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을 기억하시나요? 부산 신혼부부 실종 사건이란, 지난 2016년 5월 신혼부부 전민근(37)·최성희(36) 부부가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을 의미합니다.
앞서 이 사건은 SBS-TV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2차례(2017년 2월, 2019년 5월) 다뤄 화제가 됐습니다. 유력한 용의자로는 노르웨이에 체류 중인 남편의 옛 연인이 지목된 바 있는데요.
'그알' 유튜브 채널에서 지난달 26일 장경주PD와 전화연결을 진행했습니다. 장PD는 '부산 신혼부부 실종 사건'을 취재한 당사자.
장PD는 "용의자 여자분께선 한국에 전혀 들어올 계획이 없는 것 같다"며 "진짜 한국에 들어올 생각이 있었다면 몇 번 기회가 있었을 텐데, 의지가 없어 보인다. 그 분 수사를 못하니 (수사도) 교착 단계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 번 부산 남부경찰서 여청과장님께서 연락이 왔었다. 유일한 목격자라고 할 수 있는게, 그 집에서 신혼부부가 길렀던 강아지다"고 전했습니다.
장PD는 "예전에 TV동물농장에 출연했던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하이디'라는 분이 계시다. 그 분 동물농장 통해 수소문이 안 되냐고 하시더라. 경찰서에서 사비를 털어서라도 모시고 싶다. 강아지가 혹시 그날 기억을 갖고 있다면 그런 거로 가능하냐 물어보셨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이에 전화를 받은 PD들은 "진짜야? 나 웃음을 참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잠깐 고민했다. 진짜 진심이냐"고 했지만, 곧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만큼 형사 분들이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본다, 그런 시도이지 않을까", "웃긴 했지만, 어찌 보면 신박한 방법"이라 이해했습니다.
아래는 '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 요약입니다.
우선 사건 개요부터 다시 전합니다. 두 사람은 2015년 11월 21일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 5월 27일, 아내 최성희 씨가 승강기를 타고 귀가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습니다.
남편은 새벽까지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갖다 귀가했습니다. 2016년 5월 28일 오전 3시 45분으로 남편의 모습이 CCTV에 찍혔죠.
하지만 귀가 후 부부는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아파트에는 21개의 CCTV가 설치돼 있었는데, 그 어디에도 둘의 흔적이 없었습니다.
두 사람의 마지막 행적입니다. 2016년 6월 2일 아침 8시 48분, 김윤석 씨 휴대폰이 부산 기장읍 교리에서 꺼졌습니다. 최성희 씨 폰은 이날 밤늦게 서울시 강동구에서 꺼집니다.
두 사람의 실종 사건은 3년 만인 지난해 3월 공개 수사로 전환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9년 5월 18일 '그알'이 다시 한 번 이 사건을 방송했습니다.
제목은 '실종 3년의 비밀 - 사라진 신혼부부와 노르웨이 여인' 편입니다. 경찰이 주목하고 있는 인물은 남편의 옛 연인 장미진(가명)씨.
장 씨는 부부 실종 전 한국에 입국했다가, 실종 후 한국을 떠났습니다. 경찰도 이 사실을 수상하게 생각하고 오랜 시간 추적해왔는데요.
장 씨는 경찰의 귀국 권유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서면 질의에도 행적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죠. 이에 경찰은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고, 장 씨를 2017년 8월 노르웨이에서 체포했습니다.
하지만 장 씨는 한국으로의 송환을 거부했고, 재판이 1년 넘게 진행됐습니다. 1년 6개월의 재판 끝에 노르웨이 법원은 한국이 요청한 장 씨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장 씨는 "전 씨와 연인 관계가 아니다", "실종 사건에 대해서는 모른다", "오히려 전 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음은 '그알'에서 공개한 지인들의 진술, 그리고 장 씨의 수상한 행동들입니다.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어쨌든 (미진) 언니가 연관돼 있다고 생각한다"
"장 씨로 인해 부부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경찰)
장 씨는 결혼 2달 전 노르웨이에서 장 씨에게 전화해 "결혼하지말라, 식장을 뒤집어 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합니다. 지인들도 그런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성희 씨는 두려움에 떨었죠.
