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정태윤기자] 시작은 우왕좌왕, 우당탕탕 소란하다. 하나의 가족이 되는 과정은 배어들듯 찐득하다. 여기에 웃음은 시원하고, 액션은 뜨겁다.
영화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가 오락 영화의 정석을 선보인다. 배우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유아인, 오정세 등. 티키타카 전문가들이 살아있는 초능력자를 완성했다.
'하이파이브' 측이 26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오정세, 박진영,강형철 감독 등이 자리했다.
강 감독은 "과잉되게 하려 하지 않았다. 캐릭터들이 이끄는 대로 대본을 완성했다. 그들이 말하고 움직이는 대로 기록했다"며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영화를 완성해 줬다"고 소개했다.
◆ 초능력 파이브
'하이파이브'는 코믹 액션 활극이다.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5명이 주인공. 이들이 초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기 초능력자들이 뭉쳤다. 먼저 이재인이 '완서'를 맡았다. 완서는 심장을 이식받은 후 초강력 파워와 스피드를 가지게 된다. 안재홍이 담당한 '지성'은 폐를 이식받은 작가 지망생이다.
폐를 이식받은 후 남다른 폐활량을 갖게 된다. 라미란이 연기한 선녀'는 신장을 이식받은 후 의문의 능력이 생긴다. 김희원이 분한 약선은 간을 이식받은 후 약손 능력을 얻게 된다.
유아인은 각막을 이식받은 힙스터 '기동'을 소화했다. 전자기기와 전자파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박진영이 신구와 함께 췌장을 이식받고 젊음을 얻게 된 '영춘'을 표현했다. 오정세는 유일하게 초능력이 아닌 부성애를 장착한 '종민'을 그린다.
이재인은 "5명이 한 팀이 되어 촬영해야 했다. 티키타카에 대해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여러 사람과 호흡을 맞추는 게 어떤 것인지 배웠다"고 밝혔다.
◆ 하이 코믹
'하이파이브'는 코믹 액션이라는 장르를 출중하게 따른다. 먼저 라미란과 안재홍이 믿고 보는 유머로 중심을 잡았다. 특히 안재홍은 유아인과 유치한 말싸움 티키타카를 선보인다.
안재홍은 "대본 자체에 이미 리듬감이 잘 짜여 있었다"며 "배우들이 다 티키타카 전문가들이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코믹한 기운이 넘쳐흘렀다. 재미를 위한 코미디가 아닌 상황 속에서 형성된 코미디였다"고 말했다.
라미란은 "감독님이 베이스를 잘 깔아주셨다. 캐릭터 각자가 자기 할 말만 한다. 그런데 거기서 나오는 재미가 있더라. 짜이지 않은 날 것의 유머를 보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희원은 "코미디라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더라. 상대 배우들과 감독님께 많이 의지했다"며 "과해지려는 것은 감독님이 잘 제어해 주셨다"고 전했다.
진영은 "저는 그 우직하고 진지하게 상황을 만들어주는 포지션이었다. 진지하게 있으려고 노력했다. 카메라에 안 잡힐 땐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며 웃느라 고생했다"고 털어놨다.
◆ 하이 액션
짜릿한 액션 시퀀스도 눈에 띈다. 액션의 중심축인 완서의 동작은 태권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재인은 프리 프로덕션부터 촬영까지 무려 10개월간 액션 트레이닝을 거쳤다.
대부분의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연기했다. 이재인은 "화려한 액션을 보여드려야 했다. 기초 체력을 많이 준비했다. 또 태권도 선수 출신이라는 설정을 위해 태권도도 배웠다"고 노력을 드러냈다.
이어 "와이어, 그린 매트와 많이 붙어 있었다.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연기했다"면서 "완서는 여중생이다. 몸집은 작지만, 초능력이라는 힘을 보여주기에는 오히려 좋은 장치가 된 것 같다.
박진영은 후반부 액션의 큰 축을 담당했다. 영춘은 막싸움의 달인이다. 힘을 이용해 마구잡이로 던지는 동작이 많았다. 그는 "감독님이 신마다 정확하게 디렉팅을 해주셔서 완벽히 이해하고 임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시원한 카체이싱도 만날 수 있다. 일명 야쿠르트 카체이싱. 선녀가 끌고 다니는 야쿠르트 카트를 타고 골목골목을 누빈다. 레이싱 경기를 보는 듯한 스피드한 질주를 선보인다.
라미란은 "많은 장소에서 여러 회차를 찍었다. 붙여놓으니까 '순삭'돼 아쉽기도 하다"며 "아찔하고 짜릿했다. 여름의 그 뜨겁고 치열했던 현장이 다시 생각나더라"고 덧붙였다.
◆ 하이 케미
빵빵한 캐스팅 보드가 든든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개성 강한 배우들이 한 작품 안에 어우러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오합지졸이 되지 않고 그럴싸한 팀을 완성한다.
강 감독은 "티키타카 대사는 정하지 않고 캐릭터들이 이끄는 대로 타이핑했다.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대로 기록했다"며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영화를 완성시켜줬다"고 전했다.
이어 "최대한 이웃, 친구 같은 사람들로 주인공을 설정해 지극히 현실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 빛나는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모든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영화의 엔딩은 초능력팀 '하이파이브'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듯했다. 모든 사건이 해결되고, BGM으로 시스터 슬레지의 '위 아 패밀리'(We Are Family)가 흘러나온다.
강 감독은 "이들의 시작은 우왕좌왕 우당탕탕했다. 그러나 하나의 가족으로 어우러진다는 마음으로 해당 곡을 섰다"며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프리퀄이나 시퀄도 나오면 좋겠다"고 바랐다.
마지막으로 이재인은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을 보는데 끝도 없이 올라가더라"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노력한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구나 싶었다. 뜨거운 여름 모두가 초능력을 발휘해 찍었다. 많이 보러와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정영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