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이명주·이아진기자] "내로남양?"
민희진은 지난해 4월, '쏘스뮤직'을 양아치에 비유했다. 뉴진스 이관에 따른 보상 요구에 "이거 너무 양아치 같지 않아?"라며 비난했다.
사실, '양아치'는 민희진에게도 민감한 단어다. 그도 그럴 게 그는 자신을 향해 '양아치'라고 댓글을 단 네티즌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악플러 합의금도 받고 있다.)
쏘스뮤직의 반격이 시작됐다. 민희진의 워딩(양아치)에 대한 책임도 물었다. 전후 사실 관계를 생략한 채, '양아치'라는 말로 기획사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훼손시켰다는 것.
민희진 측의 해명은 궁색했다. "너네 양아치냐"와 "너네 양아치다"는 분명히 다른 말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하는 양아치는 상황 요약, 남이 하는 양아치는 인격 모독이라는 '내로남양' 식 답변이었다.
서울서부지법 제12민사부, 민희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 4차 변론기일. 쏘스뮤직은 민희진이 기자회견 당시 했던 발언들을 법정으로 가져왔다.
① 민희진이 뉴진스를 캐스팅했고, ② 첫 번째 걸그룹 데뷔 약속을 했으며, ③ 쏘스뮤직은 연습생을 방치했고, ④ 이들을 양아치처럼 거래했다.
"허위사실인지 아닌지는 객관적 증거를 통해 가리면 되는데...민희진은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쏘스뮤직)

◆ 뉴진스 멤버 캐스팅 주체=민희진이다?
"쏘스뮤직에서는 그때 내가 캐스팅했는데도, 내 손을 탈까 봐 애들을 막 보여주지도 않았단 말이에요. 내 곡으로 연습을 시키고, 내가 (안무) 디렉션을 줘서 직접 진행하면서도..." (민희진)
쏘스뮤직: 민지는 민희진이 하이브에 입사하기도 전에 캐스팅됐다. 민희진 측도 이 부분은 다투지 않는다. 해린은 쏘스뮤직 직원이 안양에서 길거리 캐스팅했다. 연습생 계약 체결 영상을 보면 해린의 어머니가 직원에게 "안양에 오신 것도 너무 신기하다"고 말한다.
혜인은 쏘스뮤직 대표이사가 직접 부모님을 설득해서 데려왔다. 다니엘은 원래 타 소속사 연습생이었다. 그 회사 담당 직원이 쏘스뮤직으로 이적하면서 캐스팅된 사례다. 하니는 하이브와 쏘스뮤직이 합작한 플러스 글로벌 오디션으로 선발됐다. 이 오디션에서 민희진은 한 번도 심사 위원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민희진(세종): 민희진이 (캐스팅했다고 표현한 건) 직접 멤버들을 길거리에서 뽑고,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N팀(뉴진스 데뷔 조) 멤버를 선정하고 그들에게 포지션을 부여하고 팀을 브랜딩 했다는 게 민희진이 말한 캐스팅이다.
민희진은 하이브 글로벌 오디션을 브랜딩해서 연습생들을 모았다. 그 증거로 민희진이 브랜딩하기 이전의 하이브 오디션 포스터와 이후의 포스터를 비교해 제시하겠다. 10대 중후반의 지망생을 뽑을 때 어떤 브랜딩이 효과적인지 분명히 알 수 있다.
쏘스뮤직: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를 보면, (민희진 캐스팅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재판부가 "뉴진스 멤버들 선발 과정에 민희진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자료가 없다"고 판단하지 않았냐. 그래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이다.

◆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 데뷔를 약속했다?
"뉴진스 애들이요, 전부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 이거 보고, 민희진 이거 보고 들어왔단 말이에요."
쏘스뮤직: 멤버들에게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으로 데뷔시켜 주겠다'고 약속한 적 없다. 다니엘 연습생 체결 당시 영상이 증거다. 다니엘 엄마가 "데뷔 확정 조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쏘스뮤직에 남을지, 이적할지 선택권을 달라"고 말한다.
또 "2021년 데뷔가 무산되면 쏘스뮤직에 남을지 선택권을 달라"고 요청한다. 이것만 봐도 첫 걸그룹 데뷔에 대한 어떤 확약도 없었음을 알 수 있다.
혜인 어머니도 비슷한 질의를 했다. 더불어 기획사가 연습생에게 첫 번째 데뷔를 약속한다는 것 자체가 엔터테인먼트 업계 자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희진: 민희진이 2019년 하이브 CBO(최고 브랜드 책임자)가 된 이후 언론에 '민희진 디렉팅 걸그룹이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으로 나올 것'이라고 보도됐다. 멤버들도 당연히 같은 기대감을 안고 합류했다. 실제로 데뷔 준비 역시 이뤄졌다.
하지만 데뷔 일정이 지연된 이유는 업무분장(R&R)이 정리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방시혁이 담당했던 음악 콘셉트 부분이 해결되지 않아서 늦어진 것이다.
쏘스뮤직: 당초 기획사는 쏘스뮤직, 브랜딩은 민희진, 음악 제작은 방시혁으로 역할이 나뉘어져 있었다. 그런데 2021년 5월 21일 자 하이브 운영 이슈 트레킹 리포트를 보면 "민희진 CBO의 역할이 명확함에도 실무 일정을 지키지 않았다. 협업을 밀어내는 업무 태도로 인해 목표한 데뷔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고 나와 있다. 당시 민희진은 적반하장으로 권한과 역할 확대를 고집했다. 쏘스뮤직이 울며 겨자 먹기로 업무분장을 조정해 줬다.

