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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 이상은 없지 않을까요?"…조인성, 1000번의 액션 (호프)

[Dispatch=정태윤기자] 나홍진은 한국에서 가장 집요한 감독 중 한 명으로 불린다. 조인성은 그 집요함 앞에서 물러서지 않은 배우였다.

말을 타고 총을 쏘고, 달리는 차에 매달리고, 정체불명의 존재와 맨몸으로 맞선다. 조인성은 그 장면들을 완성하는 동안 감독만큼이나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내선택이니까 '내가 책임을 지자'는 마음이었습니다.100번찍을각오로 갔어요. 그러다 30번만 찍으면 '아 오늘 빨리 찍었네'라고 할 수 있었죠."

'디스패치'가 최근 조인성을 만났다. 영화 '호프'(감독 나홍진)에 쏟아부은 노력을 들었다.

◆ "감당할 자신 있나"

조인성은 '호프'에서 '성기' 역을 맡았다. 성기는 동네 청년들을 데리고 다니며 사냥과 낚시로 소일거리를 하는 인물. 나홍진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그는 "집요한 스타일이라는 건, 감독님의 전 작품에서도 유추할 수 있었다. 엄청난 에너지가 뚫고 나오지 않나. 그게 나홍진 영화의 힘이다. 하고 안 하고는 제 선택의 문제였다"고 밝혔다.

"하기로 선택을 했으면, 그때부터는 제 개인적인 문제가 되는 거잖아요. 누구의 탓을 돌릴 수도 없고 내가 하기로 했으니까 책임을 지자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고생할 생각으로 임했다. 그는 "매 순간 재미있었다. 100번 찍을 거라고 생각하고 현장에 갔다. 생각의 차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감독님이 폼을 바꿔서 타협을 한다면, 불안 요소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나홍진 감독의 집요함 덕에 나온 장면도 있었다. 그는 "원래 테이크를 많이 가는 감독님은 아니다. 그런데 마베이요(마이클 패스벤더 분)랑 싸울 때 계속해서 '한 번 더'를 외치시더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다른 걸 보여달라고 하니까, 밑에 있는 풀을 잡고 뜯으면서 일어나는 장면이 있었어요. 생존의 절박함을 끝까지 뽑아내려고 했던 감독의 의도 덕에 더 절박한 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마을 청년 성기

오직 혼자서 달리는 범석(황정민 분)과 다르게 성기는 마을 청년들과 무리 지어 다닌다. 조인성은 영화 안에서의 관계성을 위해 촬영 전부터 '성기 무리'를 자주 만났다.

그는 "그러면 관계성이 쌓이지 않나. 그걸 그대로 캐릭터로 가지고 왔다"며 "설정 위에 관계가 쌓이니까, 전사 없이 유대 관계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기 무리는 루마니아 레테자트 국립공원에서 대부분의 촬영을 진행했다. 조인성은 "루마니아에서 성기 무리를 가장 먼저 촬영했는데 리허설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건 긴장감이었다. 그는 "보실 때는 아무렇지 않겠지만, 산속에서 걷는 신을 정말 오래 찍었다. 감독님이 한 걸음 한 걸음 마다 '긴장감'을 외치셨다"고 떠올렸다.

"그 호흡을 유지한 채 계속 숲속을 걸었습니다. 날파리를 정말 많이 먹은 것 같아요. (웃음) 그리고 말을 타고 뛰고, 고된 신들이 많았기 때문에 제 몸 상태를 신경 많이 써주셨습니다."

"이 이상은 없지 않을까요?"

조인성은 깊은 숲과 광활한 국도를 오가며 말을 타고 난도 높은 추격씬을 직접 소화했다. 그는 "말은 기계가 아니니까 오라고 하면 오고, 가라고 하면 가는 게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드론이 위에 붙고 바이크가 따라오면서 찍었다. 말은 굉장히 예민해서 갑자기 탁 틀어버린다. 정말 위험하기 때문에 생으로 부딪히면서 했다"고 부연했다.

광활한 국도와 나무가 울창한 숲은 말의 컨디션이 명확히 달랐다. 아스팔트는 말의 무릎에 영향이 많이 가 위험했다. 반면 숲은 장애물이 많아 아무리 쳐도 속도가 안 났다.

심지어 말에 매달린 채 차로 넘어가는 신까지 소화했다. 한 다리는 차에, 나머지는 말에 매달린 채 아슬아슬한 추격전을 벌여야 했다.

그는 "무술팀에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이렇게 한 적은 없다'고 하더라. 승마팀도 못 한다고 하고…. 제가 할 수밖에 없었다"며 "쉽지 않을 것 같다 생각하고 현장에 갔다.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 같이 날이 오지 않냐"며 웃었다.

"말을 탈 때마다 스태프들이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하다'며 격려해 줬어요. 제가 컷하고 돌아오면 다들 '살아 돌아오신다'며 박수를 쳐주셨어요. 더 이상의 액션은 없지 않을까요?"

한국 영화의 호프

'호프'는 한국 영화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텐트폴 대작이다.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 등도 출연했다.

조인성은 '호프'가 짊어진 무게에 대해 "능소화는 장마와 태풍이 올 때 피는 꽃이다. 그래도 꽃이 활짝 핀다고 하더라. 우리 영화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한국 영화가 현재 부침이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게 장마와 태풍이라고 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프'가 관객들의 품속에서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속편에 대한 기대는 없을까. 그는 "아직 속편을 이야기하기엔 조심스럽지만, 나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좋은 결과가 있다면 감독님 머릿속에 있는 2번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조인성은 지난 2월 영화 '휴민트'(감독 류승완)에 이어 '호프', 그리고 하반기에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 공개도 앞두고 있다.

그는 "올해 3편이나 공개하게 돼서, 도망가고 싶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해도 책임감이 생긴다"며 "'호프'를 후회 없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준비한 만큼 전 세계 관객들과 뜨겁게 만나고 싶다"고 바랐다.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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