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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예인병 걸릴 나이는 아니죠"…정성일, 나이스한 초심

[Dispatch=구민지기자] "제가 연예인 병 걸릴 나이는 아니잖아요."

하루아침에, 20년간의 무명생활을 청산했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들뜨지 않았다. 오히려 차분했다.

"원래 제 자리는 없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사실, 시작 전부터 걱정이 많았다. 작가는 김은숙, 주연은 송혜교… 부담감이 밀려들었다. 본인도 갸우뚱했다. "이 작품을 할 수 있을까"를 자문하면, "이번엔 안 되겠다"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는 '더 글로리'의 대체불가 배우였다. 차가웠다, 따듯했다, 얼굴을 읽을 수 없는 얼굴로 '나이스한 개XX'를 완벽히 표현했다.

정성일은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걸어온 길을 계속 걷겠다는 것. 그가 택한 차기작은 연극.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기 보다, 초심을 유지하겠다는 다짐이다.

"제가 천재적 연기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노력 밖에 답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노력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중에 기회가 주어진 건 감사한 일이죠.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디스패치'가 정성일을 만났다.

◆ "하도영과는 정반대"

"하도영은 바둑의 흑돌(유리함)을 쥐고 태어난 재벌이잖아요. 하지만 저는 가져본 적이 없어요. 정반대였죠. 제일 밑바닥에 있었다고 할까요."

일각에서는 정성일이 작품 한 편으로 벼락 스타가 됐다고도 한다. 결코, 이 모든 걸 쉽게 이뤄낸 것은 아니다. 어려웠던 유년 시절을 지나, 20여 년간 흘린 땀의 결과물이다. 

정성일은 지난 2002년 영화 'H'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 조연을 병행했다. 수많은 단역 중 한 명으로 등장했다. 힘들었지만, 그렇게 차근차근 연기 내공을 쌓았다.

그는 "작품이 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항상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했다.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우유와 신문 배달, 화장실 계단 청소, 대리운전 등을 했다"고 회상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30대 초반, 주위에서 '연기를 잘한다' 해서 거만해졌을 때가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저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일찍 알게됐다"고 털어놨다.

곧장 마음가짐을 달리했다. "함부로 자만하고 건방지면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늘 공부하는 마음으로 능력치를 올렸다. 한발 한발 내디뎌 여기까지 오게됐다"고 전했다.

물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가족이 큰 버팀목이 됐다. 덕분에 저는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노력의 대가는 '영광'이 되어 돌아왔다.

◆ "처음부터 정성일"

김은숙 작가는 '하도영'을 '나이스한 개XX'라고 소개했다. 극중 가장 파악이 힘든 캐릭터다. 선악의 미묘한 선을 오간다. 시청자도 그가 악역이다, 아니다 토론했다.

정성일은 일찌감치 김은숙의 픽(pick)이었다. 김 작가는 '비밀의 숲2'를 본 뒤, 그를 하도영으로 내정했다. 처음부터, 하도영은 정성일, 정성일은 하도영이었던 것.

"사실 실감이 안 났어요. 촬영 도중 작가님을 만날 기회가 있어서 물어봤죠. '누구를 떠올리며 하도영을 만들었냐'고요. '처음부터 너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놀랐습니다."

점점 욕심이 생겼다.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졌다. '나이스한 개XX'부터 출발했다. "나이스한 거면 나이스한 거지, 개XX는 뭐야?"라며 의아해했다. 다시 대본에 집중했다.

그가 찾은 해답은 '와인신'이었다. 극중 하도영은 자신이 받은 와인을 운전기사에게 선물한다. 기사가 와인맛을 잘 모른다며 거절하자, 날카롭게 답한다.

"(그 와인이) 백(만원) 이하는 아닐 겁니다.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만 원짜리 와인을 한 병 사요. 치즈도 좀 사고. 그 만 원짜리 와인을 먼저 마시고, 그걸 마셔요. 그럼 마실 줄 알게 될 겁니다."(하도영 대사 中)

정성일은 "여기서 무릎을 탁 쳤다. 하도영은 사람을 하대하고 지시하는 게 몸에 밴 인물이다. (의도를 갖고) 무시하려고 한 건 아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나이스할 수도, 개XX일수도 있었다.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명불허전 송혜교"

정성일의 매력은 송혜교를 만나 폭발했다. 문동은 덕분에 하도영 역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었다는 것. 그는 기원신을 연기의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모든 신이 그랬지만, 특히 송혜교를 만나는 장면들이 걱정됐다"면서 "이 여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왜 끌리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고민했다. "송혜교 덕에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고민한 것들이 해결됐다. 기원신을 찍고 '아!' 싶었다. 그 뒤론 (쉽게) 갈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정성일은 "연기하다 보면 숨 막히는 순간이 있다. 하나의 실처럼 연결되어 서로의 감정과 연기를 주고받으면서 쌓이는 것들이 있다. 그래야 시너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바로 그 장면이, 기원신이었습니다. 긴장감과 알 수 없는 아우라, 하도영의 호기심까지… 그 모든 건 송혜교의 힘이었습니다."

송혜교와의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우로서 정말 멋있다. 소름이 끼쳤다"면서 "월드스타지만 털털하다. 사적으로 얘기하다가 '아, 얘 송혜교였지'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제가 어디서 송혜교를 보겠어요. 처음에는 너무 떨었죠. 스타잖아요. 그런데 털털하고 가식이 없었어요. 연기할 때 큰 힘이 됐죠. 고맙고 좋은 친구예요."

◆ "지금처럼, 가려고요"

정성일의 고민, 아니 몰입은 성공이었다. '더 글로리'는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1위에 올랐다. 올해 넷플릭스 최대 흥행작으로 꼽혔다. 정성일도 인지도를 제대로 쌓았다.

그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가족들도 뿌듯해하고 있다. 연락 안 되던 친구들의 전화도 받았다. 아들이 유치원 선생님의 사인을 부탁하기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제가 일하는 것에 있어 많은 선택지가 생겼잖아요. 방향성이 넓어졌죠. 하지만 살아가는 마음, 생활 반경, 패턴은 크게 바뀌는 게 없어요"

그는 전혀 서두르지 않는다. "무대가 좋다. 지금도 여전히 즐기면서 묵묵히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일은 다음 달 28일까지 창작 뮤지컬 '인터뷰' 무대에 오른다.

정성일은 "대학로는 관객에 있어서 좀 한정적이다. 오던 관객만 오는 경향이 있다. 늘 보던 분이 보고 또 보고 하는 셈이다. 요즘에는 일반분도 많이 온다"며 기뻐했다.

그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 정성일은 "감사한 마음은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다만, 급하게 변하지 말자고도 다짐했다. 신중하게 원래 템포대로 잘 선택해서 가려 한다"고 답했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고, 큰 욕심내지 않고 자만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겸손함을 유지하되, 기회가 왔을 땐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그렇게 살고자 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습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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