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유하늘 기자] 배우 윤석화가 뇌종양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69세. 항암치료 대신 자연요법을 선택해 투병을 이어왔다.
윤석화는 19일 오전 9시 54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이 그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고인은 지난 2022년 연극 '햄릿' 공연 이후 영국 출장 중 쓰러졌다. 같은 해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이후 자연요법과 식이요법을 택해 병마와 싸워왔다.
윤석화는 당시 "하루를 살아도 나답게 살고 싶다"며 퇴원을 요청했다. 쑥뜸, 건강 음료, 산책, 지인들과의 식사 등 스스로 선택한 치유의 방식을 실천해왔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누구나 자신답게 살고, 자신답게 죽을 권리가 있다"며 "병에 갇히지 않으려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또한 "매일 아침 주삿바늘에 괴성을 지르고, 누군가를 미워했다"며 "하루를 그렇게 시작하는 건 삶이 아니다. 일주일을 살더라도 나답게 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저는 암과 싸우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요. 이왕 만났으니 친구는 하자, 떠날 때는 조용히 '잘 가'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윤석화는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다.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연극 외에도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명성황후', 드라마 '불새', '사임당, 빛의 일기' 등에서 대중과 만났다.
연출과 제작에도 힘을 쏟았다. 윤석화는 2002년 건축가 정운규와 함께 소극장 '정미소'를 개관했다. '위트', '19 그리고 80' 등을 직접 연출했다.
투병 중에도 무대를 향한 애정은 식지 않았다. 2023년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토카타'에 약 5분간 우정 출연하며 관객과 다시 만났다.
윤석화는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 연기상, 이해랑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2005년 대통령 표창, 2009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도 받았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1일 오전 9시,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