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 | 부산=정태윤기자] "여러분도 부산의 꿈을 함께 꿔주세요." (박은빈)
올해 슬로건은 '함께 꿈꾸다'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주요 인사의 공백으로 위기 속에 출발했다. 이를 곧 기회로 삼았다.
호스트로 배우 송강호를 앞세워 항해를 시작했다. 홍콩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끈 주윤발의 참석으로 불을 지폈다. 국내 배우들도 대거 등장해 부산을 빛냈다.
제28회 BIFF가 4일 오후 6시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개막식을 열었다. 이례적으로 배우 박은빈이 단독 사회를 맡았다.
완연한 가을 날씨에도 영화 팬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5,000여 석의 객석을 가득 채웠다. BIFF는 관객들과 함께 10일간 여정의 시작을 힘차게 알렸다.
영화인들의 축제가,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 BIFF | 우여곡절 끝에….
이번 BIFF에서는 총 269편을 만나볼 수 있다.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을 포함했다. 개막작은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 폐막작은 '영화의 황제'(감독 닝하오)다.
BIFF는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 사퇴 관련한 논란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를 중심으로 한 대행 체제로 올해 영화제를 진행했다.
남동철 직무대행은 앞서 열린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밝혔다.
송강호가 힘을 보탰다. 올해 영화제를 대표하는 얼굴로 나선다. 개막식 호스트로 영화인들을 맞이한다.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 영화제 일정도 소화한다.
아시아 게스트들이 분위기를 달궜다. 홍콩영화 르네상스의 아이콘 주윤발을 필두로 일본 영화계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중국 배우 판빙빙 등이 자리를 빛냈다.
◆ 레드카펫 | 아시아★들 빛났다
배우들은 관객들의 환호 속에 레드카펫을 걸었다.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80여 명의 배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취재진의 열기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영화 '거미집'의 임수정, 오정세, 정수정 등이 BIFF를 방문했다. '독전2'의 조진웅, 차승원, 한효주는 올 블랙룩으로 맞춰 입고 등장했다.
일본 영화계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와이 슌지도 볼 수 있었다. 이창동 감독,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 할리우드 스타 존 조 등도 자리를 빛냈다.
중국 배우 판빙빙도 BIFF 나들이에 나섰다. 다홍색 실크 드레스로 시선을 끌었다. 영화 '녹야'(감독 한슈아이)에서 호흡을 맞춘 이주영과 함께 걸었다.
피날레는, 홍콩 영화 르네상스의 아이콘 주윤발이 장식했다. 그는 5년 만의 신작 '원 모어 찬스'로 돌아왔다. 호스트 송강호가 직접 맞이했다.
◆ 시상식 | 故 윤정희, 그리고 주윤발
개막식은 故 윤정희의 추모로 시작됐다. 그는 올해 1월 알츠하이머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이날 한국영화 공로상의 주인공이 됐다.
딸 백진희가 대신 수상했다. "어렸을 때 어머니와 부국제의 탄생을 함께 축하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어머니는 십여 년간 중병과 싸웠다. 그러나 여러분의 애정이 어머니를 행복하게 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주윤발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송강호는 "수많은 영화 팬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우상으로 남아 있다"며 "스크린 속 슈퍼 히어로다. 영원히 기억될 분"이라고 소개했다.
주윤발은 "지난 1973년 배우를 시작했다.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홍콩 영화계와 앞만 보고 연기할 수 있게 해준 아내, 그리고 한국 팬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는 직접 핸드폰을 들고 관객들과 함께 셀카를 찍는 재치도 선보였다. 한국팬들에게 "예쁘다. 감사하다. 사랑한다"며 서툰 한국어로 마음을 전했다.
주윤발은 다음 날 기자회견과 핸드 프린팅 행사도 열 예정이다. 신작 '원 모어 찬스'를 비롯해 대표작 '영웅본색'(1986년), '와호장룡'(2000년)도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한편 제28회 BIFF는 금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이어진다.
▲ '독전2'
▲ '거미집'
▲ 안재홍X이솜
▲ 송강호X주윤발
▲ 판빙빙
▲ 박은빈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