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한 마디로, 센세이셔널했다. 10대 소년들이 음악, 안무, 영상 등을 직접 만들어 선보였다. 신선하고, 트렌디했다. 게다가 라이브까지 완벽했다.
빅히트뮤직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인 그룹, '코르티스'가 그 야심찬 시작을 알렸다. 아이돌이 아닌, '영 크리에이터 크루'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기세였다.
코르티스가 18일 오후 2시, 한남동 블루스퀘어 SOL트래블홀에서 데뷔 앨범 '컬러 아웃사이드 더 라인스'(COLOR OUTSIDE THE LINES) 쇼케이스를 열었다.
◆ 우리 정체성은, 영 크리에이터 크루
코르티스는 전원 10대로 구성된 영 크리에이터 크루다. 마틴, 제임스, 주훈, 성현, 건호 등 5명의 멤버가 팀을 이뤘다. 영 크리에이터 크루를 자신한 만큼, 멤버 전원 실력자다.
마틴과 제임스는 그간 하이브 소속 아이돌들의 안무와 곡에 다수 참여했다. 특히, 마틴은 아일릿의 메가 히트곡 '마그네틱'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마틴은 "리더로서 음악 작업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제 매력은 작업량이 많다는 거다. 비트 진짜 많이 찍고, 음악 많이 만든다. 앞으로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제임스는 "안무를 열심히 짜고 있다. 영화를 보며 편집도 배우고, 신박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팀내 아이디어 뱅크"라고 셀프 소개했다.
주훈은 팀내 브레인으로 영상과 안무 작업에 맹활약하고 있다. 주훈은 "저희끼리 의견이 안 맞을 때, 제가 의견을 조율하고 괜찮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간다"고 말했다.
성현은 지금까지 작곡한 노래만 100곡이 넘는다. 성현은 "저는 음악, 춤, 패션 등에서 스타일이 가장 뚜렷한 멤버"라고 자평했다.
건호는 "영상 구도와 뮤비 작업 아이디어를 많이 낸다"며 "타이틀 곡 영상 구도와 무브먼트도 직접 잡아봤다"고 어필했다.
◆ 공동창작은, 우리의 무기
팀명 '코르티스'는 '선 밖에 색칠하다'는 뜻이다. '컬러 아웃사이드 더 라인스'라는 문장에서 무작위로 알파벳 6글자를 따 배열했다. 세상이 정한 기준과 규칙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한다는 뜻을 담았다.
다섯 멤버가 음악, 안무, 영상을 공동 창작한다. 그 첫 결과물이 미니앨범 '컬러 아웃사이드 더 라인스'. 멤버들은 타이틀 곡 '왓 유 원트', '고!', '패션', '조이라이드', '럴러바이' 등 5곡 제작에 참여했다.
마틴은 "어렸을 때부터 힙합 크루들과 록 밴드를 많이 보고 자랐다. 저희끼리 자연스럽게 영상도 찍고, 음악과 비트도 만들었다"며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걸 창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왔다"고 알렸다.
필름과 뮤비 제작에도 참여한다. 마틴은 "(아티스트가) 직접 만든 노래는 많은데, 왜 직접 찍은 영상은 별로 없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며 "저희 일상을 음악에 붙여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코르티스는 단 한 줄의 가사도 함께 만든다. 성현은 "코르티스의 작업 방식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머리를 맞대다'"라고 정의했다.
이어 "초반에는 따로 따로 작업을 했는데, 곡이 잘 안 나왔다. 다섯이서 가사 한 줄을 가지고 작업하는 방식을 택하니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왔다. 그 때부터 이 작업 방식을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주훈도 "다 함께 어떤 단어가 (가사) 흐름상 적합할 지 고민한다. 안무 창작도 어떤 동작이 적합할 지 저희끼리 다 같이 논의하며 만들어간다. 그게 저희가 말하는 공동 창작"이라 짚었다.
