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박혜진기자] "시력을 잃어가는 것에 대한 공포, 누군가에게 쫓기는 공포, 이 모든 것을 연기할 때의 제가 궁금했어요."(신민아)
배우 신민아가 스릴러로 새로운 얼굴을 꺼낸다. 1인 2역에 도전했다.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작가와 시각장애인 도예가를 동시에 연기했다.
안구 연기까지 소화했다. 시력을 잃어가는 과정을 눈동자의 위치로 표현했다. 눈의 움직임을 수없이 연습하다 두통이 올 정도였다.
'눈동자'는 그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됐다. 신민아는 "제게 새로운 감각을 깨워준 작품"이라며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스릴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화 '눈동자'(감독 염지호) 측이 26일 오전 11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염지호 감독, 신민아, 김남희, 이승룡, 김영아가 참석했다.

'눈동자'는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다. 유전병으로 시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는 서진이 쌍둥이 동생 서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염지호 감독은 "독립 장편 '옆집 사람'을 보고 제작사에서 연락받았다"며 "기획,개발 중인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정통 스릴러라 재밌게 읽었다"고 작품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신민아 역시 "사실 스릴러 장르를 계속하고 싶었다"며 "기회가 닿는대로, 더 표현해 보고 싶은 장르이기도 하다. '눈동자'는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스릴러 작품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신민아가 1인 2역에 도전했다. 사진작가 서진과 시각장애인이자 도예가 서인을 연기했다. 서진 역시 유전성 시신경병증으로 시력을 잃어가면서 서인의 죽음을 쫓아간다.
그는 "동생의 죽음을 파헤치는 와중에 시력을 잃어가는 공포, 누군가에게 쫓기는 공포심이 흥미로웠다"며 "연기할 때의 제가 궁금했다.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연기력이 많이 요구되는 캐릭터들이었기 때문에 캐스팅할 때 연기력을 중점적으로 봤다"며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이끌어갈 사람이 필요했다. (스릴러) 장르에서 많이 안 보던 얼굴이었으면 했다"고 신민아를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눈동자'는 신민아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도 그럴 게, 1인 2역과 시력을 잃어가는 캐릭터. 고민하고, 준비할 게 많았다. 안구 연기에도 도전했다.
신민아는 "영상을 많이 봤다. 이전에 느꼈던 것보다 다양한 면에서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상황과 사람들이 극복해 나가는 방법과 태도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눈동자의 위치나 동작도 많이 참고했다. 감독님이 보내주시는 레퍼런스도 다양하게 연구했다"며 "이러다가 눈동자가 계속 이 자리에 있는 거 아닐까할 정도로 연습을 많이 했다. 두통도 오더라"고 전했다.
김영아 배우는 "(눈동자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시력을 잃어감에 따라 눈동자의 위치를 잃어가더라. 긴 촬영 동안 그걸 유지하고, 집중해서 감정 표현까지 해낸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칭찬했다.
붕대 등으로 시야가 차단되니 다른 감각이 살아났다. 신민아는 "붕대로 눈을 감아보니, 서진이가 놓인 답답함과 공포감을 간접적으로 느꼈다"며 "청각이 정말 예민해졌다. 다른 감각이 살아나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오감 중에 한 감각이 떨어지면 다른 감각이 살아난다. 그걸 청각으로 잡았다"며 "다양한 소리를 레이어로 깔아서, 다층적으로 크고 작음이 들릴 수 있게 공을 많이 들였다"고 부연했다.

신민아는 복잡한 감정도 소화해야 했다. "서인과 서진은 시력을 잃어가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인이가 서진에게 열등감 등 복잡한 마음이 있다"며 "둘은 다르면서도 부딪치는 접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진이와 서인와 관계에서 감정적인 부분이 어려웠다"며 "그 미묘한 부분을 표현하려고 했다. 어떻게 해야 긴장감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그는 "캐릭터적으로도 장치가 있었고,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위협감을 느끼고,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압박감, 도망가거나 놀라는 씬들이 많아서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럼에도 새롭게 표현해 보고 싶었다는 것. 신민아는 "진정성 있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잘 표현이 됐을까 걱정도 된다"며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더 잘하고 싶었다"고 겸손을 보였다.

김남희가 형사 도혁으로 분했다. 서진의 집착을 경계하면서도 그녀의 눈이 돼 서인의 죽음을 함께 추적한다. 서진을 보호하기 위해 액션씬도 펼친다.
그는 "역할이 매력적이었다. 그만큼 많이 어려웠다"며 "캐스팅 후에 감독님께 '잘 못할 것 같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고민 후 내린 답은 '유연하게 연기하자'였다. 시키는 대로 작업 방식을 바꿔봤다"고 말했다.
이승룡은 스크린 연기에 처음 도전한다. 모델 현민을 연기했다. 집요한 광기로 서진에게 집착하는 인물이다.
이승룡은 "현민이 왜 서진에게 집착하게 됐는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그 과정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연기했다"며 "현장에서 감독님이 많이 열어주셨다"고 전했다.
신민아는 "현민이 위협하는 상황에서 광기가 보여서 진짜 무서웠다"며 "승룡 배우의 버럭하는 소리에 많이 놀라실 것 같다. 제가 소리 지르는 게 리얼하게 담겼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아가 서진의 신변 보호 형사 미경으로 합류했다. 그는 "형사 캐릭터는 처음 한다"며 "미경은 신변 보호 경찰이기 때문에 서진을 보호해야 했다. 형사의 기본값을 가져가되, 서진이 믿고 안도하는 형사가 되기 위해 인간적인 모습을 꺼냈다"고 설명했다.

'눈동자'의 핵심 키워드는 '시선'과 '집착'. 염 감독은 "서진이 사진작가로 활동하지만, 시력이 떨어지는 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눈에 대한 집착이 생긴다"며 "눈을 통해 내면을 표현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프닝 시퀀스에 그걸 잘 보여주려고 했다"며 "서진이 눈을 찍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나 현민이 들이닥치면서 벌어지는 공포감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시각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고민이 깊어졌다. "안과 의사분들께 시각장애인분들의 시야 상태를 자문받았다"며 "(눈을) 3단계로 나눠 표현했다. 3번째 시선이 특별해야 해서 CG팀과 시행착오를 겪고,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염 감독은 "시청각 체험이 될 수 있도록 영상과 사운드의 디테일을 챙기려고 노력했다"며 "큰 화면과 좋은 스피커로 접하셨을 때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얻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신민아는 "안 보이는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쫓기는 공포가 다른 스릴러와 차별점인 작품"이라며 "극장에서 보셔야 그 디테일을 알아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김남희는 "모든 캐릭터가 상처가 있고 병이 있다. 그 속에 살아가고자 발버둥 치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라며 "새로운 시선으로 영화를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눈동자'는 '숨바꼭질' 제작진이 참여했다. 다음 달 24일 개봉한다.
<사진=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