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구민지기자] "이종범 선배를 보며 '이게 프로선수'라고 느꼈다."(양현종)
이종범은, 프로야구 레전드다. 별명은 종범신. 1,70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 194홈런, 730타점, 510도루를 기록했다. 등번호는 영구결번.
이종범은 현역 시절, (양현종의 말처럼) 프로야구 선수가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줬다. 박찬호, 이승엽 등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의 스타였다.
지도자 이종범은 아직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2012년 은퇴 이후, 한화이글스와 LG트윈스 등을 돌았다. 그러다 올해 kt위즈에서 외야수비·타격 코치를 맡았다.
이종범이 그의 별명처럼 갑작스레 팀을 떠났다. 가을야구 티켓 전쟁이 한창인 지금, kt에 퇴단 의사를 밝힌 것. 그리고 예능 야구로 슬라이딩했다.
"프로야구가 예능 야구만 못한 곳인가?"
야구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관계자들은 "처음 보는 황당한 행보"라고 입을 모았다. 이종범의 JTBC '최강야구'행을 두고, 팬들은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디스패치'는 JTBC에 캐스팅 과정을 물었다. 대답을 듣지 못했다. "감독과 선수단은 추후에 공개 일정을 잡아서 알리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올해 KBO 리그는 역대급 혼전이다. 매일같이 순위가 바뀔 정도로 치열하다. 1위부터 8위까지 엎치락 뒤치락을 거듭하고 있다. 6위 'kt'와 1위 'LG'는 단 5게임 차.
이종범의 빈자리는 박경수 코치가 급하게 메꿨다. kt측은 설득을 시도했지만, 불발. 어쩔 수 없이 코치 계약을 중도 해지를 했다고 알렸다.
이종범은 이날 롯데자이언츠와의 부산 원정 경기에 참석하지 않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종범은 이미 kt 수원구장 라커룸을 비운 상태다.
kt의 팀 타율은 28일 기준, 0.258이다. OPS는 0.711. 가을야구 진출 확정을 위해서는 더 터져야 하는 상황. 타격 코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야구 팬들은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프로의 가치를 개그로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야구 코치가 예능 욕심을 부렸다. 이미 그의 행동은 예능보다 웃기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최강야구'는 은퇴한 선수들과 유망주 선수들이 함께 야구 경기를 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이승엽과 이대호, 박용택, 송승준, 장원삼, 정근우 등이 출연했다.
야구 흥행을 이끌며 시즌3까지 방송했다. 그러다 연출자 장시원 PD와 JTBC의 갈등이 불거졌다. 장 PD는 기존 출연진을 데리고 '불꽃야구'를 론칭했다. JTBC는 시즌4부터 자체 제작에 돌입했다.
'불꽃야구'의 인기는 여전히 타오르고 있다. 동영상 삭제 등 외환에도 불구, 최대 동시 접속자 수 26만 명을 넘겼다. SBS Plus에서는 최고 시청자 수 30만을 돌파했다.
JTBC도 반격이 필요했다. 그래서 꺼낸 카드가 이종범이다. 하지만 본 헤드 플레이라는 반응이다. 야구 팬들은 "프로야구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방송사가 무슨 야구 예능을 하냐"고 꼬집었다.
'디스패치'는 '최강야구' 관계자에게 '시즌 중 이종범 전 kt 코치에게 먼저 영입을 제안한 것인지', '언제 감독직으로 확정됐는지' 등을 물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사진출처=KBO, 기아타이거즈, 한화이글스, LG트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