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주기자] "플레이어가 되실 자격을 획득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상상만 했던 웹툰 속 세상이 얼음 위에 구현됐다. 한쪽 벽면을 채운 대형 LED 화면은 던전의 배경으로 재탄생했다.
유려한 스케이팅은 마수들을 무찌르는 결투 신으로, 무대 곳곳을 비추는 조명은 특수 효과가 되어 몰입감을 높였다.
새로운 K-콘텐츠의 등장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나 혼자만 레벨업 on ICE) 이야기다. 원작 세계관을 바탕으로 빙상과 뮤지컬, 액션 퍼포먼스를 결합시켰다.
제작사 '라이브아레나'가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이하 '나혼렙 온 아이스')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전막 시연이 펼쳐졌다. 김진환과 이호원이 성진우의 레벨업 과정을 빙상 위에 옮겼다. 김예림, 이시형, 최우혁, 김채연, 김선경 등도 힘을 보탰다.
'나혼렙 온 아이스'는 동명의 143억 뷰 웹툰이 원작인 아이스 퍼포먼스 뮤지컬이다. '인류 최약병기' E급 헌터 성진우가 그림자 군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송동일 총괄 프로듀서는 "'나혼렙 온 아이스'는 원작과의 접목을 통해 팬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공연"이라며 "1년간 기획, 연습 과정을 거쳐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여타 아이스 쇼와 전혀 다른 형식을 시도했다. 피겨 동작에 방대한 원작 서사를 덧입혔다. K-팝 문법을 따른 뮤지컬 넘버도 라이브로 소화했다. 화려한 액션 퍼포밍은 보너스.
송 프로듀서는 "해외 아이스 쇼가 스포츠 퍼포먼스 위주인 것과 달리 넘버를 직접 부르고 연기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웹툰 내 일부 스토리(1~45화)를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성진우가 각종 퀘스트를 깨고 레벨업 하는 과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종합 선물 세트' 같았다. 이호원과 김진환이 성진우로 분해 2시간을 꽉 채웠다. 노래와 연기, 퍼포먼스, 스케이팅까지 해냈다.
이호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스케이팅을 처음 배웠다"며 "아이스 쇼이지만 극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를 깊게 연구했다"고 말했다.
이들 모두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는 "(아이돌 활동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노래, 퍼포먼스 경험을 활용해 열심히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김진환도 "(춤을 춘 경험이) 액션과 안무적인 요소에 도움 되더라"면서 "연기적 부분은 이호원과 서로 도와가며 익혔다. 많은 관심 가져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피겨의 고급 기술은 전·현직 국가대표들이 책임졌다. '피겨장군' 김예림이 차해인 역, 현직 국가대표 이시형이 이그리트 역을 맡았다. 스텝 시퀀스, 점프 동작 등으로 황홀감을 선사했다.
김예림은 "빙판에서 많은 경험을 했지만 뮤지컬을 기반으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건 처음이어서 새롭고 재밌는 경험"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뮤지컬 넘버도 특장점 중 하나다. 이강현 음악 감독이 '혼돈의 문', '심장이 뛴다', '빛과 그림자', '어둠을 넘어', '일어나라' 등 캐치한 음악을 완성했다.
이중 듀엣곡 '빛과 그림자'는 섬세한 선율에 이시형의 스케이팅이 어우러지며 감성적 무드를 극대화했다. '일어나라' 또한 피날레 장면과 맞물려 강한 쾌감을 준다.
이 외에도 불을 활용한 퍼포먼스, 공중에서 진행하는 와이어 액트, 아크로바틱 같은 고난도 동작이 보는 재미를 배가한다.
'나혼렙 온 아이스'의 목표는 글로벌 진출이다. 시리즈 제작 계획도 있다. 송 프로듀서는 "해외 무대를 목표로 기획했다. 내년 즈음엔 좋은 곳에서 선보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나혼렙 온 아이스'는 오는 24~31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라이브아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