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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휩쓸리는 대신, 멈추겠다"…고레에다, 극장을 사랑한 이유

[Dispatch=정태윤기자] "낙오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계속 멈춰서 작업할 겁니다."

극장, 관객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OTT의 등장으로 그 의미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 변화는 빠르고, 영화계는 역대급 위기에 직면해 있다.

누군가는 변화에 빠르게 탑승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변화에 휩쓸리는 건 쉽지만, 멈추는 건 어렵습니다. 저는 아직도 필름으로 영화를 찍고 있어요. 필름이 디지털보다 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필름으로 영화를 찍는다고 해서 그의 작품을 도태됐다고 말하지 않는다. 여전히 큰 울림을 주고, 가장 보편적인 것에서 가장 깊은 것을 꺼낸다. 그래서 전 세계가 공감한다.

그래서, 그의 멈춤은 계속될 예정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지난 29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에서 열린 스페셜 토크에 참석했다. 이동휘 배우도 함께했다.

이날 주제는 '우리가 극장을 사랑하는 이유'였다. 고레에다 감독은 "대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하지 않았다. 때문에 10~20대에 영화관에서 본 작품들이 저를 크리에이터로 키워줬다"고 떠올렸다.

이어 "대학교 옆에 있던 영화관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귤이나 과자 같은 주전부리도 줬다"며 "영화를 본 기억이 영화관과 연결돼 남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씨네큐브는 멀티플렉스가 아닌 예술영화관이다. 지난 2000년 개관해 현존하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작은 영화관의 존재 이유는, 큐레이션 아닐까.

각종 기획전을 열고, 그로 인해 관객이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창구가 열린다. 씨네큐브도 고레에다의 기획전 준비했다. 그의 대표작 13편을 상영한다.

이동휘는 고레에다의 최애 작품을 꺼냈다. 그는 "'브로커' 촬영 전날 송강호와 이 이야기를 나눈 적 있다"며 "저는 그 당시 '어느 가족'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안도 사쿠라 배우의 마지막 취조 장면이 너무 강렬해서 깊게 남아있다. 최근에는 '걸어도 걸어도'가 최애 작품"이라며 "제가 처한 상황에 따라 좋아하는 작품이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삶의 어느 국면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같은 영화도 새롭게 느껴진다는 것. 그는 "최근 가족의 건강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그 영화에 감독님의 아버지에 대한 감정들이 묻어있더라"고 덧붙였다.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건, 오롯이 시간을 들여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OTT에 익숙해진 관객에겐 불편한 요소이기도 하다.

고레에다는 "영화는 자신의 감각을 오롯이 맡겨야 온전히 체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OTT로 관객을 많이 빼앗기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스토리를 만드는 입장에선 더 자유가 허용된다. 채널이 돌아가지 않게 5분에 한 번씩 폭발을 시킨다든지, 그런 제한 조건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가족'을 예로 들었다. "다 함께 큰소리로 웃거나 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그런데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할 때 2,000명이 단번에 집중하는 경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안도 사쿠라가 취조받는 장면에서 1분간 미동도 하지 않는 무음의 상태가 형성됐습니다. 소리라는 것이 사라지는 순간이 있구나, 느꼈습니다. 이런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영화가 힘을 얻게 되는 순간입니다." (고레에다)

이동휘 역시 "극장에서 화면의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감독의 시선을 온전히 느꼈을 때, 남는 것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국내 예술 영화관은 계속해서 축소하고 있다. 일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레에다는 "지방은 점점 사라지는 추세"라며 "도쿄의 경우에는 그래도 좀 남아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때 펀딩으로 미니 시어터를 지키는 운동을 했습니다. 약 3억엔 정도가 모금돼서 각 영화관에 3,000만엔씩 나눠드렸어요. 우리를 아직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고레에다는 관객과의 만남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감독이다. GV, Q&A 등 작품 때마다 많은 관객을 만나왔다. 끊이지 않고 대면하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데뷔작 '환상의 빛'으로 해외 영화제를 갔는데 GV를 열어주셨다.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대화를 나눴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과 카페에서 1시간 더 이야기를 나눴다"고 회상했다.

이어 "영화 러닝 타임보다 길게 대화했다. 정말 풍요로운 시간이었다. 멋진 체험이었다. 이후 일본에 가서 배급사를 설득해 GV를 열기도 했다"고 말했다.

올해 감독 데뷔 35년 차를 맞았다. 그간 영화라는 매체는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필름에서 디지털로 , 극장이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본이 몰리고, AI 창작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고레에다 감독은 최근 넷플릭스 '아수라처럼'으로 첫 시리즈물을 작업하기도 했다. 그가 바라보는 극장 영화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는 "눈앞에 있는 작품과 계속 마주하다 보니, 거창하고 거시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변화는 계속 있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대는 효율 중심으로 변화해 간다. 그 과정에서 상실되는 것이 많다. 저는 아직도 필름으로 작업하고 있다. 색 보정, 후처리 등 손이 많이 간다. 그러나 필름이 디지털보다 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집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브로커'를 촬영할 때도 이동샷에서 그린백을 쓰지 않고 실제로 차를 운행하면서 찍었습니다. 물론 차를 세워두고 합성하는 게 효율적이겠죠. 그러나 저는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가끔은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낙오된다 해도, 그는 멈춰서 영화에 정진할 예정이다.

"어쩌면 구시대 유물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저는 계속 멈춰서 작업할 겁니다. 이렇게 여러분을 대면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쿄에서 '줌'으로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죠. 여기까지 오는 게 얼마나 수고스러운 일이에요. 그러나 굳이 이렇게 만나는 걸 서로 원하고 있잖아요. 시대적 뒤처짐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영화를 키우는 건 관객이다. 영화를 본 기억이 이 장소에 켜켜이 쌓일 것"이라며 "몇 세대에 걸쳐 이 기억이 쌓이면 이 장소도 자라나지 않을까 싶다. 또다시 찾아뵙겠다"고 인사했다.

한편 고레에다 감독은 씨네큐브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내한했다. 다음 달 1일까지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사진제공=씨네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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