◆ 쏘스뮤직이 멤버들을 방치했다?
"부모님들 되게 불만이 많았어요. 우리 쏘스(뮤직)에서 매니지먼트 했었을 때 우리 방치됐고 사쿠라, 김채원 영입됐을 때 우리 너무 불안했는데..."
쏘스뮤직: 쏘스뮤직은 뉴진스 멤버들이 피고의 레이블로 이관하기 직전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이관 불과 2개월 전 하니와 민지에게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기회도 제공했다. 방탄소년단의 인지도를 고려하면 연습생 출연 기회는 가치를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기회였다. 대중들에게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민희진: 방치라는 것은 민희진 주장이 아니다. 뉴진스 부모들의 발언을 전하는 과정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보통 데뷔 테스트를 하게 되면 1개월 이내에 데뷔 일정이 결정된다. 하지만, 당시 뉴진스 멤버들은 6개월 이상 방치됐다.
쏘스뮤직: 쏘스뮤직은 어떻게든 뉴진스를 2021년 9월 데뷔시키려고 했다. 2021년 4월 19일 쏘스뮤직 대표이사 소성진이 민희진에게 미뤄진 (뉴진스) 브랜딩 업무를 재촉했다.
하지만 민희진은 "제 레이블 정리가 우선이다. 그에 따라 S21 팀(뉴진스 데뷔 프로젝트) 리소스 배분이 정리돼야 한다"고 답했다.
2021년 8월 12일 민희진과 무속인의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봐도 알 수 있다. 민희진은 "나도 마지막에 나가고 싶었다. 주인공(뉴진스)은 원래 마지막에 나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본인도 뉴진스가 르세라핌 이후 데뷔하기를 바랐다.

◆ 연습생 팔아 넘긴 양아치다?
"(뉴진스) 내가 뽑았고 내가 캐스팅했고 내가 그 브랜딩을 했는데 쏘스(뮤직)은 지분을 막 달라고 하고 심지어 20억을 줘 가지고 저한테 팔았단 말이에요. '지원 님, 이거 너무 양아치 같지 않아?' (이러니까) 자기도 할 말이 없대."
쏘스뮤직: 쏘스뮤직은 연예 기획사다. 이미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연습생을 발굴할 수도 키워낼 수도 없다. 그런데 민희진은 연습생들을 팔아넘기는 양아치로 비하했다. 이를 통해 사업 기반을 뿌리째 뒤흔들었고 쏘스 뮤직 연습생, 소속 임직원과 연예인들까지 극심한 피해에 시달렸다.
그리고 민희진 측은 '양아치'라는 표현이 쏘스뮤직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발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민희진 본인은 정작 자신을 '앙아치'라고 지칭한 네티즌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민희진: "너네 양아치냐" 하고 "너네 양아치다"는 분명히 다른 말이다. 민희진은 박지원 전 하이브 대표이사에게 과거 했던 발언을 기자회견에서 재현한 것뿐이다. '연습생을 팔았다'는 발언도 맥락이 있다. 쏘스뮤직에서 뉴진스 멤버들의 이관을 반대하며 어도어 지분을 요구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쏘스뮤직: 민희진은 오랜 기간 뉴진스 성공을 독식하려고 했다. 멤버들을 어도어에서 계약 해지시키려고 한 게 전속계약 소송 등에서 밝혀졌다. 민희진은 본인의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일을 마치 자기는 아무것도 모르는 얘기인 양 말했다.
그리고 쏘스 뮤직이 뉴진스를 배신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쪽으로 발언했다. 이 과정에서 뜬금없이 르세라핌만 팥쥐 프레임에 걸렸다. 한창 성장할 수 있는 상황에서 르세라핌 멤버들을 몇 년간 피눈물을 토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한편 해당 손배소송 다음 기일은 다음 달 19일이다.

<사진=디스패치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