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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ye] "그래서, 뻔한 엄마는 없었다"...'나쁜 엄마', 좋은 배우의 선물

[Dispatch=정태윤기자]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 사고로 아이(7살 지능)가 된 아들. 아빠는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고, 엄마는 급기야 암에 걸린다. 급기야, 시한부 인생이다.

JTBC '나쁜 엄마' (극본 배세영, 연출 심나연). 줄거리만 보면, 대놓고 신파다. 하지만 '나쁜 엄마'는 신파로 빠지지 않았다. 코미디로 양념을 쳤고, 복수극으로 긴장을 더했다.

배우들의 연기 대결도 살벌했다. 라미란과 이도현이 모자로 호흡을 맞췄다. 라미란은 순탄치 않은 영순의 일생을 다양한 감정으로 그려냈다. 감정을 삭였다가도 폭발시켰다. 

이도현은 1인 2역을 연기한 셈이다. 35살 냉철한 검사에서 7살 지능의 순수한 어린아이까지 모두 소화했다. 쉽지 않은 연기다. 그러나 이도현은 그런 강호에 120% 몰입하게 했다. 

'나쁜엄마'는 첫 회 시청률 3.6%('닐슨코리아' 기준)로 출발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마지막회, 12%를 찍었다. JTBC 역대 시청률 8위에 해당한다.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도 이어졌다. 

◆ 라미란, 새로운 얼굴 

라미란은, 믿고 보는 배우의 대표. 그의 주특기는 대사인지 애드리브인지 분간할 수 없는 능글맞은 연기. 그러나 '나쁜엄마' 라미란의 얼굴은 달랐다. 굴곡진 사연으로 시청자를 울렸다.

그도 그럴 게, 영순은 고등학생 시절 눈앞에서 부모님과 남동생을 잃었다. 결혼 후에는 남편이 억울함 죽임을 당했다. 아들만은 강하게 살라고 혹독히 키웠지만, 사고로 7살 지능이 됐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걷고, 말하는 것부터 차근차근 다시 시작했다. 강호의 상태는 점점 호전됐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영순은 위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영순은 전형적인 엄마의 얼굴이다. 하지만 결코, 관습적이지 않았다. 이것은, 오롯이 라미란의 힘이었다. 입에 밥을 욱여넣는 장면 하나로 충격과 자책, 사과를 한 얼굴에 녹여냈다.

그의 연기 내공이 빛난 건 3회. 

강호: 배부르면 잠 와. 잠 오면 공부 못해.

영순: 아니야 강호야. 이제 먹어도 돼. 엄마도 먹지? 그러니까 우리 강호도 먹어도 돼. 이제 졸리면 자도 돼. 공부 안 해도 돼. 먹어 제발. 엄마 우리 강호 너무 사랑해. 너무너무 사랑해서 그랬어. 우리 아들은 행복하라고. 엄마 아빠처럼 살지 말라고. 용서해줘. 

영순은 강호에게 밥 한 끼 배부르게 먹인 적 없다. 배부르면 졸리고. 졸리면 공부를 못할까봐. 영순은 20년 만에 (7살로 돌아간 아들에게) 그 모진 말을 다시 들었다.

처음에는 충격, 그다음에는 미안함, 그리고 폭풍 오열. 라미란은 서서히 격양되는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밥을 먹는 그 한 장면으로 시청자를 저항 없이 울렸다.

◆ 이도현, 여러 개의 얼굴

이도현 35살과 7살을 오갔다. 35살 강호는, 엄마에 대한 미움이 컸다. 그러나 실체를 알아가며 안쓰러움을 느꼈다. 그들로 인해 망가져 버린 영숙의 삶. 나쁜 엄마로 살 수밖에 없는 아픔을 이해했다. 

그래서 더 모질게 대했다. 엄마가 위험하지 않게 인연을 끊었다. 연인 미주와도 헤어졌다.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하는 고통, 홀로 복수를 향해 걸어가는 외로움, 그 두 감정을 동시에 표현했다. 

그러나 복수의 문턱 앞에서 사고를 당한다. 혼수상태에서 겨우 눈을 떴지만, 기억을 잃었다. 7살 강호는 티 없이 맑다. 밥 먹기 싫다며 떼를 썼고, 7살 아이들과 친구처럼 공놀이를 한다.