"난 민근이(남편) 때문에 자식잃고 남편 잃고 다 잃었는데, 나는 절대 그 꼴 못본다"고 했다는데요. 20대 초반에 첫 결혼했다 이혼하고, 두 번째 결혼으로 아이를 낳은 장 씨. 그 아이가 사망하자, 장 씨는 이를 전 씨 탓으로 돌렸다고 합니다.
장 씨의 협박을 견디다 못한 최 씨는 결국 전화번호까지 바꿨다고 합니다. 최 씨 부모님도 이런 내용을 알고 있었는데요.
남편 전 씨도 장 씨를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급기야 전 씨는 결혼 전 경호 일을 하는 후배에게까지 연락을 했습니다.
그로 인해 보디가드까지 세우고 진행한 결혼식. 다행히 당일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6개월 뒤, 부부는 사라졌습니다.
장 씨가 재판 및 한국 경찰에 일관되게 주장한 것이 있습니다. 장 씨는 전민근 씨와 친구 사이에 불과했으며, 연인 사이가 아니었다는데요.
그러자 친구들이 나섰습니다. 장 씨와 전 씨의 다정해 보이는 사진들을 보여줬죠. "사귄 게 맞냐는 질문 자체가 어이없다"는 반응.
그러나 장 씨는 대학교 이후 어쩐 일인지 다른 남자와 결혼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결혼생활은 파국을 맞았고, 장 씨는 그 원인으로 전 씨를 지목했습니다.
그런데 지인들은 "미진이가 먼저 연락한 거다. 자기는 결혼이 잘못됐다 생각하고 다시 민근이를 만나려고 한다고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그알' 측은 장 씨 전 남편의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장 씨와 전 씨가 바람을 피웠다는 것. 이어 전 남편은 두 사람의 통화습관을 공개했는데요.
아무 말 없이 3~4시간 전화기만 들고 있어도 통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장 씨는 이혼 전인데도 불구, 친구들 앞에서 전 씨와의 사이를 공공연히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전 씨가 제대한 후 두 사람은 다시 멀어졌습니다. 장 씨는 2008년 지금 남편과 교제를 시작했고, 결혼 후 2014년 노르웨이로 떠납니다.
그리고 전 씨는 2015년 아내 최 씨와 결혼한 겁니다. 하지만 전 씨 부모님에 따르면, 장 씨는 결혼 후에도 계속 전 씨에게 전화했다고 합니다.
한 지인은 "좀 이상했다. 전 씨가 서울에서 밴드를 했는데, 그걸 하지 말라고 했다. 좋아하는 거 하지 말고 부산 내려가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전 씨는 부산에 내려와 요리를 배운 후 음식점을 차립니다. 한 지인은 "그걸 하라고 한 사람도 미진(가명)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장 씨는 왜 다른 남자와 결혼했음에도 끊임없이 전 씨를 괴롭혔을까요. 그리고 전 씨는 왜 이걸 계속 받아줬을까요.
한 지인은 "미진이가 그렇게 된 데엔 자기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고 했습니다.
전 씨 어머니는 "미진이 집에서 민근이를 많이 반대했었다. 그 때 지켜줬어야 하는데 그럴 용기까진 없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당시 전 씨는 1년 가까이 잠적하며 장 씨에 대한 마음을 지워나갔던 것입니다.
한 지인은 "미진(가명) 언니는 민근 오빠가 행복한 것을 원치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미진 씨는 경찰 답변서에서 "오히려 전민근 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민근 씨 지인은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진짜 무슨 일을 했길래 이렇게 하는지 무섭다"고 했습니다.
프로파일러 역시 "부부가 실종이 됐는데 왜 이렇게까지 나쁜 얘기를 할까. 그건 본인이 직접 개입이 돼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