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오명주기자] 22.4%.
‘뉴이스트’ JR의 신곡 ‘아임 인 트러블’ 파트 지분이다. JR은 래퍼다. 그럼에도, 메인보컬 백호와 파트 분배가 비슷하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 3분 4초 동안 5명의 멤버들이 조화를 이룬다.
팬들도 놀란 결과물은, 백호의 손에서 나왔다. 그는 미니 8집 ‘더 녹턴’ 5곡을 작사·작곡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메인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분배만 신경 쓴 게 아니다. 장르 개척은 아이돌 작곡가 중 수준급 실력을 자랑한다. 흔한 자기 복제 없이,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뉴이스트가 ‘더 녹턴’으로 성공적인 컴백을 알렸다. 감정이 조금 더 솔직해지는 ‘밤’의 여러 가지 모습을 담았다. 뉴이스트, 그리고 백호가 그린 밤은 어떨까.
"원래 '녹턴'은 차분한 감성의 야상곡을 뜻합니다. 뉴이스트의 밤은 어떨까. 그 여러 가지 시선을 담아 다채롭게 표현해봤어요. 리스너에 따라 자유롭게 해석이 가능합니다." (백호)
우선 세계관에서 벗어났다. 백호는 '밤'이라는 큰 틀을 잡고 첫 작업을 시작했다. 그 노래가, '아임 인 트러블'이다. 멤버들과 밤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최대한 여러 가지 시각으로 밤을 해석하고 싶었습니다. 밤이 누군가에게 하루의 마무리가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시작이 될 수 있는 시간이거든요."
‘아임 인 트러블’은 백호와 범주가 공동 프로듀싱했다. 장르는 알앤비 팝. 강렬한 이끌림으로 서로에게 빠지는 순간을 표현했다. 모던하고, 직설적이고, 도발적이다.
"타이틀곡을 염두하고 작업한 노래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녹음까지 끝낸 곡도 있었고요. 느낌이 올 때까지 곡을 만들었어요. 여러 가지 시도 끝에 '아임 인 트러블'이 탄생했죠."
대중적 장르에 새로운 시도가 엿보인다. 특히 '뮤트 베이스 기타' 주법이 인상적이다. 2개의 베이스를 레이어링 해서 하나의 사운드로 만들었다. 조금 더 입체적으로 사운드를 보완했다.
"화려한 사운드를 위해 여러 악기를 써봤어요. 그랬더니 곡이 가진 그루브를 방해하더라고요. 미니멀하게 악기를 들어내 봤습니다. 곡 앞에서 시작하는 기타 리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죠."
범주는 코러스 파트에 공을 들였다. 서브 베이스를 저음의 곡예처럼 만들기 위해 글라이드(매끄럽게 다음 음으로 넘어가는) 편집 방식을 이용했다. 음의 높이(Pitch)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디테일을 만들었다.
백호의 가장 큰 무기는 멤버들이 가진 보이스다. '아임 인 트러블' 녹음을 위해 멤버별 음역대, 발음, 캐릭터적인 부분까지 신경썼다. 가장 어울리는 파트를 주기 위해 고민했다.
"저는 작업할 때 멤버들의 보컬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각자 가지고 있는 매력을 어떻게 최대치로 끌어 올릴까 고민하죠. 완전체로 녹음이 끝나야 '이게 뉴이스트 스타일이구나'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멤버들의 노력도 대단했다. 래퍼 JR의 변화가 인상적이다. 말하는 듯한 창법이 매력적이다. 실제 ‘너의 친구들이 내가 누구냐고 물어봤으면 해’라는 파트는 JR을 떠올리며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종현이가 노래하는 목소리를 좋아합니다.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수록곡 '꼭'에서도 가장 소화를 잘했어요.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할 줄 알아요."
파트 분배는 타 아이돌 팬덤도 부러워할 정도다. 민현(27.1%), 아론(26.5%), 렌(25.3%), 백호(24.5%), JR(22.4%). 하지만 알고 보면 의도치 않게 나타난 결과물이다.
"파트 분배는 정말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습니다. 멤버들의 개성을 잘 알고 곡을 쓰기 때문이죠. 제가 뉴이스트 노래를 쓰는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노래를 만들 때부터 멤버가 생각나는 곡도 있어요."
그러면서 정작 본인 파트는 기존 곡에 비해 다운됐다. 주특기 고음도 넣지 않았다. 곡의 흐름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자신보다 멤버들의 보컬이 더 돋보이길 원했다.
"멤버들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면 자랑스러워요. 타이틀곡 녹음할 때 뭔가 딱 들어 맞으면, 이번 앨범도 잘되겠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아임 인 트러블'이 그랬습니다."
백호에게 밤은 열정이다. 매일 밤 작업실에서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그 노력으로 작사, 작곡, 편곡이 가능한 메인 프로듀서로 성장했다. 그의 다음 밤이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출처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엠넷>