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배우 김희애, 차승원, 김선호, 이기택이 전북 고창의 작은 시골 마을에 베이커리 카페를 열었다. 이곳은 '노 키즈존'의 역발상, '예스 시니어존'이다.
이 빵집의 기획은 김란주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출발했다. 투병 중이던 아버지와 처음으로 케이크를 나눠 먹었던 기억, 그리고 2년 전 아버지를 떠나보낸 뒤, 그 추억이 버팀목이 됐다.
김 작가는 "부모님과 시간을 못 보내신 분들이 편하게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 나이 제한을 둔 베이커리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배우들도 따뜻한 기획에 단번에 마음을 열었다. 차승원은 "솔직히 끝나고 '괜히 했네'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번엔 '참 잘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쿠팡플레이 새 예능 '봉주르빵집'이 6일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김희애, 차승원, 김선호, 이기택, 박근형 PD, 김란주 작가가 자리했다.

'봉주르빵집'은 조용한 시골 마을에 문을 연 국내 최초 '시니어 디저트 카페'를 그린다. 인생의 맛을 아는 어르신들과 행복의 맛을 아는 빵집 식구들이 달콤한 위로와 온기를 나누는 힐링 베이킹 예능이다.
차승원이 '차티시에'로 변신했다. 생애 첫 프랑스 베이킹에 도전했다. 이기택이 열정 막내로 분해 차승원의 보조로 나선다. 김희애가 총괄 매니저로 홀팀을 이끈다. 김선호는 바리스타로 어르신들의 최애 손주에 등극한다.
김희애는 "65세 이상 어르신들과 동반인만 들어올 수 있는 빵집이다. 저는 우리나라 제과 제빵이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젊은 층에게만 오픈되어 있지 않나. 접근성이 부족해서 맛을 못 보시는 분들께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65세 어르신만 출입할 수 있는 일명 '예스 시니어존'은 김란주 작가의 경험에서 탄생했다. 김 작가는 "아버지가 오랜 투병 생활을 하셔서 여수에서 서울을 오가셨다. 항상 용산역에서 배웅해드렸는데, 카페에서 쇼케이스에 든 케이크를 궁금해 하시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때 아버지가 케이크 드시는 걸 처음 봤다. 그 뒤로 저희들이 자주 가는 곳들을 아버지와 다녔다. 2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 추억들이 버팀목이 됐다. 부모님과 시간을 못 보내신 분들이 편하게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 나이제한을 둔 베이커리를 만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작품에서도 한 자리에 만날 수 없는 캐스팅은 어떻게 완성했을까. 김 작가는 "셰프님들을 많이 만났는데, 보통의 출연자는 할 수 없겠더라. 차승원 선배님이 아니면 안됐다. 스케줄이 빡빡하셔서 다른 대안을 생각했지만,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홀팀은 어디를 가든 다 아는 친근한 이미지가 중요했다. 그래서 김희애 선배님을 생각했다. 그리고 할머니들을 손주처럼 편하게 해줄 분이 누구일지 생각했을 때 김선호 배우가 떠올랐다"고 전했다.
배우들도 따뜻한 기획에 공감하며 단번에 출연을 결심했다. 차승원은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명확했다. 사실 제과를 직접 해야 된다는 게 막연했다. 어줍잖게 하고 싶지 않았다. 부담이 컸는데,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좋은 취지도 있지만, 저는 사심도 있었다. 일하러 가서 커피 냄새도 맡고 맛있는 케이크도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끝나고 나니 몸살이 날 정도로 후유증이 있더라. 그래도 행복한 추억이었다"고 밝혔다.

