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유하늘기자] "앤드류 최는 진우 그 자체였다." ('케데헌' 제작진)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흥행의 중심에는, 앤드류 최가 있었다. 그는 '사자보이즈' 리더이자 메인 보컬인 진우의 목소리를 완성했다.
앤드류는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NCT 등 K팝 아티스트의 히트곡을 만들어 온 베테랑 프로듀서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컬 트레이너로도 활동하고 있다.
SBS-TV 'K팝스타 시즌2'(2012년) 출신 가수이기도 하다. 악동뮤지션과 방예담에 이어 톱3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 그가 익숙한 음악 작업을 넘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제작진의 말처럼, 저승사자에 걸맞은 목소리를 불어넣었다. 단순히 노래가 아닌 '연기'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 경험은 그의 음악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디스패치'가 최근 앤드류 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케데헌'에 합류한 과정과 작품에 쏟은 열정을 들었다.
◆ "내가 진우라고?"
앤드류의 참여는 보컬 디렉터 이재('헌트릭스' 루미 역)의 추천으로 시작됐다. 소니 측이 그에게 '소다 팝' 데모를 요청했고, 앤드류는 곧바로 녹음본을 보냈다.
잠시 잊고 있던 사이, 소니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사자보이즈의 한 캐릭터를 맡아달라는 제안이었다. 앤드류는 주저 없이 "오케이!"를 외쳤다.
그러나 녹음 당일,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주인공 진우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유어 아이돌'과 '프리' 역시, 이날 처음 접한 곡이었다.
앤드류는 "곡의 난이도가 너무 높아 순간 겁이 났다"면서도 "K팝 업계는 늘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주어진 상황에 맞춰가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녹음은 한국에서 진행했다. 음악 총괄 프로듀서 이안 아이젠드래스가 디렉팅을 맡았다. 앤드류는 "(아이젠드래스가) 곡에 담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줬다. 그의 지시를 믿고 따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풀려갔다"고 회상했다.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한 단어만 수십 번씩 부르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음정을 맞추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숨은 감정까지 표현해야 했거든요. 시야가 확 트이는 경험이었습니다."
녹음 당시의 일화도 소개했다. "'프리' 녹음 때, 이재가 단 몇 줄만 불렀는데도 곡이 특별해졌다"면서도 "그만큼 나도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 한 줄의 노래, 한 걸음의 성장
지난 2012년, 'K팝스타 시즌2'에 출연했다. 앤드류는 톱3까지 올랐다. 이후 작곡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무대 뒤에서 노래를 만드는 일이 자신의 성격에 더 맞는다고 판단한 것.
그의 대표 곡은 샤이니의 '아름다워', 엑소의 '베이비 돈 크라이', NCT 드림의 '칠러'다. 레드벨벳의 '스튜피드 큐피드', NCT 위시의 '멜트 인사이드 마이 포켓' 등도 만들었다.
'케데헌'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프로듀싱과 더빙의 가장 큰 차이는 '연기'였다. 노래에도 연기가 필요하지만, 영화 속 가창은 훨씬 더 깊고 세밀한 감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노래 한 줄, 단어 하나에도 감정을 불어넣어야 했다. 노래하는 목소리를 넘어, 캐릭터 그 자체로 존재해야 했다. 앤드류는 이 과정을 통해 한층 성장했다고 말한다.
"제 본업(프로듀싱)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완전히 색다른 영역이었어요. 다른 분야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즐거웠습니다. 새로운 관계를 맺고, 기회의 문을 열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죠."
◆ "아직, 보여줄 게 많다"
'케데헌' 공개 이후, 모두가 앤드류를 궁금해했다. 네티즌들이 그의 인스타그램에 몰려가 "사자보이즈 2집을 내달라", "다시 컴백해달라"는 댓글을 달았다. 과거 'K팝스타' 무대 영상도 소환됐다.
그는 "SNS 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는 편인데도, 응원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다"며 "처음엔 해외 시청자들에게서 연락이 왔고, 며칠 지나지 않아 한국에서도 인기를 실감했다"고 전했다.
"특히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영화를 보고 공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뿌듯했습니다. 따뜻한 메시지를 많아 받아 감사할 따름이에요."
'케데헌' 성공 비결도 짚었다. "구원의 희망, 사랑을 위한 희생, 그리고 노래로 악과 싸우는 슈퍼히어로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든 요소가 고루 담겼다"고 분석했다.
앤드류는 최근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싱글 '언더 유어 스킨'(Under Your Skin)을 발매했다.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 주제곡 '비욘드 더 블루'(Beyond the Blue)에도 참여했다.
바쁜 음악 활동 속에서도, 앤드류는 여전히 새로운 가능성을 꿈꾼다. "앞으로도 더빙 기회가 주어진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사진출처=넷플릭스, SBS,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