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박수연기자] "끝나는 게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조합과 이만큼 치열한 현장을 또 언제 경험할 수 있을까요."(류승룡)
류승룡이 또 한 번 연기 변신에 나섰다. '무빙'의 '장주원'과 180도 다르다. 이번에는 욕망에 가득 찬 인물을 연기했다. 해저 유물 한탕을 노린다.
그는 "인물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인다"며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허무함이나, 생존을 향한 욕망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바다 속, 보물을 찾기 위한 욕망이 불꽃처럼 튑니다. 배우들의 생생한 에너지도 느낄 수 있을 겁니다."(이동휘)
디즈니 플러스 '파인: 촌뜨기들' 측이 8일 콘래드 호텔 서울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배우 류승룡, 양세종, 임수정, 김의성, 김성오, 김종수, 이동휘, 정윤호, 강윤성 감독 등이 참석했다.
'파인: 촌뜨기들'은 1970년, 신안 앞바다를 배경으로 한다. 전국 촌뜨기들이 각자의 욕심과 논리를 갖고 해저 유물을 찾으러 모인다. 이들은 끝없는 탐욕에 사로잡힌다.
디즈니+ 흥행 보증 수표가 뭉쳤다. '카지노'의 강윤석 감독과 '무빙' 류승룡이 만났다. 강 감독은 "'킹덤' 때부터 류승룡의 팬이었다. 그 꿈이 실현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류승룡은 촌뜨기들 리더 '오관석'으로 분했다. 관석은 가족과 생계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아버지다. 돈 냄새를 맡는 순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는 "평소 강 감독과 작업하고 싶었다. 훌륭한 배우들과 좋은 스토리를 함께 연기하게 되어 설렜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임수정과 13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앞서 영화 '내 안의 모든 것'(2012)에 함께 출연했다. 임수정은 "오랜만에 만나게 돼서 기쁘다. 전작과는 다른 결로 협업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임수정은 자금줄을 쥔 '양정숙' 역을 맡았다. 흥백산업의 실세이자, 차가운 야망을 숨긴 인물. 그는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지만, 내면의 욕망이 점점 터져 나온다. 욕망을 위해 모든 것을 건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극에 활력을 더했다. 양세종은 '오희동' 역을 맡았다. 그는 류승룡과 함께 바다 속 보물을 찾기 위해 나선다.
류승룡은 그의 연기 열정에 감탄했다. "양세종에게 배운 게 많다. 항상 대본을 읽고 있었고, 그런 모습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김의성은 '김교수'로 변신했다. 돈 냄새를 맡고 한탕을 노리는 사기꾼이다. "나는 늘 하던 짓을 한다. 분탕질을 하는, 부산에서 온 위험한 남자를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욕망 가득한 캐릭터들의 활약을 예고했다. 김의성은 "'파인: 촌뜨기들'에는 올곧고 착한 사람은 거의 안 나온다"고 말해 궁금증을 높였다.
이동휘는 목포 경찰 '심홍기'로 분한다. 공권력을 내세워 기세등등한 인물이다. "경찰이지만 경찰 같지 않다"며 복선을 예고했다.
정윤호는 허세 가득한 건달 '벌구'를 연기한다. 그는 "저랑은 많이 다른 인물이라 부담이 컸다. 하지만 다혈질만 있는 건 아니고, 의외의 정감 포인트가 있다"고 밝혔다.
이동휘는 "(정윤호가) 리딩 날 전에 대사를 다 외워올 정도로 준비가 철저했다. 그 모습에 감동했고, 자극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작품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강 감독은 그 때의 정서와 풍경, 삶의 분위기를 치밀하게 재현했다. "그 시절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공유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현장도 생생하게 준비했다. 김의성은 "목포에서 촬영했는데, 세트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시간여행을 온 것 같았다"며 "자동으로 연기가 되는 느낌이었다"고 감탄했다.
임수정은 당시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했다. "헤어부터 메이크업, 의상, 주얼리까지, 그 시대를 상징하는 모든 요소를 걸쳤다"며 "양정숙이라는 캐릭터와 완벽하게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지역색도 뚜렷하다. 전국에서 모여든 인물들이 극을 이끌어간다. 전라도와 충청도, 경상도 지역의 사투리를 생생하게 구사한다.
정윤호는 사투리 연습에 각별히 힘썼다. "그 시대 말투를 제대로 표현하려고 레슨을 받았다. 택시 기사님들께 직접 여쭤보며 배웠다"고 밝혔다.
'파인: 촌뜨기들'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강 감독은 "원작의 줄기는 유지하면서, 비어 있는 틈을 메우는 방식으로 각색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과 캐릭터를 함께 빚었다. 강 감독은 "이런 식으로 드라마를 만든 건 처음이었다"며 "배우의 성향을 관찰하면서 캐릭터를 유연하게 바꿨다"고 짚었다.
이어 "인물에 대한 디테일에 고민을 많이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들었다. 배우들과 캐릭터 논의를 하면서 이야기가 더 풍부해진 것 같다"고 돌이켰다.
마지막으로, 정윤호는 작품을 즐길 수 있는 3가지 레슨을 전했다. "첫 번째는 좋은 것 같이 보기, 2번째는 좋은 것 함께 하기, 3번째는 일희일비하지 않기"라고 말해 웃음을 전했다.
한편 '파인: 촌뜨기들'은 총 11부작이다. 오는 16일 3개 에피소드를 먼저 공개한다. 이후 매주 수요일마다 2개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