힐링 예능이지만, 주방은 역대급 난이도였다. 차승원은 "제과는 과학이라고 할 정도로 계량이 정확해야 한다. 그런데 저는 눈대중으로 요리를 하는 편이다. 공정이 정말 많았는데, 제작진이 저를 계속 몰아가서 할 수밖에 없게 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차승원은 '삼시세끼', '스페인 하숙' 등 어려운 예능을 해왔다. 그는 이번 예능에 대해 "성취욕이 가장 높은 예능이었다. 제과 하나 만으로도 엄청난 성취감을 주더라"고 말했다.
박근형 PD는 "지금 편집을 하고 있는데, (차승원을) 볼 때마다 죄송스럽다"며 "빵 공정이 많은데, 저희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짜놓았더라. 편집하면서 '죄송하다'고 연락을 드렸었다"고 털어놨다.
김희애는 어르신들의 입장에서 디저트 카드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디저트 이름이 어떤 거고, 어떤 게 들어가는지 궁금하실 것 같더라. 그래서 카드를 만들어 드렸다. 어머니들이 다 챙겨가시더라"고 전했다.

김선호는 빵집의 문턱을 낮췄다. 김 작가는 "낯선 공간을 보면서 어르신들이 '내가 여기 들어가도 되나' 망설이실 때, 김선호 배우가 먼저 다가가서 낮은 문턱을 만들어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깜짝 알바생들도 있다. '세븐틴' 디노, 옹성우, 이주빈 등이다. 김선호는 "제가 공연 일정 때문에 참석을 못 할 때 알바생분들이 와주셨다. 저보다 더 잘해주셨다. 디노 씨는 일손이 부족해서 또 한 번 와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봉주르빵집'은 고창에서 촬영했다. 왜 이곳이어야 했을까. 김 작가는 "고창이 '1박 2일' 할 때 200회 특집을 했던 곳이다. 너무 좋았던 공간이라, '언니네 산지직송', '삼시세끼'를 할 때마다 답사를 갔다. 갈때마다 어르신들이 매일 그 시간 그때 밥을 드시고 계셨다"고 설명했다.
"그곳에 오래된 슈퍼마켓이 문을 닫았는데, 그 자리가 오래 비어있었어요. 거기에 빵집을 열면 좋은 추억이 되겠더라고요. 그리고 특산물도 정말 많아서 이걸 이용한 디저트를 만들기에 좋을 것 같아서 그 마을에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김란주)

고창의 특산물 청보리, 딸기 등을 이용한 메뉴를 개발했다. 봉주르 청보리밭 타르트, 봉주르 복분자 크로와상, 봉주르 블루베리 에끌레어, 봉주르 동백 타르트, 봉주르 금귤 개나리 타르트 등이다.
박 PD는 "프랑스 디저트라고 하면 생소할 수 있지 않나. 고창에서 난 것들을 사용해 디저트를 만들면 어르신들이 접하시기에 편할 것 같더라. 그곳에 난 것들로 쉐프님께 의뢰해 디저트 메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똑같이 시니어들을 타겟한 '보검 매지컬'부터 이미 비슷한 포맷의 예능은 많이 봤다. '봉주르빵집' 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김 작가는 "편집을 하면서 어르신들의 대화를 계속 듣게 되더라. 우리가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와 대화를 하지만, 어르신들 끼리는 어떤 대화를 하는지 모르지 않나. 70~80살 어르신들이 '내 디저트가 더 맛있다'며 다투기도 하시더라. 그런 관계성은 '봉주르빵집'에서만 들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들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마지막회를 꼽았다. 김희애는 "마지막에 제작진도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있었다. 다들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생각 이상으로 인생에 소중한 추억을 만든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차승원은 "솔직히 끝나고 '괜히 했네'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런데 이번엔 '참 잘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시는 분들도 '괜히 봤네'가 아닌, '보길 잘했네'하는 생각이 드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희애는 "어머니를 모시고 있고, 저도 곧 시니어가 되지 않겠나. 어르신들이 삼시세끼 드시기도 힘들텐데 오아시스 같은 장소에서 행복을 느끼시는 걸 보며 너무 좋았다. 곧 우리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봉주르빵집'은 오는 8일 어버이날 오후 4시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
<사진=이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