 심은경, 이희준, 주종혁, 한선화, 장률, 전소영, 김동휘, 김종관 감독, 백경숙 제작자 등이 환한 미소로 관객들과 인사했다.

◆ A LIST | BIFF의 위상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가장 큰 변화는 'A-리스트 영화제' 진입이다. 국제영화제작자연맹이 인정하는 세계 주요 영화제로 공식적인 위상을 갖추게 됐다.

몸집도 커졌다. 올해 59개국 247편의 작품이 공식 초청됐다. 전체 상영작은 총 316편에 달한다. 부산 일대 8개 극장, 31개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경쟁 부문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감독들의 작품 13편이 초청됐다. 임하연·김정훈 감독을 비롯해 이란의 마지드 마지디, 일본의 히로세 나나코·오키타 슈이치, 대만의 리윈찬 등이 경쟁을 펼친다.

총 5개 부문의 '부산 어워드'가 이들을 기다린다. 대상 수상작에는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이 주어진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의 허브를 넘어, 세계 주요 영화제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이머우 감독은 "한국 영화들이 최근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배워야 할 점들이 많다"며 "아시아 영화의 무대가 아시아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훌륭한 영화들을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시상식 | 허안화·양자경·김동호

시상도 이어졌다. 먼저, 까멜리아상은 영화 산업에서 여성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샤넬이 지난 2024년 제정했다.

올해 수상자는 허안화 감독 겸 프로듀서다. 그는 홍콩 영화계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이다. 홍콩 사회의 일상과 그 이면에 깃든 삶의 애환을 그려왔다. 특히, 소외되기 쉬운 여성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허안화 감독은 "어느덧 80세가 됐다. 영화를 만드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며 "그렇기에 오랜 시간 영화를 만들어온 지금, 이 상의 가치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다. 부산에서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양자경에게 돌아갔다. 약 15년 만에 부산을 찾았다. 양자경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가 세계 무대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고, 동서양을 아름답게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 누구도 이 일을 혼자 해낼 수는 없다. 나를 믿어주고 도전하게 해주며 곁을 지켜준 사람들이 있다"며 "장이머우 감독과 허안화 제작자는 가장 길고 힘든 날에도 그저 웃음을 짓게 만들어주셨다"고 덧붙였다.

한국영화공로상은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받았다. 그는 지난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함께한 인물이다. 30년 넘게 BIFF의 성장과 발전에 힘써왔다.

김동호 전 이사장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31년 동안 영화제를 찾아주시고 사랑해주신 국내외 영화인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 성원과 사랑이 뒷받침돼 오늘의 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 개막작 | 낮과 밤은 서로에게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다. 여름에서 가을 사이, 한 카페에서 마주한 네 쌍의 남녀를 그린 로맨스 영화다. 유쾌하고 담백한 대화를 통해 저마다 다른 사랑의 순간을 담아냈다.

'낮과 밤은 서로에게' 팀은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직접 인사를 건넸다. 김종관 감독은 "작고 사소한 것들이 지닌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찰나의 순간을 통해 삶의 여러 모습을 담아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현실을 기반으로 멋진 환영을 만들어내는, 사랑스럽고 존경하는 영화인들 앞에 서니 무척 설렌다"며 "관객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서로 이야기를 나눴으면 한다. 그 대화가 또 하나의 영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심은경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이래로 처음 무대에 섰다"며 "야외 상영과 영화의 분위기가 잘 어우러질 것 같다. 관객분들이 재밌게 봐주시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후 영화의전당 야외 대형 스크린에 개막작이 펼쳐졌다. 약 5,000명의 관객은 선선한 가을밤을 영화로 채웠다. 열흘간 이어질 축제의 시작을 함께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폐막식은 배우 임시완이 단독 진행한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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