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 | 김지호·박혜진기자] 기동민 의원 : BTS가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 자긍심을 높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들의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문제 의식에 동의합니다. 

성일종 소위원장 : 클래식은 (예술·체육 요원에) 들어가는데, 팝은 안 들어갑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미국 팝시장에서 1등할 거란 상상을 못 했으니까요. 정부가 기준을 잘못 잡은 겁니다. 인정해야죠.

2021년 11월 25일, 제3차 국방위원회 법률안심사소위원회. 윤상현, 성일종, 안민석 의원이 병역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예술·체육 요원의 편입대상에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하는 내용이다.  


먼저, 방탄소년단의 공에 대해선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 방탄소년단이 전례없는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는 것. 그들이 10년 간 유발하는 경제적 효과가 56조원이라는 점도 주목했다.

그러나 병역 특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우선 찬성파들은 방탄소년단이 가져오는 국익이 크다고 강조했다. 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성일종 소위원장 : 우리는 어느 특정한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국가에 무엇이 도움이 되는 건지 판단해야 합니다. 

김진표 의원 : 현 제도로 보면, BTS 정도로 국위선양하면 당연히 (특례에) 포함해야 한다고 봅니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센다이 국제음악콩쿠르도 (편입 인정 대회에) 들어가 있는데…. 

반대 의견 및 신중론도 있었다. 김병기 위원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주장했다. 대중문화예술인만 편입하는 건, 다른 분야와의 차별이라는 것. 객관적 편입기준 설정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병기 위원 : 훈장은 줄 수 있을지언정, 병역 면제는 안 됩니다. 만일 수학올림피아드 우승하면 병역 면제시킬 겁니까? 게임대회 우승하면? 우리나라 풍악놀이 전 세계 알리면? 

박재민 국방부차관 : 형평성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예를 들어, 빌보드 1위를 인정하면 2위는? UK차트나 일본 오리콘 차트는요? 이런 기준을 만들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바로, 국민적인 공감대였다. 국방소위에 참석한 위원들 모두 "보다 광범위한 국민적 공감대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동감했다. 

그도 그럴 게, 지난 2020년 10월 여론조사 기준으로는 찬반이 팽팽했다. 방탄소년단의 병역 특례 찬성이 46%로 집계됐다. 반대 의견은 48%가 나왔다. 국민 의견이 반으로 나뉜 셈이다. 

강대식 위원 : 특정 아이돌 그룹(BTS)의 국위선양을 부인할 사람은 우리 국민 중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적인 공감대가 아직도 덜 이뤄졌다….

2022년, 방탄소년단의 위상은 훨씬 더 높아졌다. '빌보드' 1위는 이제 익숙할 정도다. 심지어 '그래미'에 2년 연속 노미네이트됐다. K팝의 아이콘을 넘어, 시대의 아이콘이 된 것. 

'디스패치'가 <병역특례에 관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전문회사 '엠브레인'에 의뢰, 14~59세 국민을 상대로 예술·체육요원 제도 전반에 관해 물었다. (신뢰수준 95%. 오차범위 ± 3.1%)

여론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먼저, 설문 참여자의 91%가 국위선양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95%는 문화창달이 중요성을 말했다. 국위선양과 문화창달에 기여하는 분야별 영향력은 K팝 98%, 스포츠 90% 순으로 드러났다.

인물에 대해 질문도 던졌다. <국위선양 및 문화창달 기여도가 높은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주관식 문항으로 직접 답을 쓰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응답자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떠올린 이름은, 방탄소년단이었다. 58%가 방탄소년단을 적었다. 1419 여성(68%)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4049 남성(63%)이 많았다.  

<국위선양 및 문화창달의 기여도가 높은 인물에 대한 혜택>을 묻는 질문에는 89%가 동의한다고 말했다. 남성의 85%와 여성의 93%가 긍정 의견이었다. 

<대중문화 예술인의 대체복무 제도 편입>에 대한 공감률도 전체 78%에 달했다. "경제적 파급효과(43%)", "시기가 중요한 분야라서(43%)", "국가위상을 높여야 해서(41%)" 등 이유도 다양했다.

<예술요원 제도에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야>도 K팝(65%)이 압도적이었다. K콘텐츠(41%), 국악(38%), 클래식 음악(34%)보다 절반 이상 높은 지지를 받았다.  

'엠브레인' 여론 조사에 따르면, K팝의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예술요원 확장에 대한 공감대가 상당히 진척됐다. 하지만 국회에서만 '병역법 일부개정 법률안'의 시계가 멈춰있다.

물론, 편입 기준에 대한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설문 참여자들은 해외 권위 시상식 수상을 대안으로 꼽았다. 59%가 미국 3대 시상식에 체크했다. 대통령 표창(25%) 등도 기타 의견으로 나왔다.

한편, 병무청은 '디스패치'에 "예술체육요원 편입대상에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심사 중"이라며 "병력자원 확보, 병역이행 형평성 등에 따라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