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주기자] '21세기 대군부인'이 정부 기관의 지원금을 받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지원 대상에 선정, 20억 원 가까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콘진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한국 문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콘텐츠 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제작 지원, 해외 진출 등을 돕고 있다.
문제는, ‘나랏돈’이 들어간 작품이 역사 왜곡을 부추겼다는 것. 특히 지난 15일 방송분에선 대한민국이 중국의 속국인 것처럼 묘사됐다.
이안대군(변우석 분)은 자주국 황제가 쓰는 십이면류관 대신 제후국이 사용하던 구류면류관을 착용했다. 신하들은 자주국 상징인 ‘만세’가 아니라 제후국의 ‘천세’를 외쳤다.

이 장면은 중국 동북공정에 빌미를 제공한다는 우려를 일으켰다. 드라마 속 '대한제국' 세계관 안에서 결국 중국의 제후국에 해당하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왜색도 곳곳에 담겨 있다. 그도 그럴 게, 드라마의 세계관은 일본과 빼닮았다. 대비가 아닌 대군이 섭정하거나 총리직을 세습한다는 설정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일본의 식민사관이 떠오른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제강점기 없는 세상에선 왕이 존재하고 신분제도 공고하다는 설정은 일본 제국주의가 내세웠던 논리와 유사하다.
콘진원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공적 자금을 투입하면서 고증 등에 대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 관계자는 “선정평가 당시 작품의 기획안, 시놉시스, 일부 대본만 평가했다”고 말했다.

물론, ‘21세기 대군부인’은 대체역사 로맨스물이다. 드라마적 상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제작진은 “드라마적 허용이 작품의 치트키”라며 역사에서 자유로움을 강조했다.
하지만, 역사는 드라마 소품이 아니다. 필요한 것만 따다 쓸 수 없다. 역사의 줄기를 고려해야 한다. 서경덕 교수가 “주변국이 이 드라마를 왜곡의 도구로 악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콘진원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제작 지원 신청 단계부터 자문, 고증 계획 제출을 의무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자문이나 고증이 계획대로 됐는지) 이행 점검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21세기 대군부인’은 콘진원의 제작 지원 사업 관련 결과평가를 앞뒀다. 불합격이 결정되면 지원금 전액과 발생 이자를 반납해야 한다.

<사진출처=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