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소정기자] 인생의 50%, 하늘의 명을 안다는 지천명 나이. 세상에 치여 몸은 둔해졌을지언정, 본능만큼은 여전한 중년들이 뭉쳤다.
세 남자는 처절하게 부딪친다. 맞고, 멍들고, 깨진다. 그러나 좌절하고, 자책하고, 누워있는 건 그들의 방식이 아니다. 고장난 몸으로 온갖 역경을 헤쳐나간다.
완벽하지 않은 이들이 악착같이 재기하는 '인간 리부팅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한동화 감독은 "좌절과 시련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액션, 코미디, 멜로, 휴먼으로 풀었다"고 말했다.
MBC-TV 새 금토드라마 '오십프로' 제작발표회가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한동화 감독, 배우 신하균, 오정세, 허성태, 김신록, 이학주가 참석했다.

'오십프로'의 가장 큰 무기는 '연기 성찬'이다. 한 감독과 스태프들은 기획 단계부터 신하균, 오정세, 허성태를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
"작가와 PD들과 상의할 때 호명, 제순, 범룡 역할에 정확히 이 세 분이 나왔어요. 되든 안 되든 써보고 제안했는데, 바로 승낙해 주셨어요. 짠내나는 코미디에 최적화되신 분들이라 감사하죠."(한 감독)
배우들도 서로에 대한 탄탄한 믿음으로 모였다. 허성태는 "솔직히 저는 대본을 자세히 보기도 전에 출연 결정을 했다. 하균 선배, 정세 선배와 함께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라고 전했다.
오정세도 "그동안 (신하균, 허성태와) 짧게만 만나서 늘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길게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든든하고 신나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극 중 인물 설정은 흥미진진하다. 국정원 요원, 북한 공작원, 조폭 출신. 일부 대중 반감에 대한 질문에 한 감독은 "저희는 만화에 가까운 이야기다. 피지컬 능력치 때문에 포지션이 정해졌을 뿐. 만화적인 상상력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국정원 블랙요원이었던 신하균은 누명을 쓰고 '영선도'라는 섬에 갇혀 중국집 주방장으로 살아가는 '정명호'를 맡았다. "명호와 나이가 비슷하다. 액션신이 많아 체력 관리를 위해 복싱을 배웠다"고 귀띔했다.
오정세는 북한이 길러낸 최고의 인간병기였다. 그러나 현재는 갑질 상사와 철없는 조카에게 시달리는 '봉재순'으로 분한다. "6개월 이상 재활 운동에 힘쓰며 다져진 몸으로 무술팀 도움을 받아 인간병기로 태어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허성태는 화산파의 2인자 '강범룡' 역이다. 영선도에서 편의점 사장으로 위장해 10년간 정호명을 감시해온 인물. "강범룡은 카리스마와 허당미를 동시에 가진, 제 진짜 모습이 많이 투영된 인물이다"라고 소개했다.

극 중 세 사람의 관계성은 그리 달콤하지 않다. 신하균은 "극 중에서 관계성이 다 안 좋다. 늘 앙숙처럼 지내던 이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점차 융화되는 과정이 큰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앙숙 케미 속에서 서로를 향한 존중은 빛났다. 신하균은 오정세에 대해 "오래 알고 지낸 동료지만 매번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만드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허성태에 대해선 "평소엔 말이 없다가도 슛만 들어가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 다양한 연기를 쏟아낸다. 후배들에게 정말 많이 배운다. 고마운 동료들이다"라고 고마워했다.
허성태의 침묵은 이유가 있었다. "슛 들어가기 전, 두 분이 계속 연습하시는데 방해되기 싫었다. 뒤에서 두 분을 바라본 적이 많았다"고 알려줬다. 이에 오정세가 "그래서 내가 하균 선배한테 '쟤는 왜 우리 계속 쳐다보지'라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신록은 검사 '강영애'를 연기했다. "별명이 논개다. 한 번 문 사건은 절대 놓지 않는다. 강력계 형사로 일했던 이력이 있다. 어느 순간 세 남자와 조인하게 되며 변화를 겪는다"고 말했다.
현장의 분위기메이커는 막내 이학주였다. 강범룡을 존경해 화산파에 들어간 '마공복'역이다. 허성태는 "학주랑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집에 있을 때도 생각났다"며 미소 지었다.
'오십프로'는 '21세기 대군부인'의 후속작이다. 시청률 13.8%라는 높은 기록으로 마무리됐지만,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져 파장이 일었다.
한 감독은 의연했다. "전작의 시청률이 잘나왔다. 이슈 되어 너무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저희 만의 색깔이 있으니 그 부분만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신록은 "우리 드라마는 유쾌하고 스트레스가 없다. 시청자분들의 밥친구, 술친구, 야식친구가 됐으면 좋겠다"며 시청을 독려했다.
한 감독의 희망 시청률은 두자릿수. "이분들을 모셨을 때 재미가 없을 수 없다. 연기 괴물들이지 않냐. 블랙코미디는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힘들다. 이분들 아니었으면 안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하균은 "대본이 재미있고, 셋의 조합을 풀어가는 관계성도 좋다. 최선을 다해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다. 유쾌하고 즐겁게 촬영했던 만큼 시청률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한편 '오십프로'는 오는 22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사진=이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