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구민지기자] 연습생, 걸그룹, 데뷔, 해체, 또 연습생, 또 걸그룹, 또 해체, 또 연습생….

그렇게 8년이 지났다. 연습생 시절까지 합하면 12년이 흘렀다. 2번의 그룹 결성과 2번의 해체, 여러 차례 고비를 겪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사실 끝이라고 여겼던 때도 있어요.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2014년, 원피스(1PS)라는 걸그룹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2개월을 견디지 못했다. 4년 뒤 새로운 걸그룹 '샤플라'로 새 출발 했지만, 이 역시 데뷔와 동시에 해체했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가수 화연이 또 한 번 '신인' 타이틀을 달았다. 이번엔 걸그룹을 벗고 트로트를 입었다. 꼬박 8년째 데뷔 중이다. 

'디스패치'가 신인 트로트 가수 화연의 이야기를 들었다.

◆ "무대가 행복해요"

화연은 어릴 적부터 가수의 꿈을 키웠다. 학창 시절부터 무대에 서는 걸 즐겼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게 행복했다는 것. 장기자랑엔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그는 "평소 나서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쉬는 시간 구령대 위에 올라서는 걸 좋아했다. 전교생이 절 따라 하는 게 재밌었다. 자연스럽게 음악을 좋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렇게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준비 기간은 길었지만 힘들지 않았다. 2014년 걸그룹 '원피스'로 가요계 첫 발을 내디뎠다. 그때만 해도, 그저 탄탄대로일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랐다. 단 한 곡의 활동 끝이었다. 팀 해체를 겪었다. 수년간 꿈을 위해 달렸지만, 너무 짧았다. "사실은 그때 걸그룹 꿈은 끝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소속사에서 트로트 전향을 제안했다. 그러나 긴 시간 걸그룹을 준비했는데 다 보여드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한 번 더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화연은 또 한 번 걸그룹 연습생이 됐다.

◆ "걸그룹 출신 연습생"

한순간에 사라진 꿈, 다시 0부터 시작해야 했다. 실패 후 재도전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전향하는 이들도 많다. 그 당시 화연은 어땠을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화연은 "'다른 걸 해야 하나'라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를 떠올렸다"며 미소 지었다. 절망하기보다는 마음을 다잡았다. 앞으로 나아가는 데 집중했다.

연습 또 연습이었다. 하루하루를 땀으로 채웠다. 그저 노래를 하고 싶었으니까…. 묵묵히 달린 결과, 다시 한번 꿈을 이룰 수 있었다. 2018년 '샤플라'로 재데뷔에 성공했다.

안타깝게도 난관의 연속이었다. 그룹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번에도 단 한 번의 활동을 끝으로 해체했다. 또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그는 "샤플라 활동이 끝난 뒤, 무대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달았다"면서 "'(제겐) 이 길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감정을 회상했다.

그녀의 선택은 확고했다. 무대에 오르는 것. 걸그룹에서 트로트 가수로 전향했다. 이번에는 꼭 결실을 맺겠다는 포부다.

◆ "트로트는, 운명"

화연에게 트로트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첫 번째 그룹 '원피스' 해체 당시, 선생님이 '너는 트로트를 해야한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은 것.

그럼에도 다시 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트로트에 진지하게 접근했다. 기본기부터 탄탄하게 다지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꼬박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트로트를 흉내 내는 가수는 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조급하게 움직이지 않았어요.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 느꼈습니다. 준비하다 보니 2년이 흘렀더라고요."

그간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2번의 데뷔는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걸그룹 출신 트로트 가수'로서 장점이 도드라졌다. 화연은 "그때의 제가 있었기 덕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화연은 "저의 무기는 다채로운 표정과 웃음"이라며 "(과거) 그룹 친구들과 연습하면서 표현력이 다양해진 것 같다. 이 필살기를 신곡에 고스란히 녹였다"고 밝혔다.

"이제야 꼭 맞은 옷을 입은 것 같습니다."

◆ "화연 꽃, 핀다"

"제 노래는 아이돌스러우면서도, 트로트스럽습니다."

화연은 지난 5월 디지털 싱글 '꽃핀다'를 발표했다. '꽃핀다'는 사랑의 시작점에서 설레는 여자의 마음을 꽃으로 표현한 곡. 중독성 짙은 가사와 세련된 편곡이 인상적이다.

하이브 수장 방시혁이 프로듀싱했다. "정말 영광이었고 감사했다. 한편으로는 부담도 됐다. 막상 작업에 들어가니 행복했다. 그래서 노래를 이해하려고 더욱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버전으로 녹음했다. (방시혁이) 원격으로 피드백을 보내줬다. 여러 번 수정을 거쳤다. 밝으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제안했다. '퓨어 섹시'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만족했다.

3번째 데뷔, 부담감은 컸다. "제 모습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모습도 보여줘야 했다. 그리고 멤버들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몰려왔다"고 회상했다.

무대를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걸그룹 활동으로 쌓아온 안무 실력, 섬세한 감정 표현 등을 가감 없이 뽐냈다. '댄스 트롯'을 완성했다. 신인답지 않은 퍼포먼스로 눈도장을 찍었다.

"요즘 정말 꿈만 같아요. 이렇게 오랫동안, 즐겁게 활동한 적이 처음이거든요. 트로트는 종류가 다양합니다. 앞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아요. 더 노력하려고요."

◆ "또 다시, 꾸는 꿈"

화연은 데뷔 후, 약 2달 동안 쉼 없이 달렸다.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힘들지는 않을까. 화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대중들이 저를 잘 모르잖아요. 그만큼 제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해야죠."

그는 "(막연하게) 트로트는 연령 제한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막상) 음악방송에서 나이 어린 팬들도 호응해 줬다"면서 "다양한 연령대에게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어졌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노력하는 모습은 선배들의 칭찬을 이끌어냈다. "진성, 금잔디 선배가 제 리허설 무대를 지켜본 적이 있다. '노래 잘한다', '예쁘다'고 말씀주셨다"며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과거 그룹 멤버들도 떠올렸다. "본인들 몫까지 열심히 하라며 응원했다. SNS에 홍보도 빼놓지 않는다. 제게 그 친구들의 모습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다채로워졌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저는 무대가 정말 좋습니다. 많은 분들께 제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변함없이 열심히 할 화연입니다."

<사진=이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