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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울림, 혹은 큰 떨림"…김민하, '하나 코리아'의 자유 (시사회)

[Dispatch=정태윤기자] 탈북민을 주제로한 이야기는 많다. 그런데 덴마크 감독이 만든 탈북 여성의 이야기는 어떨까.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은 바깥의 시선에서 안쪽의 경험을 풀어냈다.

한국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되, 사회적 맥락에 대한 이해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오스카에서 영화 '기생충' 통역가로 유명한 최성재(샤론 최)가 각본가로 참여해 그 깊이를 더했다.

여기에 배우 김민하가 중심을 잡는다. 낯선 세상에 홀로 선 탈북 여성 혜선의 불안과 희망을 절제된 감정으로 스크린에 새겼다.

영화 '하나코리아' 측이 26일서울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배급 시사회를 열었다.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 김민하, 김주령, 안서현, 최성재 각본가가 자리했다.

'하나 코리아'는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낯선 삶 속에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려는 탈북 여성 혜선의 여정을 그린다.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은 "지난 2014년 처음 한국에 왔다. 두 남자와 만났는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하더라'며 그 지점이 흥미로워 찾아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 여성의 용기가 영화화의 시발점이 됐다. 쇨베르 감독은 리서치를 이어가다 지난 2019년 한 탈북 여성을 만나게 됐다. 쉽사리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었다.

감독은 "그 분의 용기에 힘을 얻었다. 혜선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우리가 누리는 자유에 대해 여러가지로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했다"고 밝혔다.

최성재가 공동 각본으로 참여했다. 탈북 여성들이 마주하는 현실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최성재는 "이야기의 골격과 구조가 어느정도 잡힌 상태에서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많은 단절 중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고민하면서 방향성을 잡아갔다"며 "영어로 고를 쓰기도 하고 한글로 고를 쓰기도 했다. 지지고 볶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고 털어놨다.

덕분에 영화는 덴마크 감독이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섬세히 한국 여성의 정서를 그려낸다. 최성재가 정서적인 부분에서 다리를 놓았다.

그는 "탈북민을 생각하면 경제적, 사건적 어려움을 생각할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는 생활이 안착된 5년 후부터 어려워진다더라. 고향에 대한 그리움, 놓고 온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 그 과정에서 겪는 고립과 단절을 더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야기는 스팩타클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분열이 많은 세상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성재)

김민하가 혜선에 숨을 불어넣었다. 그는 대본을 처음 읽는 순간부터 무게를 느꼈다.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했기에, 소중히 다뤄야겠다고 생각했다 감히 상상도 못한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혜선이 하나원에 도착한 순간부터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했는지, 그 분기를 세세히 나눠 극을 이끌었다. 많지 않은 대사 속에서 침묵 만으로도 변화를 표현했다.

인물에 깊이 스며들 수 있었던 건, 촬영 전 덴마크에서 보낸 일주일의 시간이 힘이 됐다. 김민하는 촬영 전 감독, 최성재 작가와 함께 워크숍을 떠났다.

김민하는 "일주일 내내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리허설도 해봤다. 감독님 댁에 초대도 받았다. 서로에 대한 벽이 점점 허물어져서 현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덕분에 현장에선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통했다. 그는 "언어가 달라도 많은 걸 공감하면서 촬영했다. 영화를 만드는 일에 언어와 문화의 경계가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털어놨다.

김주령(숙희 역)과 안서현(보미 역)가 혜선의 옆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숙희는 하나원에서 처음 만난 혜선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연대와 따뜻한 온기를 상징하는 캐릭터.

김주령은 "촬영 전 감독님을 많이 만나뵀다. 작가님과도 충분히 대화를 나누며 촬영에 들어갔다. 덕분에 숙희의 아픔에 집중해서 연기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숙희가 그 아픔을 극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고 버티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을 먼저 배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삼키는 것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안서현이 잔잔한 이야기에 밝은 에너지를 더한다. 보미는 낯선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삶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루하루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나간다.

안서현은 "영화가 전체적으로 긴 호흡을 담고 있는데, 보미는 유일하게 템포를 가진 인물이다. 그때그때 보미가 가진 생각을 즉각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은 뮤지션이기도 하다. 이번 영화는 음악이 스토리 안에 잘 어우러지는 것이 포인트였다. 그는 "음악을 적당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감정을 밀어붙이기 보단, 감정을 타고 가게 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뜻하지만 멜랑꼴릭하기도 한 모호한 음악을 쓰고 싶었다. 마지막에 희망이 느껴지는 음악을 쓰고 싶어서 저와 음악 감독이 함께 작업해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은 촬영날 아침마다 그날 신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음악을 카카오톡으로 배우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김주령은 "특별한 선율도 없는 정말 난해한 노래들이었다. 그런데 계속해서 듣게 되더라. 그러면서 그 신에 대해 곱씹게 됐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

영화 곳곳에는 혜선의 고독이 묻어난다. 설명보다는 침묵이, 사건보다는 인물의 표정이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은 관객이 스스로 들여다보고 느낄 수 있는 여백을 남기고자 했다.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은 "초반에는 혜선에 상황에 맞춰 카메라를 고정했다. 시간이 지나 혜선이 자유의 정도에 따라 카메라를 유연하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혜선이 고립에 공감하기 위해 일부러 혼자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며 "한국 사회에 속하지 않은 아웃사이더적 관점을 느껴보려 했다"고 부연했다.

'하나 코리아'는 한국과 덴마크 공동제작 프로젝트다. '파친코'의 김민하, '오징어 게임'의 김주령, '옥자'의 안서현.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과 함께하며 국제 무대를 정조준했다.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은 "세분 다 엄청난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다. 해외에서도 이 작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오는 8월 덴마크에서 개봉하고, 이후 북미에서도 공개된다.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민하는 "저희 영화가 크고 화려하지 않지만, 작은 울림, 혹은 큰 떨림이 있을 거라 기대한다"며 관람을 독려했다. '하나 코리아'는 다음 달 8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05분.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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