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ㅣ로스앤젤레스(미국)=구민지기자] "Everyday I couldn't see you was a very painful. Finally I got to meet ARMY today!" (지민)

Finally, 마침내, Meet, 만났다!

이 두 단어가 모든 상황을 대변했다. 드디어 만났고, 보고, 듣고, 느끼고, 춤추고, 즐겼다. 이 모든 것이 LA의 가을밤 아래에서 허락됐다. 

"우리들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2019.10)

그리고 꼬박 2년이 지났다. 2021년 11월, 방탄소년단은 on line이 아닌 on stage에 섰다. 그들은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아미는 보라의 물결로 화답했다. 

방탄소년단은 28일(한국시간) K팝 가수 처음으로 미국 LA 소파이 스타디움에 입성했다. 압도적 스케일(최대 10만)을 자랑한다. BTS가 이곳을 가득 채웠다.

수치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이날 공연장엔 팬들의 다양한 국기가 눈에 띄었다. 국적도, 나이도, 성별도, 피부색도 중요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으로 모두 하나가 됐다. 

방탄소년단은 언제나 그렇듯 노래로 위로했다. 팬들은 BTS로부터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이겨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디스패치가 이들의 재회를 함께했다.

◆ 시작부터, ON

글로벌 아미는 뜨거웠다. 팬들이 먼저 큰 함성으로 콘서트 시작을 알렸다. 하나둘씩 입을 맞춰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수만 명이 한목소리로 멤버들을 맞았다.

방탄소년단이 '온'(ON)으로 화답했다. 노래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아미밤이 세차게 흔들렸다. 멤버들은 코로나 여파로 1년 9개월 만에 팬들에게 '온' 무대를 처음 선보였다.

그래서일까. 손끝 발끝에서부터 힘이 느껴졌다. 수십 명의 댄서들과 대규모 퍼포먼스를 펼쳤다. 각 잡힌 칼군무는 여전했다. 팬들도 자리에서 일어서서 춤추기 시작했다.

멤버들에게도 특별한 무대가 됐다.

"'온' 듣고 울뻔했다. 진짜 같지 않았다. 큐시트를 넘긴 후에야 깨달았다. 드디어 우리가 있어야 할 곳에 온 것 같다" (슈가 엔딩 멘트中)

이렇듯 시작부터 에너제틱했다. 힘든 안무로 유명한 곡을 연달아 불렀다. 오프닝에서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방탄소년단은 얼굴에 땀방울이 가득한 채로 팬들과 마주했다.

"Make some *** noise! Finally BTS is officially back" (RM)

오랜만에 만난 팬들. 오프닝을 끝낸 뒤 첫 마디는 강렬했다. 비속어가 섞였다. 그만큼 보고 싶었음을 표현했다. '공식적으로 돌아왔다'는 멘트에 관객석이 들썩였다. 약 5만 명이 환호했다.

"Long time no see", "My Army", "Really really miss you". 멤버들은 저마다 반가움을 표현했다. 일부 아미는 멤버들의 인사를 듣자마자 눈물을 훔쳤다.

◆ 잠시, 떨어져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은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메시지를 전해왔다. 셋리스트 중 10곡은 팬데믹 기간에 발표한 노래다. 잔잔한 위로를 시작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된 미래를 함께 꿈꿨다.

이날 침대에 모여앉은 채 무대에 등장했다. 밝은 표정으로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을 열창했다. 대형 전광판에 멤버들의 흑백사진이 한 장씩 추가됐다.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가사가 돋보였다. 아미가 곧바로 화답했다. 고음 파트도 문제없이 소화했다. 방탄소년단은 행복한 표정으로 팬들과 함께 완창했다.

팬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갔다. 노래에 앞서 이동식 무대로 옮겼다. 넓은 공연장을 한 바퀴 돌며 아미와 눈을 맞췄다. 뜨거운 열기를 증명하듯 객석은 끊임없이 들썩였다.

'잠시'는 가사가 팬심을 저격했다. "내 곁에 네가 없어도 네 곁에 내가 없어도 우린 함께인 걸 다 알잖아" 등이다. 코로나로 만나지 못했던 답답함을 노래, 공감을 얻었다.

