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박수연기자] "저는 25년째 여러분의 영원한 연예인입니다."(싸이)
3만 명이 하나가 된 순간이었다. 싸이가 "뛰어!"를 외치자, 관객들은 폭발적인 함성을 내지르며 뛰었다. 4시간 내내, 공연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그 가수에, 그 팬이었다. 싸이는 열정적으로 무대를 꾸몄고, 관객은 뜨거운 호응으로 화답했다. 워터캐논에서 터지는 물줄기와 시원한 분수는 축제의 절정이었다.
싸이가 지난 28일 오후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싸이흠뻑쇼 썸머스웨그'를 개최했다. 올해 전국에서 역대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디스패치'가 그 첫 공연을 확인했다.
이날 오프닝 영상에는 개그우먼 이수지와 싸이가 함께 등장했다. 이수지는 싸이 분장을 하고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관객들의 웃음이 터졌다.
곧이어 싸이가 파란색 의상을 갖춰 입고 등장했다. 익숙한 멜로디가 시작되자, 관객은 함성을 질렀다. '챔피언'으로 포문을 열었다.
"날씨 미쳤다. 다들 양손 머리 위로!". 싸이는 호응 유도의 대가였다. 관객석에서는 "박재상"을 연호했다. 싸이는 '예술이야'를 연달아 불렀다.
2번째 곡이 끝난 뒤, 정식으로 인사를 건넸다. "투어를 준비하면서, 첫 관객에 대한 설렘과, 막연함이 함께 있었다"며 "그런데 정말 대박이다"고 말했다.
'낙원'도 개사해서 불렀다. "여기가 천국인가요"를 "여기가 인천인가요"로 바꿔 불렀다. 이어 '흔들어주세요', '롸잇 나우' 등 히트곡을 가창했다.
한여름 밤의 축제였다. 관객들은 대형 공을 머리 위로 굴리며, 쏟아지는 물줄기를 온몸으로 맞으며 즐겼다. 싸이는 "이번 공연은 물, 음악, 함성의 삼위일체"라고 외쳤다.
"가끔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저 곡이 내 곡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이 노래가 그런 노래입니다."
익숙한 전주가 흐르자, 관객은 뜨겁게 환호했다.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가 울려 퍼졌다. 곧이어 로제가 등장했다. 싸이가 브루노 마스 파트를 맡아 합동 공연을 펼쳤다.
로제는 "상상만 하던 '흠뻑쇼'에 초대받아서 너무 기뻤다"며 감격했다. '톡시 틸 디 엔드', '댄스 올 나잇' 등으로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싸이는 이어서 '어땠을까'를 비롯해, '감동이야', '아이 러브 잇' 등 히트곡 메들리를 선물했다. 열기가 절정으로 향할 무렵, 지드래곤(이하 '지디')이 깜짝 게스트로 등장했다.
지디는 '파워'와 '홈 스위트 홈' 무대를 연달아 펼친 후 "오랜만이다"라며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지디가 객석을 가로지르며 달리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지디는 '크레용'을 열창한 뒤 무대에 드러누웠다. 싸이는 "정말 어렵게 모셨다. 한 곡 더하자"고 말했다. 싸이는 지디와 '삐딱하게' 합동 무대로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싸이는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했다. 댄스곡을 선사하는가 하면, 잔잔한 발라드를 오갔다. '나팔바지'를 발라드 버전으로 편곡해 신선함을 안겼다.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하나가 됐다. 싸이는 세대별로 호응을 유도하며, "흠뻑쇼의 장점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다는 것"이라 짚었다.
'아버지'에서는 절절함이 느껴졌다. 대형 스크린에 아버지들의 사진이 등장했다. 관객은 잔잔하게 따라 불렀고, 눈시울을 붉히는 관객도 볼 수 있었다.
"오늘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가장 행복한 것입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가겠습니다. 행복해질 때까지 계속 노래하겠습니다."
하이라이트 무대가 펼쳐졌다. 싸이는 '간지'를 선곡했다. 계단식 무대에서 등장한 댄서들과 칼군무를 펼쳤다. 중독성 있는 리듬이 고막을 강타했다.
'젠틀맨' 무대에서는 댄스 브레이크가 펼쳐졌다. 댄서들과 라이트를 켜고 대형 파도타기를 하는 등 압도적인 스케일로 공연을 완성했다.
공연이 막바지를 향했다. '강남스타일'이 흐르자, 객석은 무아지경이 됐다. 싸이는 "댄스가수 전성기를 25년 차에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눈과 귀가 즐거운 현장이었다. 화려한 레이저와 폭죽이 넓은 공연장을 에워쌌다. 객석에서는 콘페티가 터졌다. 싸이는 본격적으로 앙코르 공연에 돌입했다.
댄스 메들리가 이어졌다. '바람났어'를 비롯해 '쏘리쏘리', '노바디', '내가 제일 잘나가', '티얼즈' , '판타스틱베이비', '뱅뱅뱅' 등으로 열기를 재차 끌어올렸다.
추억의 메들리에서는 '나는 나비'와 '낭만고양이', '아파트', '무한궤도' 등이 이어졌다. 싸이는 이후 '마지막 장면'을 부르며 무대 뒤로 사라졌고, 팬들은 "앵콜"을 외쳤다.
엔딩 영상이 끝나자, 싸이는 '챔피언'과 '댓댓'을 부르며 다시 등장했다. 공연장 밖으로 향하던 관객들은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관객은 너클 밴드를 흔들며 환호했다.
다음 무대의 주인공은 관객이었다. 싸이는 '걱정 말아요 그대'를 택했다. "20대에게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 여러분들은 저를 잘한다고 칭찬해 주셨다. 하지만 제가 아닌 스스로에게 박수 쳐주시고 칭찬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연 관계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안 보이는 곳에서 우리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 준 스태프들에게 큰 박수 부탁드린다"며 공을 돌렸다.
객석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팬들에게 다가가 눈을 맞추고 손을 뻗었다. 마이크를 넘기면서 "남아있는 가장 큰 함성을 질러 달라"고 외쳤다.
'예술이야', '강남스타일', '챔피온'으로 피날레를 완성했다. 물줄기가 쏟아지고, 하늘에선 폭죽이 터졌다. 팬들은 마지막까지 무아지경으로 뛰며 한껏 즐겼다.
"관객이 너무 좋아서, 끝내려다 몇 번을 더 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저와 1,500명의 스태프에게 기댈 곳이 돼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싸이였습니다."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