분명, 20대 배우가 소화하기엔 힘든 역할이다. 엄마한테 화를 냈던 19살, 미주와 사랑에 빠진 20대, 복수를 결심한 30대. 그리고 다시 7살로 돌아간 35살. 이도현의 강호는, 다 달랐다.  

이도현은 '나쁜 엄마'에서 "왜 이도현인가"를 스스로 증명했다. 특히 마지막 회 연기는, 감정의 클라이맥스였다. 아버지의 복수를 끝내고 엄마 옆에 누운 아들. 그리고 마지막 인사...

영순은 "우리 처음 데이트하고 돌아와서 아들이 불러 줬던 그 노래. 엄마 그 노래 들으면서 잠들고 싶다"고 말한다. 강호는 엄마의 손을 꼭 잡고 '두 사람'을 노래한다. 

강호는 잔잔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영순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는다. 그러다 점점 몸에서 힘이 빠진다. 강호는 당황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린다. 

(죽음을) 애써 외면하며, 아니길 바라며. 간신히 노래를 잇는다. 미동조차 없는 영순. 강호는 눈물을 쏟으며 “엄마”를 애타게 부른다. 이내 체념하고 “이따 만나”라며 인사한다. 

7살도, 35살의 얼굴도 아니었다. 그저, 강호 그 자체였다. 그렇게 바랐던 엄마와의 시간. 그러나 더 이상 보낼 수 없는 엄마와의 시간. 그 안타까움이 눈에, 입에, 그대로 묻어나왔다. 

◆ 안은진, 빛나는 얼굴

어두운 이야기에 활력을 더한 건, 바로 안은진이다. 팍팍한 영순과 강호의 이야기. 그러나 미주가 등장하면, 밝은 빛이 비쳤다. 

미주는 긍정적이고 씩씩하다. 진상 손님 앞에는 발차기로 대응하고, 강호 없이 쌍둥이도 보란 듯이 낳아 키운다.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했을 때도, 어떻게든 살길을 찾아냈다. 

미주의 굴곡진 삶이 처량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안은진은 당당하게, 더 유쾌하게 그려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는 미주에게서, 우리는 강한 빛을 봤다.

안은진은 케미 요정으로도 활약했다. 강호와의 로코는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과거, 미주는 강호의 사법고시 공부를 뒷바라지한다. 밥, 빨래는 물론 학원비까지 내준다. 

안은진은 그런 미주를 희생이 아닌, 사랑으로 느끼게 했다. 사랑에 푹 빠진 얼굴. 함께할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커플의 모습이었다. 

단칸방에서 함께 공부하고, 커플 잠옷을 입고 드라마를 보고, 서로의 생일을 축하해 주고, 퇴근길을 함께하고, 같이 잠들고…. 두 사람의 회상신은 늘 달달함 폭발.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 사실, 안은진이 그간 맡아온 캐릭터와 닮았다. 그러나 분명한 차별점이 있었다. 한 층 깊어진 얼굴. 당당하기만 했던 10대에서 온갖 풍파를 겪은 30대까지 폭넓게 그려냈다. 

그 모든 것이 폭발한 건, 12회. 강호가 기억을 되찾고 미주를 찾아간다. 미주는 처음엔 안도했다가, 이내 그간의 설움을 모두 토해낸다. 

미주: 매일 울고 매일 욕하고 매일 널 저주했다고. 다시 만나면 죽여 버리려 했어. 그런데 아프대. '다 낫기만 해라, 진짜 죽인다'. 그런데 네가 더 아팠대. 버려지고 비참하고 억울한 건 난데. 왜 난 원망할 데도 없냐고! 왜 나보다 네가 더 아프냐고 왜.

마치 아이처럼 엉엉 울며 감정을 쏟아냈다. 가시 돋친 말들이 전혀 따갑지 않았다.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시간, 그리고 그 누구보다 강호에게 기대고 싶었던 고됨이 전달됐다.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든 건, 배우들의 연기였다. 매회 인물들이 살아 숨 쉬었고, 우리의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짜고, 쓰게, 가끔은 단맛으로 다음회를 기다리겠다. '나쁜엄마'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사진출처=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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