눈 뗄 수 없는 무대가 계속됐다. 방탄소년단은 돌출 무대로 이동했다. 노래 중간중간 "아미"를 외쳤다. 객석에 물을 뿌리며 다 함께 공연을 즐겼다.

무대 장인의 면모도 뽐냈다. '블랙스완'으로 역대급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곡 역시 팬데믹 기간에 발표했다. 멤버들은 댄서들과 한 몸처럼 움직였다. 개별 안무로 7인 7색 매력도 더했다.

방탄소년단이 무대를 내려가자 큰 공연장이 조용해졌다. 대신 밝게 빛났다. 팬들은 아미밤을 손에 쥐고 줄을 맞춰 들어 올렸다. 파도타기로 멤버들을 응원했다.

◆ 또 다시, 불타오르네

연달아 히트곡 메들리를 선사했다. ‘불타오르네’로 분위기를 불태웠다. 무대 위엔 불길이 타올랐다. 아미밤도 붉게 빛났다. 방탄소년단은 탄탄한 라이브 실력으로 압도했다.

'디앤에이'(DNA)는 새로웠다. 락킹 사운드로 편곡한 버전을 선보인 것. 파워풀 안무는 여전했다. 팬들은 타이밍에 맞춰 김남준, 김석진, 민윤기, 정호석, 박지민, 김태형, 전정국을 외쳤다.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들이 쏟아졌다. 이번엔 올블랙으로 무대에 다시 올랐다. '피 땀 눈물'을 열창했다. 끊임없이 대형을 바꿨다. 섹시함과 강인함을 넘나들었다. 

다시 한번 멤버들의 위치가 바뀌었다. 노래는 계속 이어졌다. '피 땀 눈물'은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연결됐다. 멤버들은 눈을 가리고, 입을 막고, 귀를 닫았다.

정국의 격한 안무에 환호성이 터졌다. 팔을 뻗을 때마다 크롭 재킷 사이로 탄탄한 복근이 드러났다. 지민의 디테일한 안무도 감탄을 자아냈다. 방탄소년단은 서로에게 몸을 기대고 꽃을 피웠다.

열정을 무대 위에 그대로 쏟았다. 2년 만의 공연임이 믿기지 않았다. ‘아이 니드 유’(I NEED U), ‘아이돌’(IDOL) 등이 몰아쳤다.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얼쑤"를 외쳤다.

‘세이브 미’(SAVE ME)로 반전시켰다. 서정적인 멜로디에 청량한 목소리가 더해졌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 라인이 떼창을 이끌어냈다. 팬들은 시종일관 자리에 서서 호응했다. 방탄소년단이 답했다.

"ARMY, I love you!"(BTS)

◆ Dynamite like Army

멤버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이전 공연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특별한 구성이 돋보였다. 아미를 위해 기존 곡들을 편곡, 새로운 음악을 완성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는 리얼 밴드 사운드로 재탄생시켰다. 트럼펫 등 악기 사운드가 풍성하게 더해졌다. 팬들은 멤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후렴은 아미의 차지. 방탄소년단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오마마마마이"를 외쳤다. 멤버들은 무대를 좌우로 횡단했다. 팬들을 눈에 담기 위해 계속해서 달렸다.

히트곡은 히트곡끼리 합쳐졌다. '다이너마이트(Dynamite)는 트럼펫 연주가 도드라졌다. 기존 디스코 팝을 디스코 재즈 장르로 변경했다. 듣는 재미를 더했다.

댄스브레이크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버터'(Butter)로 넘어갔다. 멤버들은 일렬로 서 있다가 노래를 이어갔다. "Smooth li ke butter" 마치 연습이라도 한 듯, 즉석 합창이 이뤄졌다.

"Now I know, why 'Airplane pt.2' is the best song"(ARMY)

한 팬이 '에어플레인 파트2' 무대를 본 뒤 외쳤다. 왜 이 곡이 명곡인 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세계 어디서라도 난 노래하리". 멤버들은 화음을 쌓아나갔다.