◆ '왓 유 원트', 모든 게 신선하다
타이틀 곡 '왓 유 원트'는 K팝 신에서 보기 드문 실험적 장르의 노래. 붐뱁 리듬에 1960년대를 풍미한 사이키델릭 록 기타 리프가 조화를 이뤘다. "원하는 걸 주저하지 않고 손에 넣겠다"는 당찬 선언문 같은 곡이다.
역시, 모든 것이 자체제작이다. 건호는 "LA에서 송캠프를 했다. 1달 동안 할 계획이었다가, 생각보다 잘 안 풀려서 3달 동안 작업했다"고 '왓 유 원트'의 비하인드를 풀었다.
성현은 "송캠프에서 200곡이 넘는 곡을 봤다. 그리고 이 노래를 접하고 우리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했다. 주훈도 "송캠프 마지막에 드라마틱하게 '왓 유 원트'가 완성됐다"고 떠올렸다.
마틴은 "저희가 하루는 '인생에서 원하는 게 뭘까' 하고 담소를 나눴다. 자유, 평화, 명예, 사랑 등 멤버마다 답이 다르더라"며 "이 단어들로 바로 부스에서 노래했다. 저희의 즉흥 멜로디와 가사가 실제로 반영됐다"고 귀띔했다.
'왓 유 원트'의 특징은 자유분방한 퍼포먼스다. 본 무대에는 트레드밀 11대가 등장한다. 퍼포먼스 필름에선 LA 사막을 배경으로 무려 35대 트레드밀을 오간다.
트레드밀도 멤버들이 제안했다. 제임스는 "처음에 안무를 짜느라 종일 트레드밀 위에 있었다. 멀미가 나서, 멀미약을 먹고 안무를 짠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성현은 "LA 사막에서 퍼포먼스 필름을 열심히 찍었다. 촬영 끝나니까 입안이 모래범벅이었다"며 "넓은 사막에서 땀흘리며 춤추다보니, 자유로운 기분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 음악을 사랑하는 소년들
이날 코르티스는 신인 쇼케이스임에도 불구, 과감하게 라이브를 택했다. '왓 유 원트'와 인트로 곡 '고!' 2곡을 열창했다. 함성을 지르는 듯한 우렁찬 보컬이 인상적이었다. 압도적인 라이브 실력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퍼포먼스도 신선했다. '왓 유 원트'에선 트레드밀 위를 뛰어다니고, 하늘 높이 점프했다. 독창적인 안무와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함께 소화했다. '고!' 에선 세련된 중독성을 선사했다. 여유로운 무대 매너는 덤.
라이브 실력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제임스는 "라이브 연습은 런닝머신 뛰면서 했다"며 "운 좋게 왓츄원트 안무 짜면서 트레드밀 장치를 쓰게되어, 연습하면서도 라이브 연습이 되더라. 즐기면서 라이브했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주훈은 "데뷔 활동인 만큼 대중에게 저희가 누구인지 알려드리고 싶다"며 "먼 미래를 바라본다면, 다른 선배님들처럼 확실한 색깔을 갖고 싶다"고 소망했다.
건호는 "첫 인사와 같은 앨범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며 "어떻게 기억되고 싶냐고 물어보신다면,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제임스는 "데뷔 활동으로 '센세이셔널'이란 수식어를 얻고 싶다. 이 말이 개인적으로 너무 좋고, 단어가 멋지다 생각한다. 그만큼 열심히 해서 이 수식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제임스는 "새 시대의 추구미라는 말을 듣고 싶다. 저희 이름에도 담긴 의미가 '자유롭게 사고한다'다. 이 뜻이 어떤 사람들에겐 '나도 (코르티스처럼) 자유롭게 사고하고 싶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한편, 코르티스는 이날 오후 6시 음원 사이트를 통해 첫 미니앨범 전곡을 발표한다. 앨범은 다음달 8일 정식 발매한다.
▲ 마틴
▲ 제임스
▲ 주훈
▲ 성현
▲ 건호
<사진=정영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