"Make some noise!"

아미밤이 같은 속도로 쉴 새 없이 움직였다. RM, 슈가, 제이홉. 랩 라인의 폭풍 랩이 쏟아졌다. 보컬 라인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아미는 '뱁새'의 빠른 랩도 높은 음도 모두 소화해냈다.

◆ BTS, 언제나 쩔어

방탄소년단은 셋리스트를 특별하게 구성했다. 데뷔 초창기 노래도 포함했다. 그 중 하나가 '쩔어'(2015). BTS 특유의 매력이 돋보이는 곡. 사회문제에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린다.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팬들은 빠른 랩도 놓치지 않고 떼창을 선보였다. 어려운 단어도 문제 없었다. 삐뚤빼둘 적힌 한글 응원 문구들은 아미밤과 계속해서 흔들렸다.

'위 어 불렛프루프 : 디 이터널'(We are Bulletproof : the Eternal)도 들을 수 있었다. 연습생 시절 만든 수록곡을 잇는 노래. 수많은 시련을 견디며 단단해졌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방탄소년단은 무대 위에서 눈을 감았다. '앤서 : 러브 마이셀프'(Answer : Love Myself)에 집중했다. 이들의 따뜻한 목소리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Don't need permission to dance. 춤추는 데, 허락받을 필요는 없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 수십 명의 댄서들, 객석의 아미는 똑같은 춤을 췄다. 엄지손가락을 펴고 몸을 긁는 동작을 선보였다. '즐겁다'를 표현했다.

BTS의 장점이 드러났다. 세계 15억 명의 청각장애인도 함께 할 수 있는 무대였다. 한 손바닥을 펴고 다른 손의 두 손가락을 좌우로 움직였다. "춤추자"는 수화에 맞춰 같은 뜻을 전했다.

어떠한 제약도, 구속도 없었다. 자유롭게 몸을 흔들었다. 모두의 어깨를 토닥였다. 대형 보라색 풍선도 관객석 팬들과 함께 춤췄다. 무대와의 거리, 마스크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 아미를 위해 살다

코로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무대를 당장 기약할 수도 없는 상황. 방탄소년단은 2시간 30분을 오롯이 완전체 무대로만 채웠다.

이는 방탄소년단이 던지는 메시지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7명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호흡하는 것. 그리고 이 '함께'의 방점은 아미였다.

"I will never forget this feeling. We live for all of you here. 지금 이 기분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저희 방탄소년단은 여기 있는 모두를 위해 살아갑니다."(지민)

"If Army's happy, I want nothing more. I see you happy, I'm happy. 아미가 행복하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아미가 행복하면 저도 행복하거든요."(뷔)

"For the last two years, I learned how precious you are. 2년 동안 여러분(아미)가 얼마나 소중한지 배웠습니다."(제이홉)

"Being her with you right now this is the biggest happiness of my life. 지금 여러분과 함께 있는 이 순간이 제 인생의 가장 큰 행복입니다."(진)

"I hope you know that I've given you my best today. I promise i'll do my best for the upcoming shows as well. 제가 오늘 공연에서 최선을 다 했다는걸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공연도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드리겠습니다."(정국)

"When I looked at everyone dancing, running, and enjoying singing, this is my job. This is want to I do. 모두가 춤추고, 뛰고, 노래 부르는 것을 즐기는 걸 봤을 때, '이게 내 직업이구나', '이게 바로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느꼈습니다."(슈가)

"You guys are the proof of our existence, You guys are our proof! We are now truly bulletproof. 아미는 저희의 존재입니다. 여러분은 우리의 증거고, 저희는 여러분의 총알이죠"(RM)

한편 방탄소년단은 본격적인 미국 활동에 돌입했다. 금일(29일)과 다음 달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를 이어간다.

마지막 일정은 '2021 징글볼 투어'(2021 Jingle Ball). 방탄소년단은 다음 달 3일 에드 시런, 두아 리파, 도자 캣, 릴 나스 엑스, 블랙아이드 피스 등과 함께 출연한다.

<사진출처=소파이 스타디움, 